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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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으며 그 순간 즐기고 사랑하는 감정 이면에는 떠나가고 흩어지고 아쉬워하는 마음이 자리한다. 나도 좋아하는 음악이 순간 즐기고 있다 빨리 끝나버리면 그 아쉬운 마음에 다시 듣고 또 듣곤 한다. 음악을 듣는 사람도 이러할진대, 무대 위에서 몇 개월 동안 준비하고 한순간에 모든 것을 불태우는 연주가, 예술가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의 저자 이수민은 무대 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한순간 사라지고 흩어지는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위로하고자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음악가는 대개 옛날 사람들이라 그 이야기가 어렵고 낯설거나 전공에 준하는 지식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저자 이수민은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일기장의 에세이처럼, 혹은 누군가를 위한 따뜻한 편지처럼 편안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장에서는 화가와 음악가를 한데 묶어서 이야기한다. 영웅을 사랑했던 바스키아와 베토벤, 삶의 모습이 서로 비슷했던 워홀과 거슈윈, 그 사랑 이야기만 들어도 애절한 김향안과 김환기, 클라라와 슈만, '크로이처소나타'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사람들: 베토벤, 톨스토이, 프리네, 야나체크.

예술가에게 영감은 중요하다. 예술사에서 이 '영감'은 어떻게 돌고 도는 것일까. 그것을 '크로이처소나타'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베토벤이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9번. 이 곡은 프랑스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루돌프 크로이처에게 헌정되어 그 부제가 '크로이처 소나타'가 되었다고 한다. 러시아 문학가 톨스토이는 베토벤의 이곡에서 영감을 받아 같은 제목의 소설 <크로이처소나타> 썼다. 그리고 톨스토이 소설 속에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그림을 프랑스 화가 르네 프리네가 <크로이처소나타> 제목으로 그렸다. 체코의 작곡가 야나체크 역시 '현악사중주 1번-톨스토이의 크로이처 소나타로부터 영감을 받아'를 작곡했다. 그리고 2018년,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의 저자 이수민 역시 같은 제목으로, 그것에서 영감을 받은 자신의 그림을 이 책에 실어놓았다. 

영감은 다른 이의 영감이 되고 그 과정에서 예술은 무한히 재창조되는 모습을 보면서 예술의 영원한 속성을 꿰뚫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미술관에간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크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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