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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좋아 - 바랭이 아줌마와 민들레의 들풀관찰일기 ㅣ 개똥이네 책방 8
안경자 글.그림 / 보리 / 2010년 8월
평점 :
풀이 좋아
이 책이 나오자 말자.. 어찌나 눈이 번쩍 하고 커지는지..
그래.... 이 책이야... 싶었다.
우리아파트엔 1시간 코스로 오를수 있는 작은 뒷산이 있다.
계절마다...산에 피는 들꽃들은 어찌나 소박하고 이쁜지...우리의 마음까지 환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그런데 요런 이쁜 꽃들을 마주하는 소윤이가 엄마 이 꽃 이름뭐야 하고 물으면..
국화인지 쑥인지도 구별못했던 내가 들꽃들의 생김새를 아무리 인터넷을 통해서 익히고 산에 올라가도
구별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고... 내눈에는 그 꽃이 그 꽃 같아보였다.
그래서 나는 늘 그렇게 말했다..
"이름 모를 꽃이야" 하고 말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가 없다...
늦여름, 초가을에 우리 아파트 뒷산에서 찍은 풀꽃들과 억새(? 갈대인가?) 사진이다.
사진으로 담아놓고 나중에 꼭 이름을 찾아주마 하고 호언장담을 했었드랬다.
이 책과 마주하고 있는 지금은 이 꽃들은 다 져버리고 없지만..
와~~계절마다 만날수 있는 풀들이 있으니 다행이다.
가을에 만날수 있는 풀들을 찾아보니... 우리 뒷산에 있는 녀석들이 또 있는거다..
너무 좋네... 그때 한철 보고 손에 놓는 책이 아니라..
이 책은 한권 들고서 아이와 산에 같이 오르면서 책속에 나오는
큰개불알풀,봄맞이꽃,괭이밥,개망초,바랭이풀,며느리배꼽,도꼬마리등등 들풀들을 찾아보는
재미....그리고 그 친구들과 닮았지만 또 다른 들풀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너무 쏠쏠할 것 같다.
책속에는 들꽃을 사랑하는 바랭이아줌마와 그의 딸 민들레가 들려주는 사계절 들꽃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민들레의 관찰일기를 시작으로 해서 바랭이아줌마가 직접 그린 세밀화가 아주 인상적이다.
꽃잎 하나 하나... 뿌리 한가닥 한가닥 까지 어찌나 세세하게 잘 그려졌는지
진짜루 이 책 한권들고서 뒷산에 올라가면 계절따라 같은 풀꽃...닮은 풀꽃 찾는 재미가 쏠쏠 할것 같다.
그리고 소윤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각 풀꽃들을 따라그릴수 있는 부분과 풀꽃들을 활용해서
만들기를 해볼수 있는 팁들도 실려 있어서 더욱 유익하다.
당장 억새를 잘라와서 저 억새부엉이를 만들어 보고싶다고 아우성인 소윤이를 잠시 달래본다..
유치원 다녀오면 억새풀 꺾으로 산에 올라가야겠다.
여름 내내 소윤이가 개망초로 만든 풀꽃반지를 해달라고 어찌나 졸라대던지
산에 가다가.. 아님.. 할아버지댁에 가다가 만나는 개망초 꽃으로 꽃반지도 만들어주고
팔찌도 만들어주고 했던터라서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던 개망초는 무척이나 반가워했다.
그리고 얼마전 산속 놀이터에서 공을 차다가 같이 올라갔던 경빈이가 공주으러 갔다가
다리에 하나가득 가시가 박혔다면서 ... 으악...하며 올라왔는데
그녀석을 아이들이 도꼬마리라고 불렀는데... 이 책속에서 보니.. 그 친구는 도꼬마리와 닮았지만..
좀 다른 ... 바로 미국가막사리 열매 였던 걸 알수가 있었다...
(우리집 뒷산의 미국가막사리를 찍어보았다)
이렇게 바로 우리가 뒷산에서 풀들과 함께 있었던 이야기들중에서 속시원하게 답을 얻어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답을 책속에서 찾아나갈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가지니 더욱 신기하고... 재미를 더해간다.
아이의 눈도 번쩍 뜨이고.. 와 신기하다... 하고 말하는데
도시 생활만 했던 엄마는 오죽하겠는가... 나 역시 그게.. 그거라고 생각했는데
닮은듯...비슷한듯 하지만 다른 풀 들을 보면서...
글을 쓰신 바랭이 아줌마의 특별한 관찰력과 그것을 다시 세밀화로 그려내는 놀라운 손재주가
마냥 부럽고... 나도 저렇게 아이에게 그려주는 멋진 엄마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줍잖은 솜씨지만 바랭이 아줌마가 가르쳐준 팁으로 아이와 함께 풀꽃들을 한번 그려봐야겠다.. ^^
최근에 만나본 책중에서 내 마음에 가장 들고 책값 역시 전혀 아깝지 않은 정말 알짜베기 책인 것 같다.
출간 당시부터 내 가슴을 설레이게 하더니..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그 느낌 그대로여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부엉부엉 억새 부엉이 만들기
풀이 좋아 책을 읽고 난뒤
소희랑 부엉 부엉 억새 부엉이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원래 소윤이랑 만들어보기로 했는데 소희가 책을 보더니..이거 만들어 달라고 하두 졸라대서
소윤이가 올때까지 기다리질 못하고.. 결국 우린 뒷산으로 올라서 억새를 꺾어왔다.
재료 - 억새풀 . 빵끈 (고무줄은 하기 좀 힘들다) , 색종이,이쑤시게, 눈 , 양면테이프
소희가 직접 산에 올라가서 엄마랑 꺾어온 억새...
일단 크기를 적당히 맞추어서 길이를 잘라준다.
그리고 반정도만 빵끈으로 묶어준다.
그리고 이렇게 펴진 이삭을 둥글게 말아서 묶어서 부엉이 머리를 먼저 만들어준다.
그리고 머리를 만든 부분의 10~13센치 아래부분줄기에
다시 억새 줄기를 적당히 돌려 묶는다.
위에서 보면 요 모양이 나온다.
그런후 아까 머리만들때처럼 이삭을 동그랗게 내려서 묶어준다.
머리부분보다는 좀 길에 묶으면 부엉이의 몸채가 만들어진다.
그런 뒤에 부엉이의 눈도 적당히 부쳐준다.
나는 양면테이프로 부엉이 눈을 부쳤더니..이삭때문에 고정이 좀 안되네...
그래서 귀는 테이프를 이용하지 않고..이렇게 색종이를 오려서 이쑤시게로 고정했다. (앞면과 뒷면)
그럼 요렇게 푸욱...꽂아주면 되니까.... 고정하기가 아주 손쉽다.
부엉 부엉 억새 부엉이 완성....
소희가 만들어진 부엉이가 너무 신기한지... 어줍잖은 웃음을 감출줄을 모른다.... ㅋ
요녀석은 우리집 베란다 화초들의 파수꾼으로 오늘 임명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