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해방이다 - 자유이자 금지였고 축복이자 저주였던 책 읽기의 역사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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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서를 주제로 한 내용의 책을 좋아하는데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이 독서, 역사 속 과거의 사람들도 같은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모습이었을까, 그들에게 독서는 어떤 의미였을까 하며 궁금할 때가 있었습니다. [독서는 해방이다]라는 다소 굵고 짧은 이 제목이 저에게 임팩트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맞아요. 저에게 있어서도 독서는 해방의 의미를 갖는듯 했거든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책 읽기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어요. 지금 시대의 우리에게 독서는 자유겠죠. 그러나 독서는 한때 특정한 책을 볼 수 없도록 금지되기도 했었고,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들만 누릴 수 있었던 축복이기도 했으며, 책 자체가 불성으로서 저주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기대하지 않았던 가장 좋은 점 두 가지는요. 바로 그림을 함께 보며 이해할 수 있다는 점과 책 읽기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 초록색 바탕의 그림 한 점은 단지 책 표지의 장식인 줄만 알았는데, 책에는 70점이나 되는 독서 관련 작품들이 실려있어요. 내용이 시간순으로 진해되다 보니 마찬가지로 그림도 시간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중세만 제외하고요, 기독교 역사와 관련하다 보니 제작 순서보다는 내용상 순서를 따랐다고 합니다)

각 시대마다 독서의 의미는 정말 달랐어요. 중세는 아무래도 종교가 지배하는 엄격한 사회적 분위기이다 보니 독서는 주로 성서와 관련된 내용일 테고, 라틴어는 수도원의 지식층, 성자들의 전유물이었을 겁니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도 그러했겠죠? 소수의 누군가의 축복이었을까요?

르네상스에 들어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종교개혁과 인쇄술은 더 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독서를 전파하게 됩니다. 이 챕터에서 아주 재밌는 그림을 발견했는데요. 바로 알브레히트 뒤러의 <애서광>이라는 목판 그림과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바보치료> 라는 작품인데요.

<애서광>은 책벌레로 보이는 한 남자가 곁에 책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책은 읽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에요. 독서는 하지 않고, 책만 수집하는 르네상스시대의 세태를 풍자했다고 합니다.

<바보 치료>는 제목이 너무 재밌기도 한데 그림을 보면 어떤 한 남자가 환자의 머리에서 돌 혹은 튤립(바보의 상징)을 꺼내는 외과적 수술을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곁에 있는 수녀는 머리에 책을 올린 채 그 수술을 턱을 괴고 나른하게 보고 있어요. 시술자는 기괴한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성직자는 그저 방관, 수녀는 머리에 책을 올려둔 채 턱 괴고 있는 모습, 여기에 누구 하나 책을 읽었다고도 볼 수 없고, 그래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 하나 책을 읽은 식자라면 이런 모습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겠죠? 참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작품도, 내용도 시간적 순서를 따르다 보니 읽을수록 시대적 흐름을 더욱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중세부터 20세기까지 독서의 역사를 재미있고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독서는해방이다 #틈새의시간 #박홍규 #독서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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