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는 철학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한주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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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심이 없었는데, 철학과 관련된 책을 읽다 보니 불안감이 해소됨을 느꼈고, 삶에 대한 '나의 주관과 생각'이 생기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다 세상 풍파에 휩쓸려 또 불안해지게 되면 철학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는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서 철학 책은 늘 곁에 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제목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철학]이라 하여 마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어떤 유용한 무기와도 같은 인상을 준다. 책의 컨셉은 '철학의 흐름부터 일상에서 접하는 철학까지'라고 한다. 즉, 철학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철학사와 삶에 유용한 응용 철학을 실어놓았다.

이 책의 활용방법이 인상적이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 철학사와 주제별 편을 소개하고 있는데 보통은 흔히 하는 대로 처음부터 읽어도 되지만, 응용 철학에 해당하는 2부를 먼저 읽어가면서 관련되는 내용 1부 혹은 같은 2부의 또 다른 곳을 찾아가며 보는 방식을 저자는 권하고 있다. 그러면 철학사, 철학적 담론을 우리 삶에 좀 더 가까운 것으로 느끼지 않을까.

"우리의 감정은 노력하지 않으면 우울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p.190)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이 <행복론>을 집필하던 당시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고 한다. 나도 독일에 거주한 적이 있어 유럽의 날씨가 어떤지 잘 아는 편이다. 비가 내려 좋은 것도 한두 번이지 그런 날이 며칠씩 장기간 이어지다 보면 날씨에 영향을 받아 나도 모르게 감정이 침체되곤 했다. 그런 짜증 나고 우울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알랭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로 한 것 같다.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이런 아름다움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항상 기분 좋은 상태,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쉽게 우울해지는 신체와 정신을 가지고 있음을, 저자 토마스 아키나리는 철학자 알랭과 데카르트를 소개하며 이를 설명하고 있다. 우울함의 원인을 대개는 몸의 이상으로 본 알랭, 신체와 정신은 별개의 것이라는 심신이원론을 주장하였지만 동물적 정기가 혈관을 타고 뇌에 전달되어 정념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함으로써 심신이원론을 극복하고자 했던 데카르트. 이 둘의 공통점은 신체와 정신, 감정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기분 좋은 상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불행을 부르는 말버릇, 습관을 제거하기, 고민은 또 다른 고민을 낳기에 고민하지 않도록 노력하기, 부정적인 생각이 엄습하면 몸을 바쁘게 움직이기, 회사나 주변에서 싫은 소리나 비난은 정신적 훈련이라 생각하기, 우울하다 싶으면 태양에 등을 대고 햇볕 쬐기, 산에 올라가 푸른 잎 보며 맑은 공기 마시기 등. 책에 언급된 내용과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을 일부 적어보았다.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첫 번째는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다. 알고 보니 철학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당장 오늘을 '최고와 최선'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철학은 반드시 필요함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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