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김선희 지음 / 까미노랩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여행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 더군다나 스페인이긴 하지만 순례길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언젠가 꼭 가야지 하는 마음과 함께 포르투갈 순례길에 대해서도 한 번쯤 알아두면 좋다고 생각했다. 포르투갈, 스페인 바로 옆 나라지 않은가. 포르투갈은 어떤 모양을 걷게 될까 그것이 궁금했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여행에 관한 책, 잡지를 좋아해서 <뚜르드몽드>를 매달 모았었다.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의 저자는 바로 이 뚜르드몽드 여행잡지에서 커버리지를 담당하셨던 분이었다. 그 이후에도 여행책과 관련한 일을 해오신 여행 전문가이신 거 같다.

책을 펴면 포르투갈 지도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지도에는 여러 가지 루트가 표시되어 있다. 사실, 흑백으로 되어 있어 7가지나 되는 루트를 구분을 잘 못하겠다. 색깔로 구분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저자가 책에 실은 기록과 정보는 파티마 길과 센트럴 루트 파트 1,2 그리고 포르투 바닷길과 스피리추얼길이다. 루트마다 세부적인 목적지를 Day로 나누어 순례길의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포르투갈 순례길을 다른 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안내하는 거 같았다. 사실 나는 앞에서 본 책표지 제목과 달리 내지는 유색 이미지 한 장 없는 끝없는 흑백의 줄글로 되어 있어 이건 여행 일기지 안내서가 아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포르투갈 도시 명칭들 때문에 천천히 글을 읽어가면서 어느새 내가 저자가 경험한 바로 그 순례길 한가운데 순례의 순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순례길의 기록은 굉장히 세세하다. 그래서 안내서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이미지 몇 장을 첨부하고 가령, 파티마 길은 이렇게, 저렇게 가는 겁니다~! 끝. 이런 식의 구성이었다면 나는 순례길의 화려한 면모를 보고 로망만 품고 떠나서 정작 현지에서 개고생을 할지도 모른다.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안내서]에서 '아주 친절한'에는 저자가 순례길에서 경험한 길 위의 희로애락을 다 담고 있으니 그것까지 모두 알려주겠다?는, 그러니 순례길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도 알고가라?는 숨은 의도가 담겨 있는 거 같다. 그래서 나는 저자가 순례길이 건물 안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맞닥뜨렸을 때나 돈과 소지품이 든 배낭 없이 동행자들로부터 이탈되었을 때, 알베르게에서 민폐자들 때문에 잠이 깨었을 때, 베드 버그의 걱정 없이 라면을 맛있게 먹었을 때 등 크게 보면 순례길 안내와는 상관없는 소소한 일들에 그 자신이 나인 것처럼 빠져들었다.

이 책에는 곳곳에 QR코드가 있어 독자의 지나친 상상을 다듬어주고 잡아준다. 포르투갈을 한 번도 떠나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전차가 이동하면서 찍었던 밖의 한낮 정취는 잠시나마 하루의 고단함을 잊게 했다. 포르투갈 진짜 순례길을 한국에서 체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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