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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나를 좋아합니다. (p.193)
소설에 대한 23편의 글은 다채롭다. 소설을 쓴다는 것, 어떤 마음으로 소설을 쓰는지, 소설이 써지지 않을 때,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유 등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담고 있다.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면 창작의 고통이 전달되는 것만 같다.
박민정, 「나는 더 이상 소설을 기다리지 않는다」
글에는 글쓴이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면 글을 쓰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언제나 나란 사람의 부족한 면이 작품으로 이어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이제는 부족함 없이 강하고 세련된 사람이 되겠다는 욕심은 아예 버렸다. 못생긴 작품이어도 쓰자, 그것이 못내 순진한 열정밖에 되지 못할지언정. (p.46)
임현, 「공백의 소설 쓰기」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극복하는 방법은 글을 쓸 수밖에 없다는 아이러니가 인상적이다. 산책, 수영, 청소 등 다른 걸 하더라도 결국엔 써야 한다. 휴식이 필요하지만 휴식 후 다시 해 내야 한다는 것.
최진영, 「입구도 문도 자물쇠도 비밀번호도 없는 시작」
소설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는 ‘인정과 단념’으로 글을 마무리 짓고 나면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한다.
소설은 나를 변화시킵니다. 소설은 나를 삶의 방향으로 끌어당깁니다. 소설은 나를 형편없음의 늪에서 건져냅니다. 소설을 쓰고 읽으면서 나는 다른 삶을 꿈꿀 수 있습니다. (p.192)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로 다양한 작가의 글을 한 권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품을 읽은 작가가 있어 반가웠고, 작품을 읽고 싶은 작가도 생겼다. 소설가의 고뇌를 알고도 독자로서 좋은 소설을 만나고 싶은 욕심은 버리기 어렵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