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읽는 기술 - 상대의 겉과 속을 꿰뚫어보는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SBS 스타킹에도 출연을 했었다는 천재 포커 이태혁의 책, 상대의 겉과 속을 꿰뚫어보는 사람을 읽는 기술.

결국 포커라고 하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대단한 심리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자신의 패는 들키지 않으면서 상대의 패를 읽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었는가.

또 습관적으로 하는 패턴이나 주의를 끄는 행동들이 무엇인가를 읽을 수 있는 기술을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류의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고 생각해왔는데

그렇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책의 내용은 흥미진진 - 너무 재미있고 신기했다.

보는내내 어찌나 기록해두고 싶은 것들이 많던지. 당장 내일부터는 누구의 마음이라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들어버렸다. 히히 (선무당이 사람잡을 조짐이 다분;)

 

책 전체적으로는 보통의 평범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대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일상들 속에서

상대방이 대화를 지루해하거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거나, 불안해하거나, 혹은 거짓말을 하려고 하는 등의

상황에서 어떤 눈빛을 보이고 코를 어떻게 하고, 미간을 찌푸리는지 아닌지, 손이나 다리를 어떻게 하는지

수만가지의 패턴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지은이의 전문분야(!)인 포커의 흥미진진한 사례들을 들어가면서 (개인적으로 살짝쿵 세련되고

멋있다고 생각되는-_-) 포커전문용어들과 함께 술술술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책 속에는 마술사나 점쟁이들과 같이 보고싶은대로 혹은 듣고싶은대로 믿게 만들어 버리는 트릭의 귀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마술을 보는 것을 무지 좋아하는 편인데

항상 '미친 집중력을 발휘하여 트릭을 읽어내버리고 말겠어!!' 하는 생각으로 보지만,

'한번만' '다시 한번만' 보여달라는 말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집중력이 바닥이 나고 자존심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트릭은 커녕, 보면 볼 수록 신기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아버렸다.

일명 맥거핀MacBuffin이라고 하는 것. 이것은 관객이 영화의 줄거리를 집중해서 따라가면서

(내가 마술에서 그렇듯이) 엉뚱한 것에 집중하게 만들어서 계속해서 헛다리 짚게 만드는 속임수이다.

영화 초반에는 정말 핵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하도록 무언가를 툭. 던져놓고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결과적으로 극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사실은 줄거리나 결말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것임이 밝혀지는 것이다.

책에서는 <미션 임파서블3>에서의 '토끼발'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나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중에 3편을 제일 재미있게 봤었는데, 볼때마다 토끼발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정말 소모적인 집중력을 최고로 끌어올리곤 했었다 -_- 난 도대체 멍미

어찌됐든 이렇듯, 핵심이 아닌 엉뚱한 곳에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맥거핀에 의해서 계속해서 헛다리만 짚거나

괜한 것에 집중하고 있다가 뒤통수 맞게 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것.

 

- 흔히 손가락만 보지 말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손가락이 아예 엉뚱한 곳을 가리키고 있을 가능성을 잊어선 안 된다.

 손가락 자체가 '토끼발'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손가락도 보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도 보고, 손가락이 가리키지 않는 동서남북 전후좌우까지 다 살펴라.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p.25)

 

이런 소재의 책들은 보다보면, 왠지 했던 얘기 또나오고 또나오고, 아니면

내가 이미 다 알고있는 것 같은 얘기들이 자꾸만 반복되고 강조하는 것만 같아서 왠지 모르게

지루해지거나 거부감이 들게 되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반면, 요 책에서는

단편 단편의 이야기가 짤막하게 진행되고 또 흥미로운 사례들을 적절히 드는 것도 그렇고

사진이나 그림으로 사람의 표정, 행동을 설명해 주는 것들이 이해하기도 쉽고 괜히 혼자서 허공을 보고

그 표정을 따라해보거나 하는 등의 집중도를 높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좋았다.

 

당장 내일부터 지하철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한번 읽어보아야겠어.

물론 내 얼굴은 포커페이스 유지. 하하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 FC 바르셀로나의 성공 전략
페란 소리아노 지음, 강민채 옮김 / 잠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공은 우연히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최고의 팀이 있기까지, 그리고 그 팀이 우승을 하고 승승장구하는 그 모든 것들은 단순히 우연하게 운이 좋아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분석과 노력과 피와 땀과 (그리고 무시못할, 어마어마한)자본의 투자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화려하고 멋지게만 보이는 축구 그 이면의 또다른 이야기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시즌이 시즌이니 만큼, 월드컵이 한창인 이 때에 딱 어울리는 책이었지 싶다.

일반사람들은 관심갖고 살피지 않으면 거의 알 수 없을 연봉협상이나, 팀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선수,

그들을 지지해주는 팬과 서포터들, 그리고 구단주, 돈만 있으면 팀 자체가 흥하고 패할수 있다는 놀라움,

또 우리는 종종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기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고 말하곤 하지만

경기만큼은 반드시 - 이겨야 한다는 사실들 등등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축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차없이 깨트릴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지은이가 왕년에 부사장을 역임했던  FC 바르셀로나라고 하는 스페인 프로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유럽에서의 축구는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스포츠, 그 이상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나만하더라도 월드컵이나 한일친선경기 정도가 아니라면 축구경기를 시간까지 체크해가면서 볼 정도로

열의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월드컵때에만 그 축제 분위기에 신이나서 얼쑤얼쑤 하는 게

조금은 민망하기도 하고 축구골수팬들께 왠지 -물 흐리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하다;)

책 중간에는 미국에서 축구를 관람하는 것을 유럽에서의 그것과 얼마나 다른지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왠지 우리나라도 유럽보다는 미국의 분위기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리그 파이널 정도 되는 경기라면 야구로 따지자면 한국시리즈 3차전정도로 생각될 수 있는

최고의 팀들이 박빙의 승부를 보여줄 시즌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미국에서는 팬(이라기보다는 관중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은 둘째치고

벤치의 팀 감독들조차도 결승전이 치러지는 내내 불안이나 이기고자하는 열망의 기운을 전혀 내비치지 않는다는 것.

조금은 기운빠지는 일일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결승전에서 이긴팀이 팔짝팔짝 뛰면서 기뻐하는 것도

패한 팀이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숙인 채로 퇴장하는 것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저 그들에게 축구경기는 단순한 오락이자 그냥 스포츠경기일 뿐이라고.

 

책에서는 전체적으로 경제학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축구도 다른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크기를 보고, 경쟁상대를 보고, 필드를 보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여느 사업들과 축구를 비교하면서 결코 축구가 그것들과 같지는 않음을 강조하는데

그 다섯가지는 다음과 같다.

 

- 경기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리고 항상 이겨야 한다. 누구도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지는 게 축구판의 룰이다.

- 평가는 매주 이루어진다.

- 평가는 공개적으로 행해진다. 이를 어항경영 Fishbowl Management이라고도 한다.

- 선수들. 축구 선수들은 젊고 몸값이 비싸다. 그들은 어린 나이부터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선수들을 다루기는 상당히 어렵다. 선수들은 구단의 주요 자산이기 때문에,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동시에 사고팔 수 있는 자산으로 다루어야 한다.

- 성공의 크기, 바꿔 말해 구단주나 감독이 원하는 것. 성공은 경기 결과로 평가된다. (p.77)

 

어쩌면 우리도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보는내내 '아아 맞아, 축구는 이렇지'

'그래서 그런식으로 돌아가게 되는구나'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

새벽에 잠 안자고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를 보면서 이 책을 보고 있었는데, 스타성 있고 실력도 좋은

선수들을 보면서 예전처럼 마냥 동경의 대상이 아닌 '얼마로 구단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또는

'그가 그렇게 들어오게 됨으로써 시장에는 어떤 파도가 일어났을까' 하고 어렴풋이 생각하면서

나혼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를 보게 되는 걸 보면, 학습이 제대로 된 것 같기도 하다. 하하하;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전세계인의 스포츠인 축구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사이드 시드니
류수연.김홍기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호주의 시드니 하면,

그저 오페라 하우스나 하버브릿지를 떠올리고, 또 1년을 나갔다온 내친구 Mya가 생각날 뿐이었는데

요 <서니사이드 시드니> 책을 덮고 난 지금은 오만가지 장소와 음식과 배경들과

글 속 10년지기 연인에서 결혼에 골인한 Jjindy와 Honky의 추억들까지도 내 추억인것마냥 새록새록 떠오른다.

왜 내가 두근두근거리는거니!

 

우선은, 아침일찍 일어나 왓슨 베이에 가서 넓고 깨끗한 모래사장에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유유자적 떠있는 배들과, 간간히 보이는 기운 좋은, 와일드한 서핑 보이들의 파도타기를 바라보며

'트리오 Trio'에서 푸짐한 아침메뉴와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프라텔리 파라다이스 Fratelli Paradiso'에서 입안을 살살 녹이는 칼라마리 튀김과

파스타 소스가 적절하게 들어간 송아지 라비올리, 아님 리코타 치즈케익? 아아아 아침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그렇게 배를 든든하게 채운 다음에는 슬슬 값싸고 손때묻고 골동품스러운 것들이 즐비한 뉴타운쪽으로 가볼까나

그 중에서도 '굴드 북 아케이드 Gould's book Arcade' 완전 너무너무 가고싶은 거돠.

책을 좋아하는 내가! 책냄새에 환장하는 내가! 어찌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헤헤

거대한 공장처럼 양 옆으로 가득 쌓여있는 책들 사이에서 내가 보고픈 책들 골라골라도 저렴하니까 ♡ 대박!!

그러고서 책 좀 사고, '에어리얼 북 셀러 Ariel Book Seller'에서 김방구씨에게 쓸 편지지나 엽서도

예쁜 걸로 사고, 아니면 Mya에게 선물 할 아기자기한 소품을 하나 사는 것도 괜찮겠다.

이제 쫌 걸어다녔으면 살짝 배고프니까 '스파클 컵케이커리 Sparkle Cupcakery'에서 내가 좋아하는

핑크색으로 데코되어있는 컵케이크 사먹어야지! 포장도 예쁘게 잘해주니까 룸메이트(?)를 위해

조금 싸 가는것도 괜찮겠다 이히히히

근데 또 너무 예쁘게 생겨서 먹기 아까워할 것 같은데... 이러다가도 또 먹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냠냠냠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쇼핑을 한번 해 주러 가야겠지?

뭐니뭐니해도 쇼핑의 시작은 시티 CBD의 '피트 스트리트 몰'이나 '그레이스 브라더스'같은 백화점에서

해줘야겠지 ^,^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셀러브리티들은 꼭꼭 들른다는 핫 스폿은 한 곳도 놓치지 않겠어.

힘들 때면 글 속에서 Jjindy가 그랬던 것처럼 시티 CBD 중심에 위치한 타운홀 계단에 앉아서

조용히 사람 지나가는거 구경만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

아 그리고 '펠레 중고 디자이너 신발숍 Pelle recycled designer footwear'에도 꼭 가줘야지

특이하게 생긴 신발들 구경하고 신어도 보고, 또 운이 좋으면 아주 멋진 명품 신발들도 싼값에 살 수 있다니...

또 엣지있는 주인 아주머니와의 유쾌한 만남도 그렇고 +_+ 기대된다 냐하하하

 

아아 - 이제 또, 어느정도 돌아다녔으니 슬슬 배가 고플 시간이로구나 ㅋㅋㅋ

맛집들이 저 멀리 100m정도 줄을 서 있는데 어디가서 먹을까 고민고민하다가 내가 선택한 곳은

바다를 마주보며 여유롭게 시드니 최고의 해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보트하우스 Boathouse' 당첨!

사실, Honky처럼 카레를 무지무지 좋아하는 내가, '르 부카라 Le Bukhara'와 끝까지 저울질 했었다는 건

굳이 부인하지 않겠소. 끄응, 바삭바삭한 난과 함께 먹는 모리서스 맥주인 피닉스 등등

생각만해도 군침도는 그것들도 좋지만, 그래도 쇼핑을 하고 났으니, 조금은 여유롭게 바다를 보면서

해산물을 먹는것도! 아아 - 일품이지않겠는가 ♡

 

그리고 슬슬 느즈막한 오후가 될 때 즈음에는 설렁 설렁~ 걸으면서 '리틀 캔들숍 The Little candle Shop'에서

아로마향 나는 색깔별로 너무 예쁜 초들을 선물용으로 몇 개 사고, 또 '데우스 Deus'에서 아빠가 좋아할만한

멋진 헬멧이나 화려한 바이크 바지, 아니면 조그만한 클래식한 디자인 모형을 사야지! 아빠가 좋아하시겠다!!

아 맞다맞다, '하비코 Hobbyco'에 들러서 승준이나 승수 형제를 위한 멋진 자동차 모형도 잊지말아야지.

 

암튼 그러다가 '아즈마 Azuma'에 들러서 깔끔하고 화려한 스시 벤토를 하나 사가지고

너른 돗자리랑 쿠션 하나 가지고 밍기적 밍기적 '문라이트 시네마 Moonlight Cinema'로 향해야겠다.

잔디밭 위 돗자리에 누워서 재미있게 영화보고 도시락 까먹고, 괜찮다면 호주의 대표 맥주로,

약 30퍼센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따는 빅토리아(VB. Victoria Bitter)를 마시는 것도 괜찮겠군!

그렇게 기분 좋게 영화 한 편 때리고나서는 또 좀 쉬어줬으니 젊은이들의 메카로 가서 좀 흔들어줘야겠지?

'킹스크로스 Kingscross'의 내 숙소 근처에서 현지인들, 아니면 나같은 배낭족들과 함께

한 데 어울어져서 마시고 흔들고 즐기고 하고 싶구나 ♬ 꺄오~

그러다가도 밤이 너무 길어서 심심하면 '킹핀 볼링 라운지 Kingpin Bowling lounge'에 가서 볼링 한 판!

또 많이 움직였으니까 출출함을 달랠 겸, '해리스 카페 드 휠 Harry's cafe de wheelw'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 문제의 핫도그를 하나 뜯어줘야지! 아아아 정말 맛있겠따 ㅠㅡㅠ

 

 

좋았어! 모든 계획은 다 세워졌고, 이제 떠나기만 하면 돼!!

....끌끌끌 더 우울해졌다 아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욕에서 꼭 봐야 할 100점의 명화
디나 맥도널드 외 지음, 송연승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아주 예전에 (요즘처럼 이렇게 책을 많이? 읽기 전에) 우연히 서점에 가게 됐었는데

정확히 제목은 기억 나지 않지만, 그림에 관한 책을 1시간 넘게 그 자리에 서서 다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그런데 그때 그렇게 재미있게 미친 집중력을 발휘해서 읽어놓고도 그 이후로 단 한번도

그림에 관한 책을 일부러 찾아서도, 우연히도 읽은 적이 없는 걸 보면. 그닥 내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없는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된 요 <뉴욕에서 꼭 봐야 할 100점의 명화>

웬걸 +____+ 완전 재미있어!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예술의 도시 중 하나인 뉴욕에 있는 유명 미술관들을 하나하나 관람하며

돌아다니는 듯한 기분을 주어, 질리지 않고 기분 좋게 전문가의 흥미롭고 깔끔한 해설까지 겹쳐져서

한 장 한 장을 넘기고 있노라면, 정말 화가의 그림을 그리고 있던 그 시대에,

그게 아니라면 아예 뉴욕에 있는 그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고있는 듯한 기분에 황홀해지기까지 한다.

 

예술이나 미술, 명화, 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편견 비슷한 게 내 마음 속 어딘가에 있었어서 그랬던 것 인지는 몰라도

살짝쿵 요런 책들은 보기도 전부터 꺼려지곤 했었는데. 사실은 이렇듯 요 책에서처럼

지루하지 않게 그림 하나에 한 장을 할애하여 짤막하고 요점만 간단 간단하게 설명하며 진행하는 것은

그림을 잘 알지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림과 친해질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뉴욕의 브룩클린 미술관부터 시작하여, 클로이스터스, 프릭 컬렉션, 구겐하임,

미국 히스패닉 소사이어트, 메트로폴리탄, MoMA, 노이에 갤러리 뉴욕, 휘트니 등등

유명 미술관을 통째로 관람하며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마지막장을 덮으며 아쉬워하게 된다.

 

'명화'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쪽으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는 나로써는 생전 처음보는 화가에, 작품들도 있고

또 조금은 익숙해서 반갑기까지 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든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라든지

고갱의 <라 오라나 마리아> 같은 (나까지 알고있을정도로) 너무너무 유명한 것들도 있더라.

하지만 어디선가 본 적이있는 그림이라고 할지라도 그림 속 주인공에 관한 뒷이야기나 그림의 탄생배경,

화가의 이야기들은 전혀 알고있지 않아서인지... 그것들을 모두 보고 듣고난 이후로는 또 그림을 다시 보게 되는.

어쩌면 이렇게 점점 그림 자체의 매력에 빨려드는 것 같은 기분마저도 들더라 '-' 뿌듯하고 기뻤어!

 

개인적으로 재미있거나 좋았던 그림들도 몇 개 있어서 플래그로 표시를 해 두었는데,

그림 자체가 사진처럼 너무 두드러지고, 커튼이나 번쩍이는 벨벳소재를 너무나도 섬세하게 잘 표현해서

내 눈을 사로잡았던 한스 홀바인 디 영거의 <토머스 모어 경> 초상화도 그렇고,

점잖게 월계관을 쓰고 있는 심각한 표정의 여인과, 순백의 어깨에 우아한 고혹적인 드레스를 입고 관람자에게는

등을 내보이고있는 (월계관의 그녀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보이는) 금발의 여인 사이에서

다리에 상처를 입은 채 피를 흘리며, 금발의 여인에게서 월계관 여인에게로 도망치는 듯한 포즈를 보이는

남자의 모습을 담고 있는 파올로 베로네세의 <선과 악의 선택>. 아마도 월계관 여인이 선이고, 금발의 여인이 악인듯.

단순한(어쩌면 절대로 단순하지 않은) 그림 한장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그 모습에서 정말이지

눈을 뗄 수가 없더라. 후후훗

아무튼 이 그림들 말고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다못해 엽서로라도 소장하고 싶은 그림들이 너무 많았는데

어딘가에라도 적어두고는 두고두고 봐야지, 하는 마음까지 들게 하더라.

내 기필코 죽기 전에 뉴욕에 있는 미술관에가서 꼬옥 실물로 확인하리라! 마음 먹었지 음하하하하

 

처음에는 그림 한장을 가지고 질질 끌며 이얘기 저얘기 하지 않고 깔끔하게 설명을 하고 넘어가는게 맘에 들었는데

읽다보니, 그림 하나를 설명하면서 이 얘기 저얘기가 살짝씩 나오는데도, 그 살짝이 아쉬워서

조금은 더 자세하게 나왔으면... 아니면 간혹 작품의 제목만 등장하는 그림들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들이 있었다. 그마만큼 더 몰입하고 싶고 그림에 대해(아니면 화가에 대해) 더 알고싶었던 거겠지?

 

나 자신도 이렇게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쩌면 숨어있던 나의 흥미를 끄집어내준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 시리즈로 나와있는 세계 다른 나라의 박물관에 있는 작품들에 관한 책들도 보고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의 백과사전 - 광수의 뿔난 생각
박광수 글.그림 / 홍익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광수의 뿔난 생각, 악마의 백과사전.

 

우리들의 신뽀리의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모습들로, 잔잔하게 감동을 줬던 광수생각으로

우리들에게 유명한 만화가 박광수씨가 조금은 솔직하고 또 조금은 대담하게

어휘들을 작가 나름대로 해석하고 풀어나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 정도로 따지자면 예전에 혜림언니에게 선물받아서 읽었던 <나쁜 광수 생각>보다는 훨씬

대담성이랄까 그런게 떨어지지만, 그래도 정도껏 솔직하고 19금이 아닌것이 내게는

요정도가 더 잘맞는 듯 했음!

 

기역부터 히읗까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사전처럼 구성이 되어있고,

중간 중간에 적절한 카툰과 이런저런 박광수씨의 개인적인 이야기, 명언, 어휘 설명들을 보면서

아. 정말 책 구성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얘기를 꺼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예전의 <나쁜 광수 생각>도 이런식의 구성이라면

책이 몇백페이지가 넘어가더라도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다고 느꼈던 게 솔직한 심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식의 에세이라면 나도 한번쯤 죽기전에 펴내보고 싶다는 욕심까지 들 정도로,

책 자체는 너무 예쁘고 지루할 틈 없는 구성으로 짜여져 있는 듯 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을 사전적인 의미와 함께 예문, 그 단어를 활용한 속담이나 명언,

그리고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작가 나름대로의 정의가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그, 작가 나름대로의 정의라는 것이 어쩌면 그렇게도 공감가도록 설명하고 있는지

고개가 끄덕거려지기도 하고, '이렇게 솔직하게 써놔도 괜찮은거야?' 싶기도 하고 . . . 여튼 재미있다.

그 중 인상적이거나 재미있었던 몇 가지에 대해 거론해보자면

 

리더십(leadership)은 [한 집단의 우두머리가 반드시 지녀야 할 미덕에 대해,

이론가들이 책에 저마다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잡소리]이고

번데기(chrysalis)는 [살아서는 비단 옷감으로, 죽어서는 술안주로, 장르를 넘나들며 인간에게 몸 바쳐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희생정신 만땅의 생물.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다가 큰 코 다친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난 뒤로 애주가들이 기피하는 바람에

골뱅이한테 술안주의 왕좌를 내주고 절치부심하고 있음.] ㅋㅋㅋ작가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있다.

우정(友情, friendship)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분명히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나 명문화하는 걸 두려워한다.] 왠지 공감은 하지만 살짝쿵 씁쓸하기도.

후회(後悔, regret)는 [아무리 일찍 해도 너무 늦어버린 과거의 잘못.

'후회'할 때는 땅을 치지만 '반성'할 때는 가슴을 친다는 점에서 다르다.

반성을 거듭하면 발전을 기약할 수 있지만 후회를 반복하면 바보 취급을 당할 수 있으니

너무 잦은 후회는 인생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흐음 . . .

 

 

어느 사람들처럼 일상의 무게에 짓눌려 지지고 볶고 살아가는 내게도,

인간관계를 맺어나가는 데 있어 한 가지 명확한 기준이 있다.

그건 처음 간 식당의 종업원에게 함부로 반말을 내뱉는 인간하고는

상종을 하지 않겠다는 철칙이다. (p.185)

 

초심을 잃지 않고 사는 마음이

우리들 보통사람을 진정한 성공자로 만드는 원칙은 똑같다.

<처음처럼>은 소주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p.186)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찻잔의 차는 반을 마셔도 향기는 그대로다'의 뜻을 가진

다반향초(茶半香初) 같은 사람과 마주 앉아서

진짜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다. (p.238)
 


 

내가 좋아라하는 책에 대해서는 뭐라고 정의해놓았는가 보니,

[글자를 깨알같이 수놓은 수면제. 그밖에도 베개, 라면냄비 받침대, 화가 날 때 돌멩이나 야구공 대신,

처음 만난 여인에게는 유식함을 나타내는 액세서리로, 아무튼 종이로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용도가 다양한 물건이다.

하지만 역시 참삶의 길을 묻는 자에게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의 본래 목적으로 사용할 때 제일 좋은 것.]

옳소, 옳소 ^____^ 히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