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6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유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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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인간은 진리, 죽음, 자유, 시간 등에 대해 생각한다. 2500년이나 된 유서 깊은 철학에서 이미 오래전 선배들은 이 심오한 문제들에 고착했었다. AI가 움직이고 일하는 시대에 아직도 그 질문은 유효할까 싶지마는, 적어도 우리는 그들이 고뇌했던 문제에 대한 사유방식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철학은 오류나 거짓을 드러내고 진리를 찾는 방식으로서 존재한다.

국내에 많은 철학 입문서, 쉽게 쓰인 철학 교양서들이 있을 테지만, 나는 이번에는 스페인 저자의 관점에서 철학사를 안내받고 싶었다. 그동안의 철학사에서는 기술되지 않아 몰랐던 어떤 스페인 철학자라도 알게 된다면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를 만난 소득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페르난도 사바테르는 30년 이상을 철학교육에 몸담아온 철학과 교수이다. 그의 소개란에는 많은 공로상과 훈장 수여 이력이 눈에 띈다. 제목에서 이미 책의 콘셉트를 눈치챘다마는, 일부 철학자 소개마다 그들의 얼굴과 모습이 있는 구성(입문자들에게 철학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친근함 높이고)이나 쉽게 읽히는 이야기(이해하기 쉬움) 등. 이 책의 기획의도가 궁금하여 찾아보니 출판사에서는 그 누구보다 전문성이 있는 있었던 그에게 어렵고, 딱딱한, 대학 강의에서나 들을법한 복잡하고 심오한 철학사가 아닌, 기억나는 대로 자유롭게 풀어써 준 쉬운 철학사 집필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정말 쉽게 쓰여 술술 읽히는 책이라 철학/철학사에 관심 있는 비전공자,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인간은 젊어서는 자신의 욕구의 확장에 관심을 갖는다. 조금 더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 인생에 있어서 점차 하나둘씩 욕심을 줄이고 절제와 자제의 의미를 알아가게 된다. 내 요즘 관심도 거대한 철학자를 지나 에피쿠로스 학파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흔히 철학과 현실을 분리해 생각하기 쉬운데 아직도 우리 주변에 성형중독에 빠지고, 금이 탐나 남의 물건을 훔치고, 하루만 살 것처럼 돈과 권력에 있어 과시욕으로 점철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에피쿠로스 편에 따르면 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잘 돌보지 못한 결과이다. 인간의 삶은 아무런 경계나 방해 없는 온전한 자신의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반면, 인간이기에 수반되는 정념, 끝없는 욕망, 과장적 욕구 등이 그 속에 녹아있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에피쿠로스학파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삶을 항상 숙고하고, 삶을 경계하며 조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에서 처음 알게 된 스페인 철학자는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이다. 마드리드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공부하고 다시 스페인에서 활동하였다고 한다. 그의 삶을 짧게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서 자유, 개혁, 활발한 정치, 공화적 수립 지지- 이런 단어들이 엿보인다. 어떤 삶을 추구했는지 알 수 있을법하다가 스페인 내전 중 망명, 이후 프랑코 정권에 대해서 침묵,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표현에서 살짝 인간의 모순성을 느꼈다.

이 책의 저자는 가세트의 사유와 그가 생각한 이성을 세속적이며, 추상적이지 않은 것이라 말한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몰두한 문제는 관념과 신념의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관념은 우리가 만들어내고 소유하는 것, 신념은 믿고,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 오르테가의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은 [대중의 반역]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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