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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힐에서 진짜 세상을 배우다 - 세계적인 대안학교 서머힐에서 9년, 채은이의 생생한 성장일기
채은 글.그림 / 해냄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니 과연 아이를 위해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 인지, 아이를 위해 어떤 학교를 보내면 좋을지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대안학교, 혁식학교, 사립학교, 공립학교 등 다양한 학교들과 더불어, 시골의 작은 학교, 시설이 좋은 신설학교, 인원이 작은 학교, 엄마들 치맛바람이 어느 정도 있다는 유명세를 탄 큰 학교 등을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저렇게 대보곤 하는데요, 지난 주 '작은학교의 힘' 책에 이어 이번 주에 읽은 책은 전세계적 대안학교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시골마을의 '서머힐'에 대한 이야기 [서머힐에서 진짜 세상을 배우다]였습니다.
대안학교. 사실 우리나라 부모라면 쉽게 시도하기 힘들거란 생각이 듭니다. 대안학교를 졸업한 후 과연 우리나라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때문인데요. 이 책의 주인공인 채은은 초등학교시절 부모님의 권유로 오빠와 남동생과 함께 영국의 시골마을 서머힐이란 대안학교로 가게 됩니다. 서머힐은 스스로 놀 수 있을 만큼 놀고, 공부도 하고 싶을 때 하며, 원하는 대로 생활하며 진짜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는데...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꿈도 못꿀 학교 인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서머힐에 가면 피터팬과 팅커벨이 있을 것 같은 상상마저 들기도 했죠.
뭔가를 시키지 않기 위해서 영국 서머힐로 그 큰 돈을 들여서 세 아이를 보낸 부모의 결정. 정말 그 결단력에 놀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먼 이국 땅에 떨어 뜨려 놓고, 그 아이들 자체적으로 본 모습을 찾아가며 자랄 수 있도록 먼 발치에서 늘 격려해주고, 바라봐준 저자의 부모가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아무튼 서머힐에서 적응기간동안 열심히 사력을 다 해 놀던 저자는 노는 것에 실증이 날 무렵 하나하나 스스로 관심있는 것들을 배워나가기 시작하고,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과 미팅,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보살펴주는 하나하나의 시스템들에 적응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서머힐에서 사회생활을 익혀나갔다고 하는데요. 서머힐이 학교이자 집이었던 아이들, 그들에게 선생님은 가르쳐주는 스승과 더불어 때로는 친구, 때로는 인생 선배, 때로는 엄마, 아빠이기도 했죠. 과연 우리 교육 현실에서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일지....
책을 읽는 내내 이런 학교가 지구상에 존재한 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고, 낯설고,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머힐에도 "나답게, 자유롭게, 행복하게"를 외치는 아이들 사이사이에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의 모습을 포기하거나, 고민하는 이들이 역시 존재하며, 더불어 모든 아이들에게 서머힐의 시스템이 맡다고 할 수 없다는 내용에서도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이 책의 저자가 서머힐에서 누린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 답게, 아이들의 속도로 한걸음 한걸음 성장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부모로서 우리가 해야할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낼 수 없지만, 아이 스스로, 그 자체 모습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그래서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
영국에서도 서머힐의 교육 방식에 대한 왈가왈부 말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 교육정신과 더불어 아이들의 행복을 우선시 하는 그 모습은 정말 배울만 한 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