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생 상상의힘 아동문고 8
이창숙 지음, 성영란 그림 / 상상의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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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생 -어려운 일이나 고비가 닥쳐 톡톡히 겪는 고생." 

 제목의 어감이 상당히 강하기도 하고, 과연 이게 표준어일까 싶어서 사전을 찾아봤다. 그런데 이 단어 표준어가 맞았다. 어려운 일이나 고비가 닥쳐 톡톡히 겪는 고생. 그렇다면 과연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 놓았기에 제목을 이렇게 붙였는지 궁금했다. 사실 이 책은 이창숙 작가의 단편 동화들이 묶인 것이지만, 우연하게도 등장 하는 주인공들마다 어려운 일을 겪거나, 고비가 생겨 나름 고생들을 하게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책은 크게 9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개고생]에서는 말하는 강아지 뽀야를 데리고 온 사촌동생 준수가 뽀야를 잊어버리고, 돌아가게 되자 그 뽀야를 찾아주게되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처음엔 사촌 동생 준수의 우는 소리가 싫어서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고, 그 전단지를 본 고등학생들이 동물병원에 뽀야를 맡겼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가는 주인공. 뽀야를 찾으러 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재미있게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이로 하여금 쉽게 쉽게 책장을 넘기게끔 해준다. 뽀야를 찾으면서도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녀석에게 목줄이며, 색깔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은근한 애정이 생기고,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 믿지 못했던 '말하는 강아지'란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놀라워 하며 끝나는 이야기는 저절로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은쥐언니]에서 등장하는 이라크의 바그다드 공습과 관련된 소재며, [개나소나]의 주인집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은 정말로 우리 이웃에게 있었을 법한 느낌으로 다가와 더욱 흥미로웠다. 더욱이 무거운 소재들도 재미있게 엮어나가는 작가 특유의 글들이 책을 넘기는데 가속도를 붙게 했다.
 
 이 책의 모든 이야기들 속에는 우리 주변의 가족요소 중 뭐가 하나씩 결핍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가족 구성원의 일부를 잃고 살고 있다는 것에 다시한 번 주위를 둘러보게 되고, 또 현재에 감사하게 됐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 역시 인물들이 처해진 상황들에 대해 이해하고, 더불어 우리 주변에 비슷한 환경에 처해진 친구들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발전한다면 참 좋을 듯 하다. 더불어 이야기마다 담고 있는 삶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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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꼬끼에뜨, 내 친구를 찾아 줘!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14
디디에 레비 글, 벵자맹 쇼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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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요정을 만난다면 어떤 소원을 들어달라고 말할 것인가?
단, 그 요정은 피터팬의 팅커벨처럼 제멋대로이자, 심술꾸러기 일 수도 있고. 또 장난을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일 수도 있다. 과연 요정이 나타난다면 무슨 소원을 빌것인가?

이 책 [요정 꼬끼에뜨 내 친구를 찾아줘!] 속의 요정은 다행히 심술 궂지도, 그리고 장난꾸러기도 아닌 마음이 착해 주변 사람을 잘 도와주는 요정이다. 그런데 [요정 꼬끼에뜨 내 친구를 찾아줘!]의 제목을 보니 과연 누가? 무슨 이유로 친구를 찾아달라고 하는 것일까?
 


 
한가지 힌트라면 힌트가 되겠고, 더불어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팁! 매 페이지마다 숨어 있는 아래 그림의 카멜레온 찾기!! 그렇다면 어떤 내용의 그림책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이 책 속의 주인공 판다 샤를은 요정 꼬끼에뜨에게 눈물 범벅이 되어서는 친구 막스를 찾아달라고 한다. 샤를의 친한 친구 카레레온 막스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 명탐정 같은 꼬끼에뜨가 과연 샤를의 친구 막스를 찾을 수 있을까?


 
꼬끼에뜨는 일단 요술봉으로 세상의 모든 막스들을 불러모은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막스는 나타났으나, 샤를의 친구 카멜레온 막스는 어디에도 없었다. (사실 어디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막스를 찾을 수 있다.ㅋㅋㅋ) 그래서 요술로 막스로 찾기보다는 이번엔 명탐정이 되어서 하나한 막스의 단서를 찾으려고 한다, 막스의 이웃들에게 막스가 어디에 있는지? 그동안 샤를과 어떻게 지냈던가에 대해 듣게되고, 막스의 집에서 하나하나 단서들을 모아나가는데...


 
결국 꼬끼에뜨는 샤를이 그동안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작은 막스 앞에서 마응대로 행동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고, 그래서 막스가 숨어버렸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러던 중 막스가 나타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본심을 이야기 하는데...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두 친구는 화해를 하고, 그 와중에 꼬끼에뜨는 본인의 사라진 요술봉을 찾아 해메이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사실 우리 아이들은 첫페이지에서 막스를 찾아보라는 글을 보더니 처음엔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림 속 막스 찾는 일에 혈안이 되어 서로 누가 먼저 찾나 내기까지 했다. 그리고 두 번째에 책을 읽을 때서야 비로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
요즘 들어 큰 아이가 작은 아이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것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
등의 살짝 군림하려는 태도가 엿보였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덩치가 크다고 해서 친구에게 본인 마음대로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서로서로 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평소 잔소리처럼 동생에게 양보하라던지, 동생한테 언니가 원하는 대로만 시킬 수는 없는 것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이렇게 책으로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도 좋지만 색감이 화려한 그림 역시 이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해줘서
아이들이 더욱 좋아했다. 숨은 그림 찾기의 묘미와 더불어 친구와의 진정한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정 꼬끼에뜨, 내 친구를 찾아줘]. 3~7세 아이들과 함께 읽고, 보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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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발
문정희 글, 김세진 그림 / 바우솔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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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의 첫 그림책 <새신발>
이 책을 보는 순간, 딱 우리 큰 아이가 떠올랐다.
그림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딱 우리 큰 아이가 마치 그림책 속의 주인공 같아서...
 
일단 책 표지부터 살펴보자면 따스한 그림과 색감, 그리고 반짝이로 처리된 제목이
확 눈에 띈다.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모두 엽서로 소장해도 좋을 것 같은 시와 그림이다.
게다가 딱 우리 아이가 좋아할만한 색과 그림이 가득 담겨 있어서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엄마가 사 주신 새 신발.
구름 위에 나란히 살포시 얹어 놓은 모습에서 그 설렘이 느껴진다.


신발을 신고, 강아지와 함께 뛰는 모습.


새 신발을 신고서, 신발을 신지 않는 동물들이나, 나무에게 은근히 자랑하는 아이의 신나하는 모습이 참 천진난만한 것 같다. 표정 또한 나무와 아이의 대조를 주어 더욱 그 느낌이 잘 살아난 듯 하다.

 
 
이 다음에 더 큰 구두를 신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엄마의 말에 가슴이 콩콩 뛰는 아이.
아마 아이들이라면 다들 그렇지 않을까?


아이와 함께 그림과 글을 보고 나서, 너는 새 신발이 생기면 그 신발을 신고 어디를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엄마 아빠랑 산책을 다니고 싶단다.
 
 새 신발을 신고나면 새로운 기분으로 누군가에게 자랑도 하고 싶고, 발에 담긴 설레임으로 어디든 가고 싶어 하는 마음. 누구나 다 느껴봤기에 더욱 공감이 되는 책인 것 같다.
더욱이 시와 그림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그림책이기에
가끔씩 꺼내보면서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그림책이지 않나 싶다.
 
벌써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그림책으로 엽서도 발간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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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만 사는 마을 - 수량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요! 깔깔 신나는 수학 동화 1
안나 체라솔리 지음, 안나라우라 칸토네 그림, 천지은 옮김 / 담푸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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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동화라고 해서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습니다. 수량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했는데... 과연 어떤 개념을 짚어주려고 하는 것인지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읽어나가는데...
페이지마다 강조된 핑크 색의 글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수학동화라고 하는데 이 동화 속에는 어떤 숫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조금 특이하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책 중반 쯤이 지나서부터 이건 단순한 수학 동화가 아니라 과거 학창시절에 배웠던 명제와 관련된 논리동화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수학이 단순히 숫자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논리정연하게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수학이기에 이 책에서는 논리력을 키워 수학적 사고를 이끌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곱살인 딸 아이에게 생각보다 책 내용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저절로 빠져드는 스토리와 논리적 구성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책 내용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면
재목 처럼 검은 고양이만 사는 한 마을이 있습니다.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 검은 고양이들은 "이 마을에는 검은 고양이만 살고 있음"이라는 팻말을 세우는데요. 이를 보고 검은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게 되고, 이 마을에는 관광객들도 적어지고, 급기야 가게들은 문을 닫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팻말의 문장 아래 "거짓말"이라는 글자가 적히게 되고, 이를 본 검은 고양이들은 누가 그 단어를 썼는지 수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여러 새끼 검은 고양이들 사이에서 흰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고, 결국 '이 마을에는 흰고양이와 검은 고양이가 살고 있음'​이란 팻말로 수정을 하게 돼죠. 그리고 마을엔 흰고양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덕분에 검은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더욱 무시를 당하자 결국 마을을 떠나기로 합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흰고양이만 살고 있음"이란 글로 표지판을 바꾸고 마을을 떠나는데요. 이 때 누군가 " 이 마을에는 뚱뚱한 흰고양이만 살고 있음" 이라고 "뚱뚱한"이란 단어를 덧붙입니다. 그 결과 골목을 자리잡던 검은 고양이들이 없음을 알고 쥐들은 "이 마을엔 살찍 흰고양이가 살며 쥐를 잡지 않는다" 란 표지판을 세우고, 마을은 쥐들에게 점령을 당하게 되죠. 이런 식의 내용으로 명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 펼쳐집니다.
 책 속의 글자들을 보면 '모두', '누구도' , '마다', "몇몇" 등 여러 단어들이 핑크색으로 강조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단어들은 논리학에서는 '수량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이렇게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제대로 사용해야 생각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기에 우리는 어려서부터 올바른 단어 설정을 하도록 도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재미있는 수학동화를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단어들에 대한 개념도 확실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몇몇 명제들은 헷갈렸거든요. '몇몇은 ~아니다'는 결국 '모든~가  ~하지 않는다'와 같다든가 하는 것들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읽은 후 다양한 예시로 독후활동 할 수 있는 부분을 아이와 함께 하면서 이제는 차츰 그 명제들이 머릿속에 분명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동화는 아이만 볼 것이 아니라 부모인 우리도 함께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좀 더 논리 정연한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담푸스의 수학, 논리 동화  <검은 고양이만 사는 마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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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3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프란시스 던킨 베드포드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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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영화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났다. 다양한 영화에서 꽤 매력있는 역할들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로빈 윌리엄스. 이 책 <피터팬>을 들었을 때, 로빈윌리엄스가 먼저 떠올랐다. 영화 [후크]에서 피터 역을 맡았던 로빈 윌리엄스를 보면서, 실로 피터팬은 그와 같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했으니까. 하지만 영화 속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읽어 본 <피터팬>은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시작 전 <피터팬>의 저자 제임스 메투 배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싣고 있다. 제임스 메튜 베리는 어린 시절부터 스토리텔리에 능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는 형제자매가 9이나 더 있었는데 그 중 어머니의 특별한 사랑을 받던 형이 사고로 죽게 되자, 그의 어머니는 극심한 충격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런 어머니를 위해 형의 옷을 입고, 형의 행동을 흉내 내며 형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했고, 심지어 그는 형이 죽은 나이인 열세살 무렵부터는 자라지 않아 평생 150센티미터 남짓한 키로 살아야 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의 인생은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까? 그래서 그에게서 영원히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팬'과 어른들이 없는 '네버랜드'가 탄생 되었던 것이다. 이런 배경에 대해 알게 되니 왠지 모르게 '피터팬'이 더욱 짠하고, 애틋하게 느껴졌다.

 

 피터팬과 함께 네버랜드로 날아갔던 웬디와 존, 그리고 마이클.

 소설 첫부분에서는 웬디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묘사가 꽤 긴 부분을 차지하는데 동화 속에 전혀 알지 못했던 웬디 아버지의 나약함과 하나하나 계산기를 두드리는 구두쇠 같은 모습. 그리고 그런 남편과 아이들을 아울러 안을 수 있는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 등. 아버지와 대조적인 어머니의 모습이 후에 아이들이 네버랜드로 돌아가 모두의 엄마가 된 웬디에게서 잘 나타난다.

 책 속에서  '네버랜드는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라며 존과 마이클, 웬디의 네버랜드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우리도 그 곳에  간적이 있다. 지금도 파도 소리를 들을 수는 있지만, 더 이상 그 곳에 배를 댈 수는 없다.' 란 글이 나오는데...

 과연 나의 네버랜드는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어른이 된 탓인지, 아니면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상상력이 부족했던 내 어린시절 탓인지, 나만의 네버랜드는 전혀 기억이 없다. 이런 아쉬움은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에게 <피터팬>을 읽어주고 나서 각 자만의 네버랜드를 상상해보는 걸로 대신해봐야겠다.

 

 피터팬을 따라 네버랜드로 향해 날아가는 아이들이 날아가면서 먹을 것을 새들에게 낚아 채는 장면, 그리고 해적 후크와 결투를 벌이는 장면들은 사실 우리 아이들이 읽기엔 좀 잔인하기도 하고, 그 서사적인 면이 이해하기 어렵기에 아이들을 위해 각색된 <피터팬>에서는 빠져 있지 않나 싶다.

웬디와 피터 사이의 키스를 말하는 장면에서는 성인이 되고 싶은 웬디의 마음과 아직은 어른의 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피터의 갈등 구조가 책 속의 긴 묘사를 읽으면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시간 개념도 없고, 방금 전의 일도 자주 잊는 피터의 모습에서는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거니와, 거들먹 거리 좋아하는 피터팬의 모습은 나에겐 무척 새롭기도 했다. 또한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피터팬 속의 결말은 아이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끝이나지만, 사실은 웬디의 딸 제인이 그리고 제인의 딸 마거릿이 계속 적으로 피터와 함께 네버랜드로 날아가 봄맞이 청소를 해준다는 열린 결말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만나는 동화 역시 이렇게 열린 결말이라면 좀 더 상상력을 키워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웬디의 엄마 달링 부인이 네버랜드에서 함께 돌아온 아이들을 입양하겠다고 하고, 피터팬 역시 받아주려고 하나 이를 거부하는 피터팬의 모습과 더불어 매년 웬디를 잊지 않고 찾아오겠다던 피터팬이 웬디를 잊어버리고 찾아오지 않는 동안 웬디는 이미 성장하여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된 피터팬의 좌절하는 모습을 보며 작가의 마음 속 갈등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도 있었다.

 

 책을 덮으면서 '네버랜드'는 실재가 아닌 상상 속의 섬이야~! 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줬던 내가 아차 실수를 했구나 싶었다. 네버랜드는 상상 속의 섬이지만 어쩌면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고, 또 아이들이 잠든 사이 우리 아이들에게 피터팬이 찾아 올 수도 있다고 바꿔 말해줘야겠다. 아이들도 어른이 된 언제가는 알게되겠지만 그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자신만의 네버랜드를 꿈꿀 수 있도록... 어쨌거나 <피터팬>을 읽는 동안 잠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며, 즐거운 상상으로 네버랜드를 그려볼 수 있어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 세월동안 많은 이들에게 읽혀진 명작에 새롭게 감동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시간이 닿을 때마다 내가 그 동안 알고 있었지만 각색되고, 짧아졌던 명작들을 다시금 하나 하나 읽어 볼 생각이다.

 내가 알지 못했던 작품 속의 세계와 주인공들을 하나하나 새롭게 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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