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 - 뇌를 설계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
비오리카 마리안 지음, 신견식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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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여러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여러 외국어 학습에 대한 그 무엇이든지 궁금해진다. 교재부터 학습법, 심지어 나와 같은 학습자를 만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이것 말고도 다중언어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부분은 또 있었다. '다중언어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단순히 외국어 하나를 혹은 그 이상을 배우는 것 정도의 외면으로만 비칠 수 있는 이 행위는 내가 지극히 공감하는 그 명언,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말에 근거해 보자면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나름의 성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시 상기하건대 언어는 하나의 세계이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이중언어 혹은 다중언어 학습과 구사가 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에게 그리고 그러한 인간들이 구성하는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던 비오리카 마리안은 루마니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면서 러시아어, 영어, 미국수어, 광둥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폴란드어, 스페인어, 태국어, 우크라이나어 등 구사할 줄 아는 다중언어 학습자인 동시에 [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의 저자이기도 하다.

다중언어학습 구사는 개인의 호기심 차원의 영역이 아니라 현재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가 차원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다문화 가정이라든가, 한나라의 공용어 차용 문제는 그저 언어 한두 개 학습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통합, 안정, 유지 차원에서 중요한 일인 것이다.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다중언어학습, 구사와 연결된 개인에게서는 특이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개인의 '시간'과 묶여있고, '스탠스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11세 아동이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영어를 사용하며 친구들과 공원,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 유년 시절을 경험했다면 그 친구는 그 시기의 경험, 친구들, 유년기를 떠올 리 때마다 영어로 더 잘 표현할 것이며, 영어를 사용할 때마다 그 시절을 더 쉽게 기억해 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중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개인에게서 그중 한 언어는 어느 특정한 시간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2외국어를 쓰는 일보다 모국어 사용은 확실히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호소와 요구를 하는 상황에서 그 안에 내재된 더욱더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와 반대로 제2외국어 사용은 좀 더 차분하고 냉철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도덕적, 논리적, 재정적, 합리적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외국어 효과'라고 한다.

"여러 외국어를 어떻게 다 할 줄 아세요?"는 다중언어학습, 구사자가 흔히 듣는 질문 일수 있다. 여기에는 그렇게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언어학습의 선순환'이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언어와 학습은 상호 강화 패턴으로 함께 움직이고 발전하는데 다른 언어를 배우고 아는 것은 또 다른 언어를 익히는 데 도움을 주고, 한 언어를 깊이 공부하면 할수록 다른 언어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는 것이다. 인식하고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늘어날수록 언어학습 확장 속도는 더 가속화된다.

이 책은 다중언어학습과 인간의 인지, 심리적인 측면과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어떤 특정한 언어를 뛰어넘어 다개국어를 하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사회과학적 관찰에 대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언어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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