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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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무라카미하루키 #DSM #재즈 #아티스트 #데이비드스톤마틴의멋진세계

나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재즈에 입문했다. 무엇을 어떻게 들을까 고민하다가 마침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 가이드가 되어 주었다. 스무 살 때는 소설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났다면 이제는 에세이로 그와 만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오래전부터 재즈를 즐겨듣고 좋아하는 음반들을 수집해 온 것으로 보인다. 직접 집을 방문한다면 어마어마한 보물창고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을 테고 대신 그가 이번에 낸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를 통해 그의 기호와 취향을 엿보고자 한다.

우선, 궁금하지 않은가?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에서 데이비드 스톤 마틴은 분명 이름 같은데 누구인 걸까?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인데 '평생을 걸쳐 광범위한 레코드 재킷' 디자인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스톤 마틴이 디자인한 하루키의 소장품을 컬러풀한 그림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차례에는 DSM(무라카미 하루키는 데이비드 스톤 마틴을 가리켜 이렇게 표기했다)과 작업한 재즈 아티스트들이 나열되어 있다. 내 눈에 몇 명 익숙한, 낯익은 이름들이 보인다. 찰리 파커, 스탠 게츠, 레스터 영, 카운트 베이시 등등등.

찰리 파커는 알토 색소폰 연주자이다. 그는 비밥의 상징이었는데 별명이 '버드'였다고 한다. DSM은 이런 그의 특징을 잘 살려 재킷에다 표현하고 있다. 아! 이제 알겠다. 눈치챘다. 어느 앨범 재킷을 보고 그 속에 색소폰과 새 그림이 있다면 그것은 '찰리 파커'를 암시한다는 것을!

스탠 게츠는 빅밴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쿨재즈 연주자로 알려졌다는데, 내가 스탠 게츠를 만난 건 보사노바를 통해서였다. 그는 잠깐 연주한 장르라지만, 나에게 주앙 질베르토와의 듀엣은 꽤나 인상 깊었다. 내가 그동안 보사노바가 쿨재즈에 속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이 둘은 별개의 것인지 모르겠지만, DSM이 그린 스탠 게츠의 앨범 재킷을 통해서 나는 스탠 게츠가 쿨재즈 출신임을 알게 되었다. 출신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걸까. 아무튼 일정 부분 몸담고 있었던 점은 분명한 듯! 눈에 띌만한 앨범 재킷은 한인물을 가지고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혹은 두 인물을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내면, 그의 연주에는 이렇게 쿨함과 핫함이 공존하고 있어 아마도 그것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무라카미는 그렇게 추측하고 있었다.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 책을 읽으면 우리는 DSM이라는 재킷 앨범 전문가가 존재했었다는 사실 외에도, 그가 남긴 작품들을 통해, 늘 예술가와 함께 했던 그의 세계를 알 수 있다. 수많은 '그'를 그려준 DSM 때로는 아기자기하게, 때로는 친구의 초상화를 그리듯, 때로는 거리의 풍경을, 때로는 소소한 일상을, 또 때로는 '그'의 냉정과 열정을 그려내고자 했다. 그래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세계를 두고 다름 아닌 '멋진 세계'라고 하였나 보다. 이 세계를 멋진 글로 묶은 [데이비드 스톤 마틴의 멋진 세계]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재즈'를 얼마나 무한 애정하는지 보여준다. 그렇게 나는 그를 통해서 멋진 세계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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