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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박민근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4월
평점 :
매일 아침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세월호' 관련 기사를 살펴본다.
오늘은 좀 나아졌을까? 진도를 바라보며, 마음을 쓸어내리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해 잠시나마 그들에게 마음을 보내고,
어른으로서 하루하루 더 나은 세상에 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잊지않기 위해서...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과연 유가족들에게 부모의 죽음, 자식의 죽음, 남편과 아내, 사랑하는 이의 죽음, 그리고 아직까지 그 시신조차 만나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이들에게 이 제목이 선뜻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에겐 세상은 더욱 차갑고, 원망과 미안함과, 그 외 복잡한 심정에 위로 아닌 위로가 과연 존재나 할까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저자는 뜻하지 않은 삶의 과제와 싸우며 우울증을 겪었고, 이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상담 치료 분야에 들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10년동안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이들의 상처 난 마음을 치료했고, 문학 치료를 공부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만났던 내담자들과 그들에게 해결책으로 제시했던 수많은 영화와 문학작품들, 그리고 그로 인해 조금씩 자신의 상처들을 해결해나가는 내담자들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우울증의 원인이 존재하고, 그 해결방법을 모르고 우울함을 쌓아가는 이들이 많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심리상담가를 찾는 내담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부모때문에 자살을 꿈꾸거나, 부모의 지나친 기대때문에 방 속으로, 컴퓨터 게임의 세상 속에 자신을 가둔 이들, 과거 상처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지 못하는 사람들, 과거 부모의 폭력을 전가 받아 자신의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 부부간의 성관계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자녀에게 화풀이 하는 부모까지....
다양한 우리 삶의 상처를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빨간 머리 앤>>, <<오만과 편견>>, <<나무를 심는 사람들>>, <<처녀들의 저녁식사>> 그 외 다양한 수필, 시, 영화, 그림책 등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알아야 할 마음의 치유 방법을 속속들이 건네주고 있다. 그로인해 마음의 상처를 차츰차츰 회복되는 과정이 고스란히 책 속에 있어서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는 나의 마음 속 상처를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문학과 예술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단순히 읽고, 보는 것에서 벗어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
각 내담자들의 문제에 걸맞는 소설, 그림책, 영화 등을 소개하고, 내담자들이 그 작품들을 만남으로서 위로를 받고, 치유되는 과정들을 읽으면서 단순히 그들에게 해당되는 치유가 아닌 나의 마음 구석구석의 우울함을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예민한 기질의 나와 나를 닮은 우리 아이에게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요즘 내가 끊임 없이 하게 되는 고민에 대한 대답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지금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으로 인해 달라질 미래는 어떨까?' 등
누군가의 죽음에 가장 큰 위로는 같이 눈물을 흘려주는 것이란 기사를 봤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수 많은 내담자를 만나면서 마치 자신의 일인냥, 그리고 때론 자신의 과거 힘겨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함께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해왔단다. 그렇기에 그의 글과 그가 제시했던 수많은 문학, 예술 작품들이 때때로 가장 큰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같이 정말 우울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때에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책 '당신이 이기지 못할 상처는 없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각자의 '마음 속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거나, 조금의 위로라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