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아파트 북멘토 가치동화 8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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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 제가 살던 아파트는 평수가 작아서인지 유난히 연세많으신 노 부부, 아니면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한 번은 경찰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달려오고, 아파트 아래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해서 무슨 일인가 나가보니 혼자 사시던 4층 할머니께서 운명하셨는데... 다음 날이 되어서야 발견이 되어서 경찰과 구급차가 왔다고 하더라구요.

같이 노인정에 다니시는 친구 할머님이 연락도 안되고, 이틀동안 노인정에도 들르지 않아 이상하게 여겨 집으로 찾아가셨다가 발견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참으로 씁쓸하고, 우리 부모님만은 그렇게 보내드리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수상한 아파트] 이 책을 읽으면서 3년 전 그 날이 떠올랐습니다. 운명하신 할머님이 누구이신지, 구급차에 실려가는 그 모습도 본 적이 없지만 왠지 소름이 돋기도 하고, 한편으로 마음 한 켠이 참으로 씁쓸했던 그 날의 기억이요. [수상한 아파트] 이 책은 여진이라는 초등학생 아이가 늘 사소한 문제로 다투다 결국 이혼 위기에 처한 부모의 곁을 떠나 늘 동경했던 혼자 사는 고모의 아파트에서 방학을 보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늘 같은 시간 엘리베이터를 타며 만난 사람들을 보면서 궁금증을 더해가던 여진이는 삼촌 집에 잠시 묶으러온 호진이라는 아이와 친구가 되면서 항상 수상하게 여겼던 22층 할아버지의 갑작스럽게 사라진 종적을 따라가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일엔 절대 관심을 갖지 말라는 고모의 말도 어긴채 22층 할아버지의 문을 열쇠공을 불러 따는 대담함을 가진 아이들. 그 아이들 덕분에 할아버지는 죽을뻔했던 고비를 넘기게 되고, 여진이는 혼자 쓸쓸히 생을 마감할 뻔 했던 할아버지를 보며, 혼자 살겠다 다짐했던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도 모르게 제가 여진이가 된 냥, 엘리베이터가 22층에 멈췄을 땐, 저도 숨을 죽이고 글을 따라 읽어내려갔고, 아이들이 22층 할아버지 집 문을 따고 들어가서 이곳 저곳을 살펴볼 땐, 긴장감에 좀 더 빠르게 책장을 넘기게 됐습니다. 왠지 추리 소설을 읽는 듯 흥미 진진함이 가득했습니다. 혼자 사는 고모의 지저분한 모습과, 깔끔을 떠는 호진이의 삼촌의 대조적인 캐릭터는 정말 그럴 듯하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소설이 아니라 실재상황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웃다가, 씁쓸해 하다가, 참으로 공감을 많이 하며 책을 덮었답니다.

 

 최근에 읽었던 [감자이웃]도 그렇지만 요즘들어 사라져 가는 단어 '이웃사촌', 이웃간의 '정' 등 잊고지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주제를 교훈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훈훈함과 작가 특유의 유머, 그리고 실재 있을 법한 캐릭터 설정이 이 책의 재미를 더해주고, 작가의 의도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아이들에게 '이웃'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면, 흥미진진한 재미가 있는 [수상한 아파트]를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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