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슬기로운 철학수업 슬기로운 철학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조 편역 / 파랑새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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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니체를 접했을 때는 전통 철학의 주류를 벗어나는 것 같아 나에게는 조금의 불호가 있었다. 약간 뭐랄까, 철학계의 이단아 같은 느낌?? 그런데 그때의 인상과 감정은 내가 한창 어렸을 때 받았던 느낌이었고, 이미 오래전에 어른이 되고 무르익어가는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독립성과 내 삶에 대한 주체의식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때야 비로소 니체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실감하게 되었다. 독립성, 진취, 자유, 스스로 법칙을 깨고, 다시 세우는 힘. 이 모든 것들이 바로 니체에게서 배운 메시지이다.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읽는 니체의 말들은 무너져 갈 것 같은 내 삶을 지탱해 주고, 활력소가 된다. 니체는 일찍이 우리의 삶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꿰뚫고 있었다. 이것은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은 까닭일까, 아니면 자라온 환경에서 스스로 터득한 것일까.

[니체의 슬기로운 철학 수업]은 <비극의 탄생>,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도덕의 계보학>등 니체의 유명한 저서들로부터 우리의 삶에 위로가 되는 말들을 가져와 엮은 책이다.

가끔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을 때, 그래서 혼란스러울 때:

"(...) 나 자신을 인식하는 것에서 아무런 기쁨도 느끼지 못했다. 나는 항상 '나'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했으며, 나 자신을 인식하려는 시도의 결과에 기대하지 않았다. 내 안에는 '자신에 대해 어떤 확정적인 것을 믿는 것'에 대한 혐오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내 안에는 하나의 수수께끼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것은 내가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아니다. 그것은 내가 속한 종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일 수도."(45페이지)

내가 나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를 때가 있다. 그 모르는 것 때문에 혼란스럽고 스트레스가 밀려올 때도 있다. 니체는 굳이 자기 자신을 알려고도 무엇으로 확정 지으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나 나는, "나는 항상 나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했으며..."라는 니체의 말에 무한 공감을 했다. 어쩌면 니체는 자신 안에 존재하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듯.

"자신의 고요를 찾는 법을 배워라-사람들은 평판보다 양심을 더 쉽게 내던지다

(...) 지금의 시대는 사상가에게도 매우 열악한 환경이다. 사상가는 소란스러움 사이에서 자신의 고요를 찾는 법을 배워야 하며, 고요 속에 있는 한 귀머거리 행세를 해야 한다. 이를 배우지 못하면 조바심과 도통으로 몰락하게 될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114페이지)

니체가 살던 그때나 지금이나 시대가 소란스러운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의 인생 자체가 소란과 소음의 연속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고요를 찾는 법을 배우라는 니체의 말에서 문득 에피쿠로스 학파의 자신의 정원을 가꾸라는 말이 생각났다. 인간은 자신 안에 자신을 위한 고요한 자리 하나를 남겨두어야 할지도... 그래야 이 고통으로 가득 찬 생을 조금은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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