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곳에 재앙을 쏟을 것이다. 들리느냐? 재앙이 쏟아져내린다. 그들이 나를 등지고 떠나서, 그들과 그들 부모와 유다의 옛왕들이 들어 본 적도 없는 낯선 신들을 예배하면서, 이곳을 남의 나라처럼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재앙이 쏟아져 내린다. 그들이 우상 바알의 제단을 세우고, 거기에 그들의 친자식들을 산 채로 불살라 제물로 바쳤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명한 적 없는, 아니,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끔찍한 일이다!" - P339

박살내라. 그리고 말하여라. ‘만군의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사람이 질그릇을 아주 못쓰게 산산조각 내듯이, 내가 이 백성과 이 도성을 아주 박살낼 것이다. 더 이상 자리가 남지 않을 때까지, 이곳 도벳에 시체를 묻게 될 것이다. 도성 전체가 도벳처럼 되리라. 백성과왕이 이 도성을 별 신숭배 성전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 P340

14-15 그 후 예레미야는 하나님이 말씀을 전하라고 보낸 도벳에서 돌아와 하나님의 성전 뜰에 서서 백성에게 말했다. "너희를 향한 만군의 하나님의 메시지다. ‘경고한다! 내가 곧 이 도성과 주변 마을들에대해 선언했던 재앙을 내릴 것이다. 그들은 자기 길을 고집하며 돌이키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내 말을 한마디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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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백성이 또다시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했다. 그6 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칠 년 동안 미디안의 지배 아래두셨다. 미디안이 이스라엘을 압제하니, 이스라엘 백성은 미디안 때문에 산속에 은신처로 동굴과 요새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이 곡식을심어 놓으면, 미디안과 아말렉 같은 동쪽 사람들이 침략하여 이스라엘의 밭에 진을 치고는, 멀리 가사에 이르기까지 작물을 망쳐 놓았다.  - P126

 마치 메뚜기 떼가 쳐들어오듯이, 그들은 자기네 소 떼와 장막을 가지고 들어와 그 땅을 차지해 버렸다. 게다가 그들의 낙타는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그들은 진격해 들어와서 그 땅을 폐허로 만들었다. 미디안 때문에 가난해질 대로 가난해진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부르짖었다. - P126

13 기드온이 대답했다. "저와 함께 계신다고요? 하나님께서 우리와함께 계신다면 어째서 우리에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났습니까? 우리부모와 조상들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집트에서 구해 내지 않으셨느냐?"며 우리에게 말하던 그 모든 기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제 하나님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분이십니다. 우리를 이렇게미디안의 손에 넘긴 것도 그분이십니다." - P127

15 기드온이 그분께 아뢰었다. "주님, 제가 말입니까? 제가 무엇으로이스라엘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저를 보십시오. 저희 집안은 므낫세 중에서 가장 약하고, 저는 형제들 중에서도 가장 보잘것없는자입니다." - P127

기드온이 말했다. "어쩌면 좋습니까! 주하나님! 제가 하나님의 천사를 대면하여 보았습니다!"
23그러자 하나님께서 그를 안심시키셨다.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마라. 너는 죽지 않을 것이다."
24 기드온은 그곳에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그 제단을 ‘하나님의 평화‘
라고 불렀다. 아비에셀의 오브라에 있는 그 제단은 오늘까지 그렇게불린다. - P128

32그날 사람들은 기드온에게 여룹바알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가 바알의 제단을 허문 뒤에 "바알의 싸움은 바알 스스로 하게 두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 P129

27 기드온은 자기 종들 가운데서 열 명을 골라 하나님께서 명령하신대로 행했다. 그러나 가족과 이웃이 두려워 그 일을 드러내지 않고밤중에 했다. - P129

30 성읍 사람들은 요아스를 다그쳤다. "당신의 아들을 내놓으시오!
그는 죽어 마땅하오! 그가 바알의 제단을 허물고 아세라 목상을 찍어 버렸소!"
31 그러나 요아스는 자신을 떠미는 무리와 당당히 맞섰다. "당신들이바알을 위해 바알의 싸움을 하려는 거요? 당신들이 바알을 구원하겠다는 거요? 누구든지 바알 편에 서는 사람은 내일 아침까지 죽고말 것이오. 바알이 정말 신이라면, 그가 스스로 싸우고 자기 제단도스스로 지키게 두시오."
- P129

36-37 기드온이 하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를 사용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것이라면, 보십시오. 제가 양털한 뭉치를 타작마당에 놓아두겠습니다. 이슬이 양털에만 내리고 마당은 말라 있으면,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를 사용하여 이스라엘을구원하실 줄로 알겠습니다. - P130

39 기드온이 다시 하나님께 아뢰었다. "제게 노하지 마십시오. 하나만 더 아뢰겠습니다. 양털로 한 번만 더 시험해 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양털만 말라 있고, 땅은 이슬로 흠뻑 젖게 해주십시오."
40그 밤에 하나님께서 그대로 해주셨다. 양털만 말라 있고 땅은 이슬로 젖어 있었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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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말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대여섯 문장도 채 말하기 전에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셨는데, 처음 우리에게 임하실 때와같았습니다.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 P404

안디옥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꼬박 일 년 동안 그곳 교회에 머물면서,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다.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
이라고 불린 것도 안디옥에서였다. - P405

예루살렘 교회가 이 소식을 듣고, 바나바를 안디옥에 보내 상황을 알아보게 했다. 바나바는 도착하자마자, 그 모든 일의 배후와 중심에 하나님이 계심을 보았다. 그는 적극적으로 그들과 함께하면서그들을 지원했고, 남은 평생을 지금과 같이 살도록 그들을 권면했다. 바나바는 선한 사람이었으며, 뜨겁고 담대하게 성령의 길로 행하는 사람이었다. 그 공동체는 주님 안에서 크고 강하게 성장했다. - P405

그러고는 고함지르며 따졌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무슨 일로 내게 간섭합니까? 제발 나를 괴롭게 하지 마십시오!" (예수께서 이미 그 악한 귀신에게 "나오너라! 그 사람에게서 나오너라!" 하고 명령하신 뒤였다.) - P151

예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대답했다. "내 이름은 패거리입니다. 난동을 부리는 패거리입니다." 그는 자기를 그 지방에서 내쫓지 말아달라고 예수께 애원했다. - P151

18-20 예수께서 배에 오르실 때에, 귀신한테서 놓인 그 사람이 자기도함께 가게 해달라고 간청했으나 그분은 허락하지 않으셨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 집, 네 가족한테 가거라. 주께서 무엇을 하셨고,
어떻게 너를 불쌍히 여기셨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하여라." 그 사람은돌아가서, 예수께서 자기에게 행하신 일을 ‘데가볼리‘(열 성읍) 근방에 전하기 시작했다. 그는 동네의 화젯거리였다. - P151

16-17 그 일을 처음부터 목격한 사람들이 귀신 들린 사람과 돼지 떼에게 벌어진 일을 그들에게 말해 주었다. 그들은 처음에는 두려워하다가 나중에는 언짢아했다. 돼지들이 익사한 것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것이다. 그들은 예수께 그곳을 떠나 다시는 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 P151

예수께서 소녀의 손을 꼭 잡고 말씀하셨다. "달리다굼." 이는 ‘소녀야, 일어나라‘라는 뜻이다. 그러자소녀가 일어나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그들은 모두 기뻐서 어쩔줄 몰라했다. 예수께서는 그 방에서 일어난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엄히 명하셨다. - P153

예수께서 불쑥 말씀하셨다. "어째서 이렇게 너도나도 울고불고 말이 많으냐? 이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사람들은 저가 알지도 못하면서 저런 말을 한다고 비웃었다. - P153

34예수께서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는 믿음의 모험을 했고이제 온전해졌다. 잘 살아라. 병이 나았으니 복되게 살아라!"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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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2 - 조정래 대하소설,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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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들은 사회주의를 하지 않을수밖에 없었다.나 역시 그려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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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숨어들었으면 어쩔려고
"워찌기는 워째라, 내밀나도야제."
"내빌나도야제라?"
임만수는 떠듬떠듬 되풀이했다.
"으짤 것이요. 명색이 남편인다."
임만수는 그때서야 그 말이 ‘내버려둬야지요‘라는 것을 알았다. - P296

우리 냄편 따라 공산당 허는 농꾼들도 다 그 말만 믿고 나선것이라 대대로 물림허는 가난에 한이 맺히고, 배운 것 없이 무식현 농꾼덜이 고런 조청맹키로 달디단말에워찌귀솔깃혀지지  - P299

우리 남편맹키로 식자깨나 들었다는 사람이 가난하고 불쌍
"현 사람덜헌테 죄 많이 짓고 있는 것이라 그리고 워디 빨갱이 된사람만 귀 솔깃혔을랍디여. 쌔고 쌘 가난한 사람덜언 나라가 금허고 순사가 겁난께 표식 안내서 그렇제 다 귀 솔깃해 있구......"
"시끄러, 시끄러!" - P300

"워째 그러시요? 나가 못헐 소리 혔간디요? 순사양반도 시상 속인심얼 형편 그대로 알아야 쓸 것이요. 서럼 중에 배는 서점이질로 큰 것인디, 풀대죽도 못 묵고 팅팅 부황든 사람덜이 허천나게많은디 있는 사람덜언 헛간에 쌀가마니 채곡곡 쟁게놓고 떡 해묵고 유과 맹글어 묵고, 요런 시상이 워찌…………."
"시끄러! 나가 나가" - P300

자신이 학병으로 끌려가 대일본제국의 승리나 천황폐하의 영광을 위해 총을 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총질을 했듯이, 경찰들도 팽배한 보복감정이 앞서 횡포해지고 잔인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나 수단이야 어찌 되었든결과는 거창한 명분을 실현시키는 데 공헌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봐, 김범우!" - P302

"아까는 미안하게 되았소. 나는 빨갱이다 허먼우리 아부지도 외상 없는 사람이요. 이해허씨요." - P304

"그런 놈은 딱 총살감인디 처가 덕에 목심 구해 고법꺼정 올라간거요. 당신허고 워처케 아는 사인지는 몰르지만 고런 놈 가차이혔다가는 당신도 이문 볼 일 하나또 없을 것이요." 무척 증오스런 감정으로 말했다.
"그 사람, 내 처남이오." - P305

인간이란 무엇인가. 동물이란 무엇인가. 굶주림 앞에서 인간은어디까지 인간일 수 있는가. 동물과 다름은 무엇인가. 시한부적 배고픔도 이리 견디기 어려운데 영속적인 굶주림은 얼마나 큰 형벌인가 가난한 사람들, 아무리 몸부림쳐도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짜여진 사회구조에 얽매여 있는 가난한 사람들, 그들은 인내심이 강한 것이 아니다. 사회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소수 부류들이 그만큼 철두철미하게 잔인한 것이다. 그런 사회구조는 기필코 바뀌어야 한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염상진을 그리워했었다.
- P307

그분은 미간을 찡그린 채로 웃어 보였다. 그 웃음이 온화한 것도같았고 적막한 것도 같았다.
"줄여 말을 하자면・・・・・・ 사답(寺)을 소작인들에게 나눠주자는주장을 했던 것이지요." - P315

똑같은 사람끼리 짧은 한평생 살다 가면서 누구는 기름지게먹고 누구는 굶주림에 허덕여야 합니까. 배부른자에게 이승은 극락일지 몰라도 굶주림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이승은지옥입니다. 그리고 굶주리는 자들이 절대다수를 이룰 때 그 세상은 바로 지옥인 것이지요. 이건 인간사의 끝없는 숙제일 것입니다." - P316

둘째는 순천에는 타관사람들이 돈푼깨나 들고 들어와서 꼭 맨주먹으로 떠나야 하는 곳이라는 점이었다. 원래 ‘順天‘이란 이름은 그 지세(地勢)가 억센 탓에 사람의 힘으로는 안 되고 ‘하늘의 힘으로나 순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붙여진 것이라 했다.  - P320

봉황의 꼬리보다는 닭 볏이 낫고, 용의 꼬리보다는 뱀 대가리가낫다고 했다. 그건 분명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태평세월일 때 맞는 말이었지요새같은 난세나 뒤숭숭한 세월에는맞는 말이 아니었다. 봉황의 꼬리요, 용의 꼬리가 되는 것이 난세를 무사히 살아내는 방법이라 싶었다. 벌교에서 닭 볏이고 뱀 대가리로 주목받고 위험을 당할 것이 아니라 광주에 가서 봉황이나 용의 꼬리가 되어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 정 사장은 결론지었다. - P322

이지숙은 창밖을 망연히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텅 빈 교실의고요와 그녀의 하염없는 앉음새는 하나로 어우러진 침묵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은 조용한 앉음새와는 달리 어지러울 정도로여러 가지 생각들이 뒤엉키고 있었다. 앓는 중에 끌려간 안 선생의모친, 허벅지에 총상을 입은 안창민, 처음 맞대면한 염상진, 사회주의의 실천, 인민해방을 위한 정열, ‘부를 때까지 깊이 잠적하라!‘ 서상철 선생의 냉엄한 명령・・・・・・  - P326

전 원장은 어색하면서도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돌아섰다. 그 뒤를 이지숙은 천천히 따라 걸으며 생각하고 있었다. 소문대로 훌륭한 의사로구나. 이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공산주의자라는 것을 환히 알면서도 환자로 받아들이다니. 그러면서도 불안하거나 초조한기색 하나 없이 어쩌면 저렇게도 편안할 수가 있을까. 더없이 고맙고, 그리고 훌륭한 분이다. 이지숙은 가슴에 손을 얹으며 속으로되었다. - P329

‘혁명은 피다‘ ‘혁명은 피를 흘리는 희생으로부터 시작된다. 서상철 선생의 쟁쟁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지숙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안창민의 모습이 점점 크게 확대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진정한 혁명전사, 참다운 혁명전사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 P330

검붉었다. 손가락 같은 데를 살짝 베었을 때 나오는 그 고운 선홍빛이 아니었다. 끈적거리는 느낌의 그 검붉은 색깔생명을 담은 액체답게 다량의 피는 색깔마저 진하고, 무겁고, 엄숙했다. 이지숙은한 방울씩 떨어져내리는 피를 응시하고 있었다. 자신의 생명의 일부가 안창민의 생명과 섞이고 있었다.  - P330

위급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단순한 헌혈과 수혈일 수가 없었다. 그의 몸속에서 하나가 되리라. 내 생명으로 그의 생명을 깨우고,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그와 하나로 있으리라. 그녀는 냉엄한 마음으로 스스로의 가슴에다 정질을 하고 있었다. - P331

광주지역에 살면서 서상철 선생한테 이념교육을 받았다면 정신무장은 제대로 되어 있을 게 분명했다. 서상철은 이미 교직을 떠나 지하로 잠적한 상태였다. 해외 어딘가에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던 박헌영동지가 해방과 함께 광주벽돌공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은신투쟁을 계속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사실은 모든 동지들에게 경이였고 충격이었고 활력이었다. 서상철은 바로 그때에 부각된 존재였다.  - P334

속 번히 들여다보이는 짓을 서슴없이 해대는 것들이었다. 마름은한마디로 메마른 작인들의 등에 붙어 피를 빠는 진딧물이었다. 작인들은 지주에게 빨리고 남은 피를 다시 마름에게 빨렸다. 마름들이 저지르고 있는 작태를 다 알면서도 지주들은 굳이 탓하거나 막으려 하지 않았다. 자기네들에게 아무 손해가 없는 일인 데다, 그런 잇속을 묵인함으로써 마름들은 자기네들의 손발 노릇을 더욱열성으로 해냈던 것이다. - P349

그들은 윤부자네 땅을 부치고 있는 작인들이었다.
윤 부자가 소화다리에서 대창에 난도질을 당해 죽어갔을 때 그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던 것이고, 염상진이야말로 ‘영웅‘인 줄 알았었다. - P348

호령하는 양반보다 덩달아 꺼떡대는 마당쇠가 더 얄밉더라고 작인들에게 마름이란 존재는 지주들보다 더 역정나고 아니꼬웠다.
마름들은 어디까지나 지주의 편이어서, 양쪽에서 잇속을 챙기는 - P348

일정시대부터 소작쟁의를 벌일 때마다 사음을 없애라, 마름을 없애라 부르짖었지만  - P349

운정은 주지의 손을 잡고 간곡하게 말했다.
99
"스님께서 그리 짐이 되신다면…………."
주지는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이며 운정의 손을 맞잡았다.
"바람이듯 떠나고 싶으니 대중에게 알리지 마시지요."
주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윽한 눈 가장자리로 여린 바람끝은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운정은 방을 나섰다.  - P360

"여보, 중, 이리 오시오."
젊은 군인이 소리치며 손을 까불렀다. 원, 중보다야 중놈이 낫지,
운정은 속말을 하며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빨리빨리 뛰어요!"
젊은 군인이 바락 소리를 질렀다. 이 사람아, 중놈은 비가 와도뛰는 법이 아니라네, 또 속말을 하며 걸음을 빨리했다. - P370

‘나는 새가 창공에 그 발자국을 새기지 못하듯이 인간사 그 무엇이 영겁 속에 남음이 있으랴.
세존의 말씀이 먼먼 메아리로 울려오고 있었다. 사람이 만들었을 뿐인 주의 주장을 서로 내세우며 그리도 인명을 쉽게 살상하는땅이 장차 어찌 될 것인지, 운정은 칠흑의 어둠 속을 걷는 것만 같아 발이 자꾸만 헛놓이고 있었다. - P374

그에게서 동생은 일반적인 의미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 존재였다. 동생이라면 우선 만만하고 그래서 사랑스럽고 귀여운 대상이어야 했다. 그런데 그에게 동생은 그 반대의 의미였다. 언제나 만만찮고 그래서 밉고 보기 싫은 대상이었다. 물론 동생이 만만하고 귀여웠던 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건 동생이 열 살 무렵이되면서 끝나고 말았다. 두 살 터울인 동생은 그때부터 벌써 몸집이자신보다 커지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기운도 세졌다. 팔씨름을 해도 이길 수가 없었고, 장작을 들어 날라도 당할 수가 없었다. - P375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까."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성일은 아무런 자신감도 없으면서 그 말을부인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증오감과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똑같이 작용해서 일으키는 충동이었다. - P380

사실을 숨기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누나의 말마따나 ‘사람은 누구한테나 남에게 말하기 싫거나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게 마련이야 그게 바로 개인의 독자적 실존‘이었던 것이다. - P381

가뜩이나 뒤숭숭한 상황에서 그런 권력과신주의자들은 상대할 가치가 없는 존재들이었다.
미국사람 믿지 말고쏘련한테 속지 말고일본놈들 일어난다조선사람 조심하세 - P387

김범우는 아이들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서 있었다. 미국사람 믿지 말고, 소련한테 속지 말고・・・・・…. 그는 어느덧 아이들을 따라 그 단조로우면서도 빠른 가락을뇌고 있었다. 될수록 끝없는우울과 서글픔과 비감이 쌓여왔다. - P388

 아이들은 하나같이 아무 대답도 못할 것같았다. 자신도 그 말을 누가 지어냈는지 알지 못하듯이 아이들도누가 그 노래를 부르라고 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그 노래는 하늘의 일깨움이고 하늘의 예언인지도 모른다. 전설 속에서 아이들의 입을 빌려 나타난 예언을 알아듣지 못한귀머거리는 바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위정자들이었다. 귀머거리 위정자들은 언제나 예언의 반대쪽 길로만 나갔고, 끝내는 나라를 망치는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말았다.
- P389

‘밀물은 신(神)의 날숨이고 썰물은 신의 들숨이다‘ 하는 손승호의 시 구절인지 낙서인지가 떠올랐다. 신의 날숨이 멈추는 횡계다리 위에 서면 나는 내 생명의 잉태를 본다.‘ 손승호의 시는 그렇게 계속되고 있었다. 그의 ‘벌교포구‘라는 제목의 시였다 - P389

것은 아니었다. 원래 상상이라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비일상적인 특이성이 있게 마련 아니던가. 밀물이 멈추는 포구의 마지막 지점에서 생명의 잉태를 느끼는 손승호는 역시 공산주의자가 될 수 없는인물인지도 몰랐다. 그가 만약 공산주의를 계속 추종했더라도 언제인가는 회의주의자로 변신하게 되었을 것 같았다. - P390

어는정도 알고 있다는 그마저도 편견이 개입되어 있거나 불확실하거나 해서 전달하기에는위험스럽습니다. 어쩌면 어설프게 알고 있기 때문에 제 마음은 원장님보다 더 캄캄한 밤길일지도 모릅니다. 괜히 선무당 사람 잡는격이 될지 모를 일입니다." - P400

"그러니까..… 역사학자들이 대체로 규정한 통설에 의하면 역사적인 한 사건에 대한 객관적 비판이나 정당한 평가는 100년 후에나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발생하기 시작한 모든 사건들은 2045년쯤에나 가서 냉엄한 역사의 심판대 위에 올려질 것입니다. 이 사실을 전제로 하면 제 이야기가얼마나 주관적인 것이 될 거며 불확실한 것인지는 상상할 수 있으시지요? 그래도 들으시겠어요?" - P400

그들은 세계를 무대로 삼아 자신들의 이념을 확장시키려는 서로 다른 꿈을 속으로 감추고 있었습니다. 2차대전 종전 전에 그들은 이미 그 준비를 했던 것이고, 종전과 동시에 그들은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그들의 이념 팽창주의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분할점령입니다. 우리나라의 분할점령은 독일의 분할점령과는 전혀그 성격이나 의미가 다릅니다.  - P401

마침내 미국은 2차대전에 참전했고, 영국과 프랑스는 궁지에몰리고 지쳐 있었기 때문에 미국은 자연스럽게 연합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소련도 뒤늦게 연합국의 일원으로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상반된 이념을 추구하면서도 그들이 동지가될 수 있었던 것은 독일과 일본의 위협으로부터 서로를 방어하고자 하는 공동목적 때문이었습니다.  - P401

 연합국의 헤게모니를쥐고 있던 미국은 특히 일본 문제에 있어서는 발언권이 절대적이었지요. 일본을 도맡다시피해서 싸운 것이 바로 미국이니까요. 그래서 미국은 일본열도를 독일식으로 나눠먹지않고 독식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건 태평양으로 뻗치는 소련의 힘을 견제하는 동시에 태평양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 P402

독일에서와는 달리 일본 쪽에 전적이 미미한 소련은 한반도의 반이나마 차지하는 데 동의한것입니다. 그들은 처음에 ‘일본 지상군의 항복을 받기 위해 한반도에 진주하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고, 뒤이어 ‘통치능력이 생길동안 신탁통치‘를 해주겠다는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 P402

해방을 갈망해 왔고, 독립국가 건설을 열망하는 우리 민족의 뜻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된 것입니다. 두 나라의 점령군을 맞으며 우리는새로운 역사의 시련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련을 극복하기위해서 우리는, 첫째, 두 강대국이 내세운 명분을 무산시킬 수 있도록 일사불란한 민족적 단합을 보여야 했습니다. 둘째로, 그들의정치적 도구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며 제2의 독립운동을 전개해야 했습니다. - P402

 백범 김구 선생이 남북협상을 떠나기 전 그의 앞을 가로막는 군중들에게 ‘여러분, 나에게 마지막 독립운동을 허락해 주시오‘ 한 말은 우리 민족의 행동방향을 단적으로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해방은 식민지시대의 종식이 아니라 새로운 식민지시대의 개막이었습니다. 전 시대에는 일본을 공동의 적으로 삼는 민족적 명제나 자존이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백인들이 만들어낸 이즘이라는 것에 최면이 걸리고 마취되어 우리끼리 적을 삼아 살육을 자행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 P403

흉측하고도 불길한 꿈이었다. 어머니가 왜 그런 모습으로 나타났을까. 왜 또 앞길을 훼방하는 것일까. 신령님이 산삼을 내리시는것은 태몽 중에서도 제일인 생남의 태몽이 아닌가. 그런데 왜 어머니는・・・・・. - P408

예정일이 지났는데도 꽃이 비치지 않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며칠째를 보내고 있던 참이었다. 엄니, 엄니는 저시상에 가서도 날 못 잊고 그러는가. 엄니, 인자 날 잊어뿔고 훌훌 존 시상으로 가서 살소. 이승과 저승간이 수수억만 린디이승 자석 일은 이승 자석헌테 맡겨두소, 엄니가 나 허는 일 아무리 막을라고 혀도 인자 소양네. 내 맘이고 몸이고 폴세 그분헌테 - P408

그분이 원하는 것이었으면 응해야 했을 것을.………… 그분이 바라는 것이었으면 따라야 했을 것을………… 현생의 인연이 언제 어둠으로 막히게 될지 모르면서 몸 섞어 만남을짓는 그 진한 인연의 자리를 피하다니…… 저리 가는 걸음걸음으로 현생의 인연이 막음되면 어찌하랴. 그녀는 불현듯 그분을 쫓아가 붙들고 싶은 충동에 떨었다. 그러나 그건 마음뿐이었다. 아무리어머니의 사십구재 전이었다 하더라도 그분이 강하게 이끌었더라면 어찌 마다했을 것이라.....…  - P409

그동안 큰아들 집에는 발걸음도 못하게 닦달을 해왔던 터였다. "니 고것이 참말이다냐? 혹시 늙은 에미 맘 떠볼라고 하는 소리 아녀?" 호산댁은 도무지 믿을 수가없어 이렇게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딜에다보라고 혔다고 아새끼덜 배꼽이 요강꼭지가 되게 퍼다 먹었다간 난리날 것이요. 굶어뒤지지만 않게 혀야 쓸 것이요." 작은아들은 눈을 고약스럽게 뜨며못을 박았던 것이다. "하면, 하먼・・・・・・." 호산댁은 연방 고개를 끄덕이며 목이 메고 있었다. -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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