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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만 사는 마을 - 수량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요! ㅣ 깔깔 신나는 수학 동화 1
안나 체라솔리 지음, 안나라우라 칸토네 그림, 천지은 옮김 / 담푸스 / 2014년 8월
평점 :
수학동화라고 해서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습니다. 수량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했는데... 과연 어떤 개념을 짚어주려고 하는 것인지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읽어나가는데...
페이지마다 강조된 핑크 색의 글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수학동화라고 하는데 이 동화 속에는 어떤 숫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조금
특이하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책 중반 쯤이 지나서부터 이건 단순한 수학 동화가 아니라 과거 학창시절에 배웠던 명제와 관련된 논리동화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수학이 단순히 숫자만을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논리정연하게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수학이기에 이 책에서는
논리력을 키워 수학적 사고를 이끌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곱살인 딸 아이에게 생각보다 책 내용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저절로 빠져드는
스토리와 논리적 구성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책 내용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면
재목 처럼 검은 고양이만 사는 한 마을이 있습니다.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 검은 고양이들은 "이 마을에는 검은 고양이만
살고 있음"이라는 팻말을 세우는데요. 이를 보고 검은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게 되고, 이 마을에는 관광객들도
적어지고, 급기야 가게들은 문을 닫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팻말의 문장 아래 "거짓말"이라는 글자가 적히게
되고, 이를 본 검은 고양이들은 누가 그 단어를 썼는지 수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여러 새끼 검은 고양이들 사이에서 흰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고, 결국 '이 마을에는 흰고양이와 검은 고양이가 살고 있음'이란 팻말로 수정을 하게 돼죠. 그리고 마을엔
흰고양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덕분에 검은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더욱 무시를 당하자 결국 마을을 떠나기로 합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흰고양이만 살고 있음"이란 글로 표지판을 바꾸고 마을을 떠나는데요. 이 때 누군가 " 이 마을에는 뚱뚱한 흰고양이만 살고
있음" 이라고 "뚱뚱한"이란 단어를 덧붙입니다. 그 결과 골목을 자리잡던 검은 고양이들이 없음을 알고 쥐들은 "이
마을엔 살찍 흰고양이가 살며 쥐를 잡지 않는다" 란 표지판을 세우고, 마을은 쥐들에게 점령을 당하게 되죠. 이런 식의 내용으로
명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 펼쳐집니다.
책 속의 글자들을 보면 '모두', '누구도' , '마다', "몇몇" 등 여러 단어들이 핑크색으로 강조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단어들은
논리학에서는 '수량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이렇게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제대로 사용해야 생각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기에 우리는
어려서부터 올바른 단어 설정을 하도록 도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재미있는 수학동화를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단어들에
대한 개념도 확실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몇몇 명제들은 헷갈렸거든요. '몇몇은 ~아니다'는 결국 '모든~가 ~하지 않는다'와 같다든가 하는 것들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읽은 후 다양한 예시로 독후활동 할 수 있는 부분을 아이와 함께 하면서 이제는 차츰 그 명제들이
머릿속에 분명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동화는 아이만 볼 것이 아니라 부모인 우리도 함께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좀 더 논리 정연한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담푸스의 수학, 논리 동화 <검은 고양이만 사는 마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