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아이들 (양장) - 히로세 다카시 반핵평화소설, 개역개정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986년 우크라이나에서 있었던 그 사건..

체르노빌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건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1986년의 일이란 것도.. 체르노빌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내내 울면서... 흐느끼면서.. 때론 극한 공포로 치닫는 숨막혀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잘잘하게 적혀져 있는 글자가 처음에는 답답하게 느껴져서 이 책 참 안 넘어가겠다 하는

생각을 가졌으나.... 곧 그런 느낌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책속으로.. 이젠 역사가 되어버린 그 현장속으로

나도 모르게 쏘옥 빠져든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그날의 사건속으로...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진... 전혀 허구 일수 없는...이야기들..

아.. 미치겠다.. 책을 읽는 내내 내 입가에 돌았던 말이다..

내 살이 녹아들고... 내 입술이 빨갛게 변해가고...내 눈이 보이지 않고..

 내 가슴에 젖을 빠는 내 아이가 죽어나가는 것을 내 눈으로 보는 것 마냥..

그 처참함과 암담함을 어찌 말로..글로 표현할수있을까...

내 아이의 아빠가 발전소 책임자인 안드레이 세로프인것 같고..

죽어버린 그의 딸아이 이네사가 내 딸아이같고... 결국 실명되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다 죽게되는 이반이

내 아들마냥... 나는 마치 그 현장에 있었던 안드레이의 아내 타냐가 되어버린다...

이 책을 왜 읽고 있냐고...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는 나를 보면서..

또 얼마나 마니... 공포스러워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해댈려고 그런 책을 읽냐고 주변에서는 또 볼멘소리를 한다.

그러게... 늘 아직도 내게 닥치지 않은 일들에 대해 앞서나가 생각하고 불안과 공포에 떨며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일이 잦은 나를 보는 지인들의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도 알아야한다... 그 체르노빌의 대재앙이 결코... 끝난게 아님을... 누가 과연 끝난것마냥

단정 짓는단 말인가... 아... 가슴이 답답하다.. 숨이 막혀 죽을것 같다..

결국 어쩜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놓은 함정에 우리가 죄다 빠져서 지구의 종말을 맞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필요에 의한 것이였을까?

원자력.. 핵... 과연....정녕....기필코... 필요한 것이였을까?

그런 대 재앙을 은폐하고 묵인하고 숨겼던 구 소련의 당국의 태도.. 나 역시 경악하겠다..

하지만.. 과연 그 나를 비난할 만큼 우리도 당당한것일까?

지금도 우리나라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원전을 열심히 돌리고 있다..

부실은 숨기고 은폐하기 바쁘면서 뭐든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거나 부각이 될만한것은 알리기 바쁜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가 아닐까..

책을 읽다보니.. 내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정말 전 세계의 원전이란 원전은 죄다 내 손으로

없어버리고 싶다.. 그럴수만 있다면 정말 그렇게 해버리고 싶다..

조심하면 된다고.. 충분히 안전하게 사용만 한다면 우리에게 득이 되는 녀석이라고 말하고 싶겠지..

하지만... 체르노빌의..그들도...후쿠시마..원전사태를 겪고 있는 그들도..

그리고 함께 지켜보고 겪고 있는 세계 모든 이들이 조망간... 그 원전앞에 무너질 우리를

보게 될것만 같아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일본의 지진으로 인해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을때..

남들은 곧 괜찮아질것 처럼.. 우리나라에는 별 피해가 없을것처럼 담담했지만..

나는 그 이후 행여 바람이라도 불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닐까.. 얼마나 마니 염려했는지 모른다.

체르노빌의 사태역시.. 괜찮다고 그렇게 말들을 했지만.. 결국 그 이후 프랑스까지 바람이 불어서

그 영향이 미쳤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속단은 결국 대재앙을 몰기 마련인데

왜 그렇게 빨리 단정지어버리는지 모르겠다.

결국은 내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인데 좀 조심해서 나쁠건 없는데... 너무나 무사안일하게 대처하는

우리나라 정부에게 화가날때가 많은데 이 책속 구 소련 정부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감히 누가 장담하고.. 누가 괜찮다고 말할수 있단 말인가?

누가... 누가... 누가...

과연 괜찮다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그 대재앙앞에 누가 무사할수 있단 말인가..

감히...감히...감히...

어떤 인간이 세끼 밥 먹는 고급스런 입으로 함부로 지껄일수 있단 말인가...

괜찮다고... 별일 없을거라고.. 안심하라고...

차라리 입이나 닥치고 있지... ㅠㅠ

 

나를 화나고 분개하게 만드는 이 책은 차라리 읽지 말았어야 했다.

차라리 모르고 있어야했다... 차라리.. 차라리.. 그랬으면 더 나았으려나..

너무나 나약한.. 아무 것도 해낼수 없는 아이들의 부모로써 .. 엄마로써.. 아무것도 어떻게

손을 쓸수 없었던 타냐처럼... 나도 속수무책일수 밖에 없을것을 당연히 알기에 ... 나는 그들과 함께

흐느끼고.. 그들과 함께 공포에 떨고 그들과 함께 절규하며... 책을 덮는다..

 

더 이상의 원폭으로 인한 피해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더 이상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그 어떤 인재가 발생하지 않기를 소망하며...

사건의 진상을 아직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전세계 국민들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아마 누구나 다 나와같은 한결같은 맘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인들은 선듯 이 책에 손을 대지 않으려 한다.. 차라리 알고 싶지 않은 진실도 있기에..

그 정도로... 처참하고... 암담한 이 체르노빌의 이야기는... 차라리 내 이야기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싶어

그냥 덮어버리기에는 너무나 끔찍하고 엄청나기에... 감히 용기내서 모든이가 읽고

그 사태에 대한 절박함과 현실에 대해서 모두가 눈을 뜨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 내 앞에서 재잘 재잘 떠들고 웃고 숨쉴수 있는 아이들이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는 날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많은 생각들이 뒤죽박죽 나를 힘겹게 하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결국 우린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앞에서 무너질것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는데 ...

지금도 늦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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