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 FC 바르셀로나의 성공 전략
페란 소리아노 지음, 강민채 옮김 / 잠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공은 우연히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최고의 팀이 있기까지, 그리고 그 팀이 우승을 하고 승승장구하는 그 모든 것들은 단순히 우연하게 운이 좋아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분석과 노력과 피와 땀과 (그리고 무시못할, 어마어마한)자본의 투자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화려하고 멋지게만 보이는 축구 그 이면의 또다른 이야기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시즌이 시즌이니 만큼, 월드컵이 한창인 이 때에 딱 어울리는 책이었지 싶다.

일반사람들은 관심갖고 살피지 않으면 거의 알 수 없을 연봉협상이나, 팀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선수,

그들을 지지해주는 팬과 서포터들, 그리고 구단주, 돈만 있으면 팀 자체가 흥하고 패할수 있다는 놀라움,

또 우리는 종종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기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고 말하곤 하지만

경기만큼은 반드시 - 이겨야 한다는 사실들 등등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축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차없이 깨트릴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지은이가 왕년에 부사장을 역임했던  FC 바르셀로나라고 하는 스페인 프로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유럽에서의 축구는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스포츠, 그 이상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나만하더라도 월드컵이나 한일친선경기 정도가 아니라면 축구경기를 시간까지 체크해가면서 볼 정도로

열의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월드컵때에만 그 축제 분위기에 신이나서 얼쑤얼쑤 하는 게

조금은 민망하기도 하고 축구골수팬들께 왠지 -물 흐리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하다;)

책 중간에는 미국에서 축구를 관람하는 것을 유럽에서의 그것과 얼마나 다른지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왠지 우리나라도 유럽보다는 미국의 분위기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리그 파이널 정도 되는 경기라면 야구로 따지자면 한국시리즈 3차전정도로 생각될 수 있는

최고의 팀들이 박빙의 승부를 보여줄 시즌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미국에서는 팬(이라기보다는 관중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은 둘째치고

벤치의 팀 감독들조차도 결승전이 치러지는 내내 불안이나 이기고자하는 열망의 기운을 전혀 내비치지 않는다는 것.

조금은 기운빠지는 일일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결승전에서 이긴팀이 팔짝팔짝 뛰면서 기뻐하는 것도

패한 팀이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숙인 채로 퇴장하는 것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저 그들에게 축구경기는 단순한 오락이자 그냥 스포츠경기일 뿐이라고.

 

책에서는 전체적으로 경제학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축구도 다른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크기를 보고, 경쟁상대를 보고, 필드를 보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여느 사업들과 축구를 비교하면서 결코 축구가 그것들과 같지는 않음을 강조하는데

그 다섯가지는 다음과 같다.

 

- 경기장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리고 항상 이겨야 한다. 누구도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지는 게 축구판의 룰이다.

- 평가는 매주 이루어진다.

- 평가는 공개적으로 행해진다. 이를 어항경영 Fishbowl Management이라고도 한다.

- 선수들. 축구 선수들은 젊고 몸값이 비싸다. 그들은 어린 나이부터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선수들을 다루기는 상당히 어렵다. 선수들은 구단의 주요 자산이기 때문에,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동시에 사고팔 수 있는 자산으로 다루어야 한다.

- 성공의 크기, 바꿔 말해 구단주나 감독이 원하는 것. 성공은 경기 결과로 평가된다. (p.77)

 

어쩌면 우리도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보는내내 '아아 맞아, 축구는 이렇지'

'그래서 그런식으로 돌아가게 되는구나'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

새벽에 잠 안자고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를 보면서 이 책을 보고 있었는데, 스타성 있고 실력도 좋은

선수들을 보면서 예전처럼 마냥 동경의 대상이 아닌 '얼마로 구단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또는

'그가 그렇게 들어오게 됨으로써 시장에는 어떤 파도가 일어났을까' 하고 어렴풋이 생각하면서

나혼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를 보게 되는 걸 보면, 학습이 제대로 된 것 같기도 하다. 하하하;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전세계인의 스포츠인 축구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