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 아이들 책으로 만나다 - 스물여덟 명의 아이들과 함께 쓴 희망교육에세이
고정원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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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첫대면은 썩 ~~ 산뜻하지는 않았다.

책 표지가 완전 고급스러운 것도 아니고 이 책은 왠지 나를 보며 살짝 우울한 모습을 짓고 있었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본다...

작년에 녹내장 의심 진단을 받고 난뒤로는 이상하게 아이들 도서에만 눈이 갔는데

그 이유를 몰랐는데 알고 보니 내 눈이 잘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 책 활자는 내가 보기에 썩 유쾌할만큼의 크기가 아니다.

글자 좀 크게 적어주지... 종이 재질 좀 좋은 걸로 해주지...

매끈하고 고급스러웠으면 더 좋았을 것을... 나는 책을 한장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나만의 주간적인 잣대로... 이 책의 외모만 보고 평가를 하며 투덜투덜 불만을 늘어놓았다.

나와 이 책의 첫 느낌은

별점 다섯개 중... ★★★☆☆

 

그렇게 해서... 읽지 않고 한쪽에 두었던 책을 어제서야... 손에 든다.

아이들이 잠이 들고서... 뻐근한 어깨와... 피곤해 졸린 눈을 해가지고선...

나의 선입견으로 내 팽겨쳐졌던 책...



 

이 책을 펼쳐들자.. 이미 뻐근했던 내 어깨는

나의 작은 핑계에 불과 했고

줄린 눈은 시간이 갈수록... 초롱초롱해진다.

교실밖 28명의 아이들 이야기...

혹시 이 아이들도 내가 이 책을 첫느낌만으로 평가해버리고 한쪽으로 내팽겨뒀던것처럼

우리 어른들의 시선과 잣대에서 잠시 비켜나갔다고 외면당하고 철저히 혼자가 되어야 했던 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래도 현명하고 나보다 못하거나 소외된 아이들에게 관대하다고...

그리고 그런 아이들 말에 귀 기울일줄 안다고...

다른 어른들과는 다르다 생각했었는데... 어제 들여다본 나는... 지금 대한민국 땅에 살고 있는 그 어떤 어른과 다르지 않았다.

조금만 이상하면... 조금만 다르면....조금만 불편하면...

꺼리고... 외면하고...내 선밖으로 밀어버리는 그냥... 그런 어른이였던 거다..

책속에 아이들과 만나면서 ... 그리고 고정원 작가님을 만나면서.. 나는 참 많은 걸 반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또한 섣불리 내가 변할수 없고... 그들을 이 책 한권 읽고서 아는 척 감싸안는 척 할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나는 이미... 너무 나만의 색깔의 옷을 입어버려서..

벌써 속물이 되어버려서...

하지만... 조금이라도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된것 같다.

몰랐으면 모를까...이렇게 알고 서야.. 감히 섣불리 교실밖 아이들에 대해서

나쁜 말로 .. 나만의 짐작으로 툭툭 내 뱉는 책임없는 말들은 하지 않으리라..

마치 내가 다 알고 있는 양.. 그런 아이들은 뻔하지뭐..

배워서 뭐해...가르쳐서 뭐해.... 사고 한번 치면... 뒤돌아보지도 않고 매몰차게 외면해버리지는 않을 것 같다.



 

책속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참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의 그런 이야기들을 누가 과연 들어줬을까?

그 아이들은 혹시나 들어주기라도 했다면 좀 더 따뜻한 맘으로 세상을 살아갈수 있는 힘을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저자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 아닌가 심다...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진정성으로

다가갈줄 아는 ...사람..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줄 아는 사람..

그리고 그들과 신뢰가 쌓인 어느 무렵 즈음... 책으로 소통하려 노력할줄 아는 사람이였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아이들과 소통함에 있어서 적절한 책을 찾으려 노력하고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따뜻하고 ... 눈물겹다.

안치환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갑자기 이 분을 보니 생각난다.

 

지금 이시대의 책이란.... 어떤 위치에 자리잡고 있을까...

그냥 읽고 느끼고...마음에 안정을 얻으면 되는 책이... 학습의 연장선에 놓이면서

과도한 학습위주로 전락하고 있는 건 아닌지 ..

그래서 무리한 부모의 독후활동이나 연계학습으로 인해서

아이들에게 책이란 존재가 영어나 수학이란 과목에서 느끼기는 스트레스 만큼이나

공부라고 다가 서는 건 아닌지..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그렇게 됨으로 논술이다..뭐다해서... 어쩜 누구나 누릴수 있고... 누구나 읽고

책을 통해 행복해질수 있는 그 권리를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고리들로 인해서

책 마저도 계층이 생기는 건 아닌지... 안타까운 맘이 잠시 든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아이들과 자연스런 소통을 하는 분이 계시는데 반면

어쩜 나는 책이란 고리를 통해서 우리아이를 더 속박하고 더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몹쓸엄마가 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 아이들의 사연들에

안타까워하는데 나는 오히려

엉뚱한 생각을 하는지 참..

이래서 사람은 제각기라고 하나보다..

 

끝으로 지금도 어디선가 아이들과 책을 통해 소통하려 노력하는 고정원님에게 소리없는 응원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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