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리 - S코믹스 S코믹스
코히나타 마루코 지음, 박연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품절



나 개인적으로는 매우..까진 아니고 그럭저럭 만족하는 수준.


<맺음말>

어릴 적부터 가족의 형태가 툭하면 자꾸 바뀌었습니다.

태어났을 때는 4명이다가 5명이 되고, 3명, 3명과 1마리, 4명, 2명,

그리고 또다시 3명, 3명과 1마리,

어른이 된 뒤로 혼자를 거쳐 그리고 지금은 2명입니다.


집도, 마당이 딸린 넓은 단독 주택에서 평범한 맨션,

지은 지 50년도 넘은 낡은 맨션과 13평짜리 목조 아파트까지,

여러 집에 살았습니다.

한때 집이 없어서 친구네 집에 묵기도 하고

싸구려 숙소를 옮겨 다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가족의 형태나 사는 집이 바뀔 때마다 가족은 무엇인가,

내가 있을 곳은 어디인가,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명확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때그때 가장 좋은, 또는 더 나은 형태가 있음을.

그리고 어렸을 적에는 어떻게 할 수도 없었음을 깨닫고

어른이 된 지금은 앞으로 또 잃어버리고 망가지고 모양이 바뀌더라도,

때로는 누군가의 힘을 빌려서 또다시 처음부터 몇 번이라도 다시 일어서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 무척 큽니다.

집 안만이 반드시 마음을 둘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들 자기 집에 스스로 불을 켜고 있구나...라며

한밤에 주택가를 걷다가 혼자 문득 마음을 달랩니다.


그런 생각을 간직해 두고 싶어서. 또 진로로 고민하는 모교의 후배들에게,

그리고 2018년에 돌아가신 사랑하는 할아버지께 사랑을 담아.


위 내용은 책의 맺음말을 옮긴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답을 찾는 것은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답을 찾기 위한 여정과 떠밀리듯 시간을 보내며 정처 없이 사는 것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의미를 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혹 어떤 사람은 저 맺음말을 읽고 별 다른 감흥이 없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당연한 거 아닌가? 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겠지만

저 내용을 본인이 체득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본다.

머리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서 쉽게 이해되지만,

그것을 몸으로 깨닫고 마음에 새기는 것은 자신의 틀을 깨야 가능하니까.


'이런 사람이 있구나.' 정도를 느낀 책.


아쉬운 점은...

표지 일러스트가 책 내용 전달과 구매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모자라는 느낌...

난 이걸 사기 전, 겉 표지에 나온 모든 글자를 다 읽고도

반신반의....도박하는 심정으로 샀다.

표지가 심심해서 내용도 재미 없을 것 같으니까??

아니.

있는 척하는 그저 그런 책일까봐서다.

뭔가 감성적인 척

뭔가 지적인 척

뭔가 교양있는 척

뭔가 최신 트렌드인 척

'척'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지

'척'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 책을 진열대에서 본 순간 그런 '척'하는 책일까봐 무서웠다.

근데 다행이 그런 책이 아니다.


그리고...

'<아카리> 초판 한정 응모 쿠폰'이 뭔지 모르겠다는 거다.

이런 것에 응모하는 것도, 사은품(?)에도 전혀 관심 없지만,

책 안쪽 부분의 띠지에 저 쿠폰이 숨겨져 있고

별 다른 말이 일절 없다.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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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유튜브 채널에 오늘 새로 업로드 된 영상을 보면서

한강 작가가 5.18 민주화 항쟁과 제주 4.3 사건에 대해 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광주 5.18 민주화 항쟁에 대해선 영화를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다루어 진 만큼 널리 알려졌으나,

그동안 제대로 주목 받지 못했던 제주 4.3 사건은

이번 노벨상 수상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한국의 현대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관련 정보를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열심히 읽는 편이다.


내 타고난 성격이 이래서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 부분은 고치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몇 년 전부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재조명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내 나름대로는 희망적인 메세지가 아닐까 싶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피해 당사자가 아닌 2세인 것 같지만 말이다.)



몇 년 전부터 각종 컨텐츠를 통해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부각되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지만,

아직도 "육지것들"이라며 야멸찬 냉대를 하는 일부 제주도민들에겐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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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무려 7년 7개월에 걸쳐 제주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목호의 난과 함께 제주도 역대 최대의 참사 중 하나이며, 여순 사건, 국민

방위군 사건, 보도연맹 학살사건, 경산 코발트광산 학살사건, 거창 양민 학살사건, 

전 산내 골령골 학살 사건 등과 더불어 대한민국 제1공화국 시기에 민간인이 억울

하게 학살되거나 희생된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이런 여러 사건 중에 제주 4·3 사건은 사망자 숫자 자체를 비교하면 제1공화국 시기에 

일어난 단일 사건으로는 6.25 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이는 당시 미군정과 그 이후의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이를 상대한 남조선로동당 세력들 모두가 민간인 학살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었기 때문이었다.


확인 사망자 10,715명

추정 사망자 60,000 ~ 80,000명

3,171명 실종

군인 180여 명, 경찰 140여 명 사망

나무위키 제주 4.3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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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많은 사람들이 4.3 사건에 대해 관심 갖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올바른 처우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아직 늦지 않았고 앞으로 해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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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엄마도 자라고 있어 -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육아, 그 지난한 시간 속에서 건져 올린 것들
김정 지음 / 두두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래서 나는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끝내 다 읽었고 나름의 의미는 남았다.

이 책을 통해 이와 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을 지켜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할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왠지 안쓰러웠다. 그리고 대견해 보이기도 했고...참 많이 애썼다 싶었다.

그리고 작가를 응원했다.


모성이라는 이름 아래 한 인간의 성장 전체를

엄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게

사회의 비겁과 무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혼란과 고통은 내 잘못이 아니며

나는 그저 이 자리에서 잘하고 있다고

이제야 겨우 인정하게 된 셈이다.

- 본문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글 쓰기라는 것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알았다.
난 모쪼록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
인생은 문제와 답을 항상 같이 준다.
먼 곳에서 찾지 말고 항상 가장 가까운 곳부터 살피길 바란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처절한 시간이었습니다.
잠든 아기를 배 위에 얹고 쿠션을 끌어다가
그 위에 노트북을 열어 글을 토해냅니다.
글이 된 토사물을 통해 희미해진 나를 부여잡고
존재를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나의 허물벗기입니다.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 글들이 세상 부모들에게,
성장통을 겪고 있을 누군가에게
가 닿고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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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나? 어떡하지, 나? 1
호소가와 텐텐 지음, 권남희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알라딘에 중고로 팔 책을 선별하면서 집어 든 책.

잠깐 몇 페이지를 읽어보니 내용이 떠올랐다.

흠...흠...

근데 이거 왠지 다른 세상 이야기 같은데??

초판 발행 2014년

10년 전에는 이런 감성이 유행했더랬지...

자신만의 꿈을 찾기 위한 자신만의 페이스.

물론 지금도 중요한 화두이긴 한데...

이 책의 주인공(작가 본인)처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빈둥빈둥 거리기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니까.


이젠 권하기 어려운 책이 되어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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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이에몬
교고쿠 나쓰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그래 이건 그냥 '망했다.'라는 게 맞다.

진짜 전개도 흥미롭고 몰입력 좋고

캐릭터도 신선해서 다 좋은데

진짜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그냥 쭈우우우욱~ 미끌어진다.

그냥 그걸로 끝이 나버린다.



역자 후기>

망설이고 망설인 끝에 몇 자 적습니다.

교고쿠 나쓰히코 씨의 작품에는 왠지 역자 후기를 쓰기가 몹시 껄끄럽네요.

이분의 작품에 대해서 이런저런 사설을 붙이기가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당장 작가 본인이 후기를 안 쓰는 마당에 역자가 뭐라고 후기를 쓰나 

싶어서, 처음에는 역자 후기를 써 달라는 편집부의 요청도 거절했습니다.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정말이지 이 후기가 책에 안 실렸으면 좋겠다는 마

음이 9할 9푼 9리입니다.

하지만 후기가 꼭 필요하다고 하시니 어쩔 수 없이 씁니다. 흑.


이 '웃는 이에몬'은 교고쿠 나쓰히코 씨의 순수한 창작이 아니라 '요쓰야 괴담'

을 각색한 작품이지만, 원작의 줄거리와는 내용이 워낙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창작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 합니다.


역자가 왜 이 작품에 대한 후기를 주저하는 지에 대해선 별도로 검색해본 적이 없어서 모른다.

역자 후기에서도 언급되 듯 이 작품의 등장 인물은 요쓰야 괴담에 나온 캐릭터....

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름만 동일하다 봐도 무방할 정도 아닐까?

작가가 인물의 성격도 바꿨으니...


읽으면서 딱! 드는 생각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의 '다크 (어둠)' 버전 같다는 것.

마음이 편해지고 좋은 결말에 대한 확신이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 작품과는 달리

이 작품은 가난하고 천하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불건전? 비도덕적? 착하지 않은?

여튼 그런 일에 대한 내용이다. (인상 찌푸리는 범죄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게 살아 온 등장 인물들이 우연한 기회로 인해 인생이 바뀌는 내용이다.)


캐릭터들의 성격도 이야기의 진행 방식도 너무 좋았으나...

앞서 말했 듯이 최종 마무리에서 그 텐션을 놓아 버린다.

잘 당겨서 갈무리하는 게 아니라 그냥 놔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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