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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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안전가옥에서 출간한 '도시, 청년, 호러'입니다.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공포소설 전문작가인 전건우 작가님을 포함해서 여섯 명의 소설가들이 뭉쳐서 집필한 호러 소설 단편집인데요, 예전에는 귀신이나 괴물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에게 유린 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 많았던 것에 반해서, 이 책에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공무원 준비생, 이제 막 입사한 사회 초년생, 용역회사를 다니는 젊은 직장인 등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 속 2030 청년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하면서 귀신보다도 더 무서운 현대사회의 그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귀신도 나오긴 나와요 ㅎㅎㅎ) 저도 청년층이라서 그런지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도시, 청년, 호러'를 집필한 6명의 호러 소설가들은 저마다 독특하면서도 누구나 인정할 만한 경력들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아래쪽>의 이시우 작가는 호러 소설 창작 그룹인 괴이학회의 창립 멤버로서 현재는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부업으로 작품들을 집필 중이고요, <복층 집>의 김동식 작가는 10년 넘게 공장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분실>의 허정 작가는 한국 공포영화인 숨바꼭질과 장산범을 연출했을 만큼 검증된 필력을 자랑하며, <Not Alone>의 전건우 작가는 호러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 소설을 출간하면서 근래에는 MBC 심야괴담회에도 출연했을 만큼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보증금 돌려받기>의 조예은 작가는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여러 출간작을 집필 중이시고 ,<화면 공포증>의 남유하 작가 또한 여러 공모전에서의 수상 경력과 함께 다양한 작품을 집필 중이라고 하네요 ^ㅁ^




'도시, 청년, 호러'의 첫 번째 이야기인 <아래쪽>의 주인공은 인력 파견 업체의 소개를 통해서 취업을 하게 되는데요, 위쪽에서 일하는 남들과 조금은 다른 공간인 도시 속 맨홀 아래에서, 남들과 조금은 다른 시간인 오후 9시부터 12시까지 하수도 관리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팀장이라는 사람과 단둘이 컴컴한 공간에서 하는 일이라고 정해진 관로를 지나가면서 붙어있는 봉인지를 떼고서 다시 붙이는 반복 작업뿐... 하지만, 늦은 시간에 맨홀 아래에서 작업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고, 단시간 업무로 제법 쏠쏠한 벌이를 주는 일이었기에 일을 계속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쉬운 일은 다 이유가 있는 법, 맨홀 아래 어둠 속에서 사람처럼 보이는 흐릿한 형상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같이 일하는 팀장은 처음에는 헛것을 봤다고 회피하지만, 결국 진실을 털어놓습니다. 주인공이 일하기 전에는 맨홀 밖에서 지휘를 하는 팀장과 맨홀 아래의 작업자까지 2명이 이 작업을 했었고, 결국 그 형상으로 인한 작업자의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인원을 하나 늘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과연 맨홀 아래에서 보이는 형상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사람이 죽었어도 비정규직이라 신경도 안 쓰고 '둘은 적고 넷은 많다'라고 여기는 현실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복층 집>에서는 사회 초년생 홍혜화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요, 집을 떠나서 직장 주변에 혼자 자취할 집을 구하러 다니던 그녀는 부동산 중개인의 소개로 외관은 허름하지만 속은 알찬 2층짜리 복층 집을 구하게 됩니다. 풀옵션에 훌륭한 채광, 여성들의 취향에 딱 맞는 테라스 공간까지 있어서 기분이 좋아진 홍혜화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신나게 놀 정도였는데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집 안의 물건이 다른 장소에 놓여 있거나 집 밖에 놓아둔 짜장면 그릇의 젓가락이 깨끗하게 되어있거나 하는 등의 일이 계속해서 발생합니다. 편안해야 할 집이 공포의 공간으로 변하게 되면서 그녀는 악몽까지 꿀 정도로 피폐해지기 시작합니다. 과연 그녀의 집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그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도시 속 혼자서 자취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현대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질 법한 일이라서 오싹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분실>에서는 6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석진이 등장합니다. 시험을 핑계로 하나뿐인 가족이었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이후 석진에게 남은 건 어머니가 남긴 5천만 원이 전부였는데요, 이 돈만큼은 죽어도 빼지 않겠다는 각오로 돈을 아끼기 위해서 고시원 건물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지저분하고 창문도 없어서 환기도 제대로 안되는 낡은 고시원이었지만 석진은 어쩔 수 없이 입주를 하게 되고, 누군가가 속삭이는 기분이 드는 듯한 벽의 얼룩을 지우고 싶어 하지만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다 핸드폰으로 해외 결제 도용이 되었다는 은행 전화가 오는데요, 늦은 저녁에 온 전화에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고 끊어버리지만 이윽고 5천만 원은 2천만 원이 되고, 석진은 소지품을 하나둘씩 분실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석진의 소유물이 계속해서 분실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대 도시 속에서 고독사로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두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 이야기가 오버랩 되어서 쓸쓸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전건우 작가의 <Not Alone>에서는 대기업 입사에 성공해서 경주에서 서울로 상경을 한 나미수가 등장합니다. 자신을 스토킹하던 사람을 죽였다고 경찰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시작한 그녀는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서 부푼 마음으로 대기업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학연으로 뭉쳐서 끼리끼리 어울리는 사내 분위기 속에서는 적응하지 못하고 외로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Not Alone이라는 앱을 소개받은 그녀는 리플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얼굴도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의 취미와 이야기를 나누는 이 가상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던 그녀는 '가이거'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과 친한 사이가 됩니다. 그런데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회식 자리에서 큰 실수를 하게 되고, 거의 없는 사람 취급을 받게 되면서 심적으로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실수로 가이거에게 현실에서 만나고 싶다는 말을 하고 맙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가이거는 그동안 친절한 태도를 고수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돌변하기 시작하고, 결국은 미수의 집까지 찾아오게 되는데... 서로간의 개인정보를 알 수 없는 앱에서 미수의 집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 것일까요? 자백과 진실이라는 2개의 part로 나뉘어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보증금 돌려받기>의 주인공 성아는 시끄러운 주변 환경 때문에 새로운 방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데요, 문제는 집주인 할아버지가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보증금 2천만 원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죠. 법으로 따지자면 돌려줘야 되는 게 맞지만, 고소를 진행하면 시간이나 비용 문제로 볼 때 세입자들이 손해를 볼 것을 알기 때문에 악의적으로 행동하는 집주인에 치를 떠는 그녀였지만 어머니의 독촉으로 보내야 하는 500만 원에 마침 구하게 된 새로운 방의 계약금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라서 집주인의 횡포에도 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새로운 방도 들어가지 못할 상황 속에서 힘들게 구했던 다음 세입자마저 계약을 취소하면서 그녀는 결국 폭발하게 되는데요, 과연 그녀는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짧지만 '도시, 청년, 호러'에서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씁쓸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습니다.


'도시, 청년, 호러'의 마지막 여섯 번째 이야기, <화면 공포증>에서는 남자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온 주인공이 등장하는데요, 상영관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옆자리에 앉은 대학생 커플 중 남자가 갑자기 상영관 화면으로 뛰어가 얼굴을 반복해서 박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 뒤에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서 해당 사건의 원인이 '화면 공포증'이 아니냐는 글을 읽게 되는데요, 화면을 보면 불쾌감이 드는 1단계에서부터 환청과 공포의 단계를 지나 화면을 향해 충돌하는 5단계에 이르기까지 증상이 진행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싹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그녀는 남의 일로 치부하고서 넘어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회사에서 신입 직원 하나가 모니터에 얼굴을 박으며 자해를 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마는데요, 화면 공포증에 전염성이 있다는 어제의 커뮤니티 글이 떠오른 그녀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고, 눈에서 느껴지는 이물감과 통증에 급히 안과에 들러보지만 의사로부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뿐입니다. 그리고, 증상은 점점 심해져 그녀는 화면이 없는 곳을 찾지만 이 빌어먹을 도시 속에는 화면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과연 그녀는 화면을 피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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