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쉬운 분야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지만, 경제 부분은 사실 제일 어렵게 느끼는 분야 중 하나다. 경제공부해 볼까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가 부동산이라는 실물을 통해서 경제를 공부하면 좀 더 쉽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기대를 했다. 그렇게 접하게 된 것이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이다.
이 책은 크게 총 4부분으로 나누어 부동산과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공급, 두 번째는 금리, 세 번째는 유동성, 네 번째는 타이밍 측면에서 논한다.
부동산이라면 단연 집값을 빼놓을 수가 없다. 나도 공급물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집값이 내려간다고 생각하던 사람 중 하나였는데 책에서 보여주는 데이터는 그렇지 않았다. 역대 정부를 비교하며 공급물량이 가장 많았던 문재인 정부에서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럼 집값은 공급물량과는 상관이 없다?! 완전 영향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것 같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수요가 높아진다고 하는... 즉, 집값은 일종의 심리전으로 보인다.
부동산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과거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23번인가 24번인가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시장이 술렁이고(집값 폭등), 소위 유튜브 부동산 앞잡이들이 부동산을 읽어준다며, 사둬야 한다며(그 많던 부동산 투기 앞잡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런 식으로 조성되었던 상반된 분위기에 좀 피곤했던 기억이 있다. 정부의 매번 새로운 규제가 담긴 발표와 달리 거꾸로 가는 시장을 보면서 정부 정책의 한계를 느끼긴 했었다. 책에서도 집값에 있어 정부 정책이 미치는 영향력에 한계가 있음을 말한다. 대출 규제는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줄 것이고, 또한 정부로서는 경제의 성장과 안정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하므로 가파른 오름세를 폭락시킬 정도의 소위 '대전환'은 어렵다는 것이다.
살면서 대통령을 한 다섯 번 거쳤나? 정부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부동산 정책이 굉장히 부담스럽다. 다 나름의 국정철학을 갖고 세운 정책이겠지만, 향후 100년을 내다볼 장기적인 큰 흐름의 줄기가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82페이지 사유리 삽화와 함께 "그 O이 그 O이에요"라는 멘트는 정말 나이스 샷!!- 이 책이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내용마다 적절하게 가미된 그림과 삽화, 한눈에 들어오는 데이터.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재 금리 인상기에 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발표도 있을 테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전체적인 방향이, 분위기가 금방 바뀔 거 같지는 않다. 금리 인상기, 앞으로 집값은 어떻게 될 것이고, 무주택자의 매수 타이밍은?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라고 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외면받을 때, 즉 관심에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경우 부동산은 저평가 구간에 이른다. 이때를 눈여겨보길. 가끔은 남들과 다른 포지션을 취하는 역행적 투자자(투기 x, 실거주 o)의 관점이 필요하다고 책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