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소피의 세계 1 - 소크라테스에서 갈릴레오까지의 철학 만화로 보는 소피의 세계 1
뱅상 자뷔스 지음, 니코비 그림, 양영란 옮김, 요슈타인 가아더 원작 / 김영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소피. 

본질은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거야. 

(p.47)



어느 날 소피는 발신인을 알 수 없는 편지를 받는다.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수수께끼 같은 철학 수업을 따라 시공간을 넘나드는 모험을 한다. 



소피는 환경 문제를 알리기 위한 시위에 참가하고, 엄마와 대화를 하며 철학이 우리 삶에 녹아있음을 보여준다.


소피 : 네, 기꺼이 검소함 속에서 행복하고, 내가 누군지 명징하게 알면서 살고 싶어요.


엄마 : 그런 거라면, 지금부터 20년 동안 네가 그럴 만한 여건을 갖추게 되면 좋겠구나. 사실 엄마도 오래전부터 그 멋진프로그램을 실천하려 애쓰긴 한다만, 뜻대로 잘 되지 않더라고. 


소피 :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우리 둘이 함께 시도해봐요!

(p.170)



고대 그리스,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저명한 철학자들을 만나고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피는 생각을 확장해 나간다. 현재의 관점으로 대담하게 의견을 말하고, 계속되는 여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최초의 질문도 잊지 않는다.



대화와 그림을 통해 내용 전달이 생생하다. 당당한 소피와 함께하는 철학 모험은 상상력이 돋보이고 흥미진진하다. 책은2권을 예고하며 끝난다. ‘데카르트에서 현대 철학자들까지’ 다루는 2권도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나를 좋아합니다. (p.193)



소설에 대한 23편의 글은 다채롭다. 소설을 쓴다는 것, 어떤 마음으로 소설을 쓰는지, 소설이 써지지 않을 때,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유 등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담고 있다.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면 창작의 고통이 전달되는 것만 같다. 



박민정, 「나는 더 이상 소설을 기다리지 않는다」


글에는 글쓴이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면 글을 쓰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언제나 나란 사람의 부족한 면이 작품으로 이어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이제는 부족함 없이 강하고 세련된 사람이 되겠다는 욕심은 아예 버렸다. 못생긴 작품이어도 쓰자, 그것이 못내 순진한 열정밖에 되지 못할지언정. (p.46)



임현, 「공백의 소설 쓰기」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극복하는 방법은 글을 쓸 수밖에 없다는 아이러니가 인상적이다. 산책, 수영, 청소 등 다른 걸 하더라도 결국엔 써야 한다. 휴식이 필요하지만 휴식 후 다시 해 내야 한다는 것.



최진영, 「입구도 문도 자물쇠도 비밀번호도 없는 시작」


소설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는 ‘인정과 단념’으로 글을 마무리 짓고 나면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한다. 


소설은 나를 변화시킵니다. 소설은 나를 삶의 방향으로 끌어당깁니다. 소설은 나를 형편없음의 늪에서 건져냅니다. 소설을 쓰고 읽으면서 나는 다른 삶을 꿈꿀 수 있습니다. (p.192)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로 다양한 작가의 글을 한 권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품을 읽은 작가가 있어 반가웠고, 작품을 읽고 싶은 작가도 생겼다. 소설가의 고뇌를 알고도 독자로서 좋은 소설을 만나고 싶은 욕심은 버리기 어렵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의 기쁨 혹은 가능성 - 세상의 미로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 지금 필요한 공부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김민형 지음 / 김영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의 미로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 지금 필요한 공부’


수학은 다른 면으로도 세상의 진리와 관련해 일종의 겸손을 가르쳐준다. 거의 40년 동안 수학을 공부한 내게 남은 인생교훈이 있다면 바로 세상사는 어느 것 하나도 결론을 내리기가 너무 어렵다는 사실이다. (p.120)



40년 넘게 수학을 공부한 저자는 수학 이론과 구조가 마치 생태계처럼 복잡하고 불규칙하기 때문에 수학 연구의 현주소를 정리하여 설명하기 어렵지만, 세상에 대한 수학의 영향력은 정말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한다.



1장에서 수식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2장에서는 실제 삶에서 수식이 어떤 편리함을 제공하고 놀라운 역할을 하는지를 알아보고, 3장에서는 20세기 수학사를 이끈 수학계의 인물들을 만나본다. 들어가는 말에서 1장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2장과 3장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1장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언어, 수식

2장 세상의 현상을 이해하는 학문, 수학

3장 수학의 최전선에서 만난 사람들



수학을 다른 학문과 묶어서 살펴보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탄도학과 그 이론이 드러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그림을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그림에서 순간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의 궤적이 그 당시갈릴레오의 최신 탄도학 이론을 반영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문명의 진화 역사에서 예술과 학문의 유기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는 아주 많다. 그러나 아르테미시아가 그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만큼 개념적 혁명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p.105)



수식의 역할과 파급 효과, 그리고 수식이 항상 안정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경직성을 지니고 있어보이지만 수식은 상황과 시대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지수 함수가 들어가는 인구 공식, 도덕성을 자비심과 능력으로 수치화하려는 시도 등 어떤 수식은 특정 주장을 표현하는 문장일 뿐이다.



책 전반의 다양한 그림과 예시는 이해를 돕는다. 수학이라면 두려움이 앞서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친절한 수학 강의이다. 수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역할을 하고 우리에게 어떤 기회까지 확장했는지 조금 엿보고 나니 수식이 더 이상어려운 암호처럼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비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바타는 당신이 그리워하는 그 사람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 요는 어떻게 교감하느냐의 문제죠. 처음에는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요. 거기 있는 것이 내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그냥 그림이며 거짓이라고. 하지만 그 인공지능이 점차 자라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p.91)



얼핏 보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상공간과 물리적인 공간이 혼재하는 세계. 육체가 죽어도 기억을 보존할 수 있는 시대. 


여러 추모 공간들 중 ‘바이앤바이’라는 곳에서 세상을 떠난 이의 아바타를 만날 수 있다. 단순히 과거의 기억만을 가지고있는 게 아닌 새로운 기억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 ‘이후’의 아바타를 만난 ‘김홀’은 혼란스럽다. 겉모습과 목소리가 아내인 것 같지만 대화 중에 미묘한 이질감이 느껴지고 아내를 흉내 내는 아바타는 섬뜩하다. 도망치듯 그 공간에서 빠져나온다.


나는 나와 이후를 흉내 내는 아바타 간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래, 역시 이후는 없는 거야. 이런 식이지. 모두 만들어진 인공적인 존재들. 사이버 스페이스라 부르는 장소에 벌어진 거짓들. (p.137)



처음 바이앤바이에서 헤맬 때 방법을 알려준 소녀 ‘피치’를 통해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다시 마음을 잡는다. 


김홀은 아내의 아바타와 대화하면서 잊고 있던 기억을 하나씩 떠올린다. 아바타는 아내와 점점 비슷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아내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복잡한 심경이다.



바이앤바이 너머 세상을 떠난 이를 실제로 만날 수 있는 다른 공간이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사이버 스페이스 헤븐’이라고도 여겨지는 ‘욘더’. 김홀은 그곳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가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어쩌면 아내와 재회하고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안타까운 이별을 한 이들은 꾸준히 추모 공간으로 간다.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어쩌면 끝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리운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고 싶은 마음에 공감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 - 플뢰르 펠르랭 에세이
플뢰르 펠르랭 지음, 권지현 옮김 / 김영사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이야기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데 바로 그런 이유로 나는 내 사연이 한국의 젊은 여성뿐 아니라 운명을 극복하려는모든 사람에게 나름의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 (p.9)



한국에서 태어난 플뢰르는 생후 6개월에 프랑스로 입양된다. 피부색이 달라서 주목받기 쉬웠기 때문에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서민층 가정에서 자랐지만 출신 계층에 따라 출발점이 천차만별인 프랑스 사회에서 엘리트 계층으로 진입한다.


당시에는 내 피부색보다 사회적 계층 차이가 더 신경이 쓰였다. 나는 항상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느낌으로 살았다.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계층 이탈자’, 즉 다른 사회 계층으로 옮겨간 사람이 된 것 같았다. (p.70)



플뢰르가 문화부 장관일 때 상류층의 특권인 문화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을 한다. 프랑스 국민의 문화생활 통계에 따르면 오페라 공연, 연극 공연, 박물관에 가는 건 부유층이고 빈곤층은 텔레비전을 본다. 모든 캠페인이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승리’도 있었다.


예를 들면 ‘반바지 입고 책 읽기’라는 페스티벌을 기획해 학교, 도서관, 서점 등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여름 방학에 아이들이 책과 가까이 지내도록 했다. 이때 출판사는 물론 수많은 관련 주체와 함께 해변, 레저 센터, 캠핑장, 마트 주차장에야외 도서관을 개관해 아이들에게 책 수천 권을 제공했다. 이 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접한 아이들도 있었다. (p.113)



많은 한국 사람들이 프랑스 장관이 된 플뢰르를 자랑스러워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라 당황스럽고 한국의 환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고 솔직하게 전한다. 


아기일 때 자신을 타국으로 보낸 한국에 대해 플뢰르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자연스러운 기회를 통해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나간다.



한국의 관심은 플뢰르가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자신의 이야기가 ‘운명을 극복하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