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먹을수록 죽는다
모비.박미연 외 지음, 함규진 옮김 / 현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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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 종료의 점을 찍어주었달까. 장기적으로 채식주의로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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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 하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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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노 나나미라는 이름은, 고등학교 때 학교 도서관에 꽂혀있던 <로마인 이야기> 이후 10년 만이다. 지금 다시 <로마인 이야기>를 읽는다면 아주 술술 읽힐 것 같은 느낌인데 그 땐 공부도 안하면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읽다 그만둔 그 책을 떠올리면서 그 때 다하지 못했던 완독을 지금 한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상권은 버스 터미널에서 지방 갈 때 읽을 요량으로 구입했고, 곧이어 하권도 마저 구입했는데 상, 하권을 합쳐 9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지면으로도 다 설명하지 못할 만큼 수많은 이야기가 있고 여러 세력들의 격전지였던 중세 지중해 세계의 역사를 시오노 나나미의 안내로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었다.   
 이젠 거의 기억도 나지 않는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사건들을 떠올리면서 마치 시간 여행자라도 된 양 지중해 곳곳을 훑고 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정보는 오직 이 책의 책날개에 적혀있던 간단한 이력을 읽은 게 전부라 거의 아는 게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그가 40여년에 걸쳐 추적한 역사이지만 이 책의 내용이 100% 사실에 의거하는지도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전문지식까지는 요하지 않는 나 같은 (혹은 오직 나 뿐?) 독자는 그의 필력을 빌려 중세를 탐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오노 나나미라도 어쩔 수 없는 치명적인 결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번역의 문제였다. 이 방대한 양의 작품을 번역하려면 번역가에게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이 작품 하나를 번역하기 위해 참고하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매우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독자들에게는 어쩌면 느껴지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턴테이블 튀듯이 지중해 세계를 현실 세계로 돌려놓는 것은 바로 일본식 표현들이었다. 어쩌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아마 시오노 나나미는 이 책을 모국어인 일본어로 집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탈리아에서 그렇게 오래 살았다면 어느 나라 언어로 책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이 책에서 수도없이 등장하는 일본식 표현이나 일본식 문장들 때문인데 사실 그 문장들을 그대로 읽어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될 것은 없지만 일본어를 마치 번역기 돌린 듯해 한국어 문장으로 보기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 게 사실이었다. 흔히 어순이 비슷해 일본어와 한국어가 흡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언어들은 분명 다르다.

  왜 그렇게 느꼈을까 생각해보면 첫번째로 내가 일본어를 공부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민감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두번째로는 원서의 느낌을 살려 직역을 하는 것이 번역가의 스타일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자든 후자든 간에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문득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할 만큼의 일본어 실력이 있는가 생각해보면 참 부끄럽긴 하다 아흙!!ㅠㅠ)

 이런 의견을 공개된 공간에 게시하는 것에 있어 상당히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런 것에 있어 어쨌든 나는 비전문가이고 이 방대한 양의 작품을 번역하느라 애를 쓴 번역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게시하는 이유는 이 책을 읽은 한 명의 독자의견이라고 생각해주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간에 개인적으로는 최근 이탈리아와 조금 관련이 생긴 관계로 약간 더 관심이 생긴, 지중해를 향해 다리를 쭉 뻗은 이탈리아 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중세 논픽션 활극(?)을 감상하느라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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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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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노튼을 처음 만난 건... 글쎄, 내가 인도로 떠나기 전이었으니까 아마도 2004년쯤인가보다.
노튼 시리즈의 1편이 나온 게 그 당시에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일이었으니까 내가 처음 노튼을 만났을 때 노튼이 이 세상 고양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기구독하던 영화잡지에 실린 노튼 시리즈의 광고를 보고 '프로방스에 간 낭만고양이'를 구입한 게 첫 만남이었는데 그 이후로 '파리에 간 고양이'(어쩌다보니 시리즈를 순서대로가 아니라 엉망진창으로 읽게 돼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를 읽게 되었는데 노튼의 동거인 피터의 직업이 광고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쓰던 글쟁이라 그런지 미칠 듯이 톡톡 터지는 위트와 글빨에 정말 압도당했던 기억이 난다. 번역도 잘해주셔서 그렇겠지요만.

인도에 다녀온 후에 따뜻한 방바닥에 등을 지지면서 읽은 책을 또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하면서 밤을 새우던 기억이 난다. 노튼은 그렇게 나에게도 강렬한 인상이었고 그래서 지금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역시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후 재고의 여지 없이 스코티쉬 폴드가 되었다! 

노튼을 떠나보내는 과정에 있던 피터도 그랬지만 지금 내 곁에 있는 동거묘 니키를 생각하면 함께하던 고양이를 떠나보낸다는 건 정말 상상만으로도 너무 힘든 일이지만 1, 2편의 노튼을 안다면 갔지만 갔어도 가지 않은, 영원히 죽지 않을 고양이 노튼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거나 우선은, '파리에 간 고양이'와 '프로방스에 간 낭만고양이'를 먼저 읽을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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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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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메시지일까.
몇 년 전인가... 나름대로 방황하고 힘들었던 이 책을 만났다.
그렇게 될 줄 모르고 샀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어째 인생이 점점 우울하게 굴러가던 시기에 읽게 되었다.

뭐 끊어 끊어 읽어서 사실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을 때의 기억이 나는 건 제목부터도 그래도 살아야 하지 않겠솜? 하는 냄새가 퐁퐁 풍기는데, 이 책을 읽는다는 건 결말을 알면서 그들이 어떻게 결국은 다시 살기로 결정했는지를 납득해가는 과정이랄까. 

읽는 내내 책과는 전혀 상관없는 생각이 머리 속을 지배했다...
닉 혼비=아스날
뭐 그런 거ㅎㅎ

세상 사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들이 있다. 그것들 중에는 정말로 납득할 만한 어려움이 있는가 하면 내 고뿔에 턱도 없는 사소한 이유들로 인해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밑으로 떨어지라는 말 대신 그래도 이 쪽으로 걸어와 단 하루라도 더 살아보려 노력하라는 말이 도덕적으로 옳아서가 아니라 수많은 선택의 여지들 중에 왜 다른 모든 여지들을 고려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비겁한 마지막 단 한 개의 선택을 하려는가.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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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는가 1 - 무량 스님 수행기
무량 지음, 서원 사진 / 열림원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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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저는 외국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와 함께 동행한 책이 바로 이 책이었죠.
두 달간, 쉽지 않은 여행을 하면서 여행을 하는 다른 한국인들도 만날 수 없었고,
한국어도 일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생각에
애초 왜 여행을 시작한 건지도 생각해내지 못하는 채로 모든 용기를 잃고
거의 절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죠.
그럴 때 이 책을 수도없이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흥미로, 그 다음에는 글자 한글자 한글자를 새겨가며 읽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스님의 거짓없는 글...
진리를 찾기 위한 노력...
오직 할 뿐이라는 스님의 자세...
맨 손으로 시작해 모하비 사막에 결국은 한국식 절을 지어내고야 마는 스님의 의지...
생각으로만 멈추지 않고 실천하는 모습...
이 책을 붙잡고 울기도 했고, 희망을 얻기도 했습니다.
주위에 신경써야할, 생각해야할 것들이 사라지고 나니 이 책에서 스님이 얘기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마음을 다시 다잡을 수 있었죠.
숭산 대선사께서 무량스님에게 주신 가르침처럼,
저 역시 여행을 시작했으니 오직 여행을 계속할 뿐이라고...
저는 불자가 아닙니다. 종교와 관련도 없고 아는 것도 없습니다.
단지 그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 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어떤 힘에 이끌려 서점에서 사 버렸죠.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나니, 그 우연이 우연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분에게는 1권에는 스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출가하게된 배경,
그리고 2권에는 태고사 이야기...
불교나 진리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들이라 실망하셨을 수도 있겠지요...
읽는 분이 판단하실 문제니까 충분히 그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무량스님은 현각스님과 다른 분이시고...
[솔직히, 무량스님께서 훨씬 더 가식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코 현각스님을 폄하하려는 발언은 아닙니다만.]
저도 현각스님의 책을 읽어 보았고 가지고 있지만...
그 옛날, 어떤 스님께서 출가하시기 전의 숭산 대선사님께 하셨다는
불교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리는 것이라는 말씀...
잘은 모르지만 그것이 맞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책을, 제가 여행한 나라의 깊은 산에 있는 아름다운 산골마을에 두고 왔습니다.
제게도 여행을 계속할 힘을 준 소중한 책이라 한참을 망설였지만요.
한국인의 흔적이라곤 별로 보이지 않는 그 곳에, 혹시나 저처럼 지친 마음을 끌고 오신 분이 계시다면
스님의 꾸밈없는 이야기들을 보시고 저처럼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거라는 생각에요.
그리고 저는 이 책을 다시 구입할 겁니다.
무량스님을 직접 뵙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나마 참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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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arose 2007-05-24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약간은 놀라울 정도로...저 역시 두 달간, 오지는 아니지만 쉽지 않은 곳으로 여행하면서 무량스님의 스승이신 숭산스님의 삶의 나침반 1권을 가져가서 크게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저보다 훨씬 더 오랜 여행을 할 한 친구에게 건네주고 왔지요. 한국에 오면 다시 살 생각으로...아직 2권을 못읽어 2권만 우선 사두었답니다. 숭산스님 살아생전에 책을 읽고 한번 ”„지 못했음이 못내 아쉬웠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분이 계시다니 무척 반갑다는 맘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