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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는 엄마니까... 엄마니까 당연히 그래야지...
당연한거 아냐? 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았던 적이 있었다.
엄마니까 당연히 밥을 해야하고 엄마니까 당연히 내게 옷을 사줘야하고
엄마니까 당연히 내가 아프면 돌봐줘야하고 엄마니까 당연히 엄마껀 포기하고
자식위주로 살아야하는게 당연하다고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빠가 돌아가신뒤 엄마가 도망가버릴까봐 무서워하면서 산적도 있었다.
그리고 행여나 젊은 나이에 혼자된 엄마가 5남매와 함께 재혼이라도 덜컥 할까봐
노심초사한적도 있었다... 당연히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도록 고생을 해도
그건 아빠 일찍 돌아가신 엄마의 몫의 인생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쩔수 없다고
우리가 받아들이고 살듯이 엄마 역시 엄마 인생을 포기하고 이젠 돈벌이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리고 삶의 여유는 누릴 생각도 하지 않는게... 당연하다고...
하지만.. 내가 결혼을 하고 나니... 나의 생각이 바뀌더라..
내가 내 아이를 낳고 나니 나의 생각이 바뀌더라..
엄마는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였고.. 당연히 여자로써 누리고 싶은 것들을 누릴 권리가 있었는데
나는 엄마라는 이름속에 당신을 가둬놓고 철저하게 무시했던 것 같다..
여자임을 인정하지 않은 우리 엄마의 삶은 평생 살면서 영화 2번 정도.. 그것도 처녀때 읍내서 친구들과 한번
아빠와 결혼하고 한번 .. 그게 인생 전체에서 전부란 이야기를 들었을때
정말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우리네 엄마의 평범한 삶은 그러했던 것이다..
그 이후 나는 엄마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돈 버는 것도 좋지만.. 죽으면 소용없다고
아까워하지 말고.. 엄마도 엄마 화장품도 좀 사고 엄마 옷도 좀 사고... 영화도 같이 보러가자고 ..
자식들이 무언가 사주면 그냥 기꺼이 그것을 즐거워하며.. 만끽하라고 ...
이게 돈이 얼만데..이런거 사왔느냐.. 나는 이런거 필요없다..이런 말하지 말고... 그냥 즐기라고
그렇게 몇년을 엄마한테 끊임없이 말하고.. 또 무엇이든 자식들과 함께 할 기회를 마니 만들었었다.
불현듯 아빠가 그랬듯 엄마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버린다면..
남겨질 우리보다.. 떠나는 엄마의 삶이 너무나 불쌍하고 가련했기에..
나는 그걸 생각하며 엄마의 영전사진앞에서 눈물짓고 싶지 않았다...
이 도서는 신현림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내가 결혼하면서 느겼던 것을
저자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뒤에 느낀것도 많나보다...
그렇지만... 엄마와 함께 하는 삶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을 자신의 글을 통해서
일깨워준다... 엄마도 여자임을... 그러기에 그 엄마가 살아계실때 우리가 엄마에게 엄마라는 타이틀을
잠시 떼어드리고 여자로써의 삶을 즐길수 있도록... 해주자고.. 잔잔히 말하고 있다.
영웅들이 그들의 인생을 전기로 남긴다. 나의 엄마는 내 영웅이시다.
이 세상 모든 엄마가 그러하리라. 엄마는 위대하다. 그러니 당신도 엄마의 인생을 잊지마라 - 76 페이지
곁에서 얘기를 들어주는 것,바라보고 미소 짓고 힘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최고의 사랑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 58 페이지
엄마에게도 꿈이 있었을 텐데 ...
엄마 꿈은 뭐냐고 한 번 여쭤 보지도 못했으니, 딸로써 불효막심이라 부끄럽기만 하다. - 102 페이지
효도란 별게 아니다.그저 잘 사는 모습,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님은 자식에게 돈이나 선물을 받는 걸 효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여주는 것, 조금이라도 걱정을 덜어주고 마음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자식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법이다. - 172 페이지
읽다보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공감대 형성이 마니 되는 이 책은
당신이 딸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잠시 잊고 있었던 엄마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