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관광지로서 TV에서 보이는 영국의 모습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오래되고 낡은 것도 멋이 되는 나라. 손때묻은 집 앞 빨간 우체통, 갑작스러운 비에 걸음을 재촉하는 바바리코트를 입은 사람들. 벤치에 앉아 책 보는 모습, 줄지어 늘어선 고서점의 아늑한 풍경들... 다양한 영상으로부터 내가 얻은 영국에 대한 이미지들이다. 기회가 되면 꼭 여행하고 싶은 나라이다.
역사를 알고 가면 더 재밌는 여행.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역사책을 읽는다. [교양 있는 여행자를 위한 내 손안의 영국사]는 딱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너무 두껍지 않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을 만한 부담 없는 크기, 어느 특정 시대, 하나의 사건이 지나치게 길지 않아 그래서 지루하지 않은, 적당히 짤막하고 잘 정리된 내용 -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말 그대로 여행자를 위한 것이다.
이 그립감 좋은 책에 영국 역사 100장면을 담았다. 빠른 시간 안에 영국 역사의 시작인 로마제국의 영향부터 EU를 탈퇴하는, 21세기 현재 영국사까지 조망할 수 있다.
책을 접하지 않으면 영국이 단순히 하나의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영국은 4개의 지역으로 구성된 하나의 연합국가이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잉글랜드 - 영국 사정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FIFA 월드컵에 각각 출전한다는 것도 신기하고, 4지역 다 합쳐도 여전히 조그만 이 나라가 한때 세계의 4분의 1을 지배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영국사에서는 의회정치와 산업혁명과 같은 세계사에 길이 남을 만한 굵직한 사건 이외에 헨리 5세 시대도 눈에 띈다. 영국의 헨리 5세 당시, 프랑스는 아르마냐크파와 부르고뉴파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헨리 5세는 국력을 정비해 프랑스 원정에 나섰고, 계파의 대립으로 내부 분열을 맞게 된 프랑스에 승리했다. 이 승리를 빌미로
영국은 프랑스의 노르망디 일대를 지배하게 되었고,
헨리 5세는 프랑스의 왕 샤를 6세 딸과 결혼하였으며,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트루아 조약이 맺어지게 된다.
트루아 조약이란 샤를 6세가 죽으면, 그 뒤를 이어 헨리 5세 혹은 그 아들이 프랑스왕을 계승한다는 것이다.
운명의 장난인지, 어느 날 헨리 5세는 급사를 했고, 또 같은 해에 프랑스 샤를 6세도 세상을 떠났다. 트루아 조약에 따라 헨리 5세의 아들, 헨리 6세가 영국과 프랑스 동시에 두 나라의 왕이 되었다. 이렇게 두나라의 왕위에 오른 헨리 6세는 생후 9개월도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