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 세발이가 있었지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3
야마모토 켄조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길지연 옮김 / 봄봄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가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그 시절을 추억하며 다시 되돌아 가고 싶어하기도 하고

또 그 시절을 생각하며 앞으로 한발 더 딛고 설수 있는 희망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유년시절을 가진 이가 있는 가 하면

그 시절로만 다시 돌아갈수만 있다면 하고 늘 추억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의 유년시절은 어떠했을까..

성인동화처럼 느껴지는 이 책을 그려낸 이세 히데코님에게

나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림을 그려달라 부탁 한다면 어찌보면 그 길에 세발이가 있었지.. 이 책의 그림보다

더 짙은 잿빛내음새가 물씬 풍기는 수채화가 완성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치 나의 어린시절의 빛깔과 마니 닮아있는 세발이와 소년과의 이야기..

하지만.. 또 사람들에게는 지난 추억들을 묘하게 아름답게 완성시키는 능력이 있다.

어렵고 힘들고 돌이키기 싫더라도 현재가 나름 희망적이고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면

내 어린시절마저도 그 시절 절망속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 조차 가지기 힘들었을 지언정

늘 그 속에의 인물 상황들을 묘하게 그럴싸하게 아름답게 만들어내어 추억하는 나를

발견할때마다 느끼는 생각이 그러하다.

 

소년은 성장해서 그 시절 그 길의 세발이와 함께 뛰었던 것을 추억하며

오늘도 희망을 키워나가고 살고 있을것이다.

소년이 생각하는 유년시절은 때로는 잿빛으로 때로는 파란색으로 묘사된다.

 




 

그 우울하고 엄마를 잃고.. 숙모댁에서 관심밖으로 밀려나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암울한 잿빛으로 표현되었다면 세발이와 함께 뛰고 교감하면서 하나씩

변해가는 자신의 마음은 푸른빛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니였을까 싶다.

 

 
 

엄마를 잃은 소년과 이유는 알수 없지만 세 다리로만 거리를 떠돌며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를 원하며 꼬리를 흔드는 세발이와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서 나는 무엇을 느꼈을까...

가슴...짠해짐... 먹먹함... 짧은 희망... 내 유년시절을 추억하고..

그럼 그 세발이는 이제 소년의 마음속에서만 평생 함께 하겠구나..

....

강아지의 수명으로 보았을때 어찌보면 더 이상 이세상에 함께 하고 있지도

않을지도 모르는 세발이이긴 하지만... 소년의 가슴속에선 평생 자신과 함께

숨이 가쁘도록 뛰었던.... 그 세발이를 추억하며...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혹은 힘들과 암울했을 지언정... 늘 아름답게 포장해서 그 과거를 추억삼아

살아가고 있는 나처럼 ... 소년도 그렇게 하루 하루.. 희망을 담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소년의 그 길에 .. 세발이가 함께 하고 있다면..

나의 그 길에는 과연 누가 함께 하고 있었을까.....

 

글 속에서..그림 속에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은

어찌보면 권장나이 1-2학년 보다는 어른을 위한 성인동화라고 이름부쳐져야 맞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어떤 것인지

어른들 마저도 분명하게 짚어내기가 힘들다면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까..

그것마저도 내가 참견하고 판단해서 제공할 문제는 아니지만..

아이는 시종일관 .. 그래서 어떻게 되었대.. 그래서? 그래서? 를 ...

연발하는 걸 보니... 조금 더 사고력이 큰 뒤에 접하게 되면 더 많은 걸

책을 통해서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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