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본다 - 마음을 정리하는 미술치료 솔루션
김소울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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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고달프고 바빠서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 책 속의 글자들도 지겨울 때가 있다. 그리고 그림이 위로를 넘어 위안이 될 때가 있다. 나는 그 순간을 경험하며 그림과 나와의 관계를 포착했다. 그림, 그림을 본다는 것은 감상 이상으로 내 마음속에 무엇인가 특별한 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을 말이다. 그림이 인간의 마음에 들어온다는 것. 우리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여전히 사랑하는 이유가 아닐까.

어떤 그림을 보면 "그냥 좋아"가 아닌, 내가 왜 그 그림을 좋아하는지 그 그림에 대한 무의식적인 마음을 알고 싶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치료 전문가인 감소울 저자는 [오늘도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본다]에서 나의 마음을 명쾌하게 풀어주는 듯했다.

1. 르누아르의 '이' 그림을 보면 행복했던 이유

나는 그림을 보고, 그림이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관계는 알고 보면 수면 아래 굉장한 마음의 작용이 있는듯했다. 이 그림을 보고 질투와 시기심을 느낀다면 결코 집안에 두고 감상할 수 없을 것이다.

질투와 시기심은 어떻게 이는 것일까. 저자가 책에서 설명하길 우리는 모르는 사람에게서 보다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서 질투와 시기의 마음을 더 잘 갖는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나. 지인의 시댁이 부자라거나 나보다 승진을 더 빨리했거나 성형을 해서 더 예뻐졌거나 결혼 잘해서 마나님이 되었거나 등등... 여러 가지 심리적인 이유로 타인을 향해 부정적인 마음을 품게 된다. 내가 만일 르누아르고, 위 그림 속의 사람들이 내 지인들이었다면?

어느 밝은 날의 여유롭고 윤택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그림에서 풍겨지는 분위기와 달리 가난한 화가였다. 그러나 그림은 시기와 질투의 마음이 아닌, 행복한 에너지가 가득하다.

"가뜩이나 불쾌한 것이 많은 세상에서 행복한 것만 보고 그리고 싶다"는 말을 남긴 그는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 있으면서도 삶을 더 낙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을 질투하기보다는 배울 수 있는 좋은 부분들을 배우고, 좋은 에너지를 받아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기운이 맴돌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삶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에너지는 그림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되었습니다"

p.24

2. 현대미술, 해석의 재미, 바실리 칸딘스키의 <둘 사이>

현대미술을 어려워하는 나에게 저자가 풀어준 바실리 칸딘스키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갤러리에서 봤으면 '그냥 둘이구나'하고 넘어갔을 그림이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그림을 통해 '관계'를 이야기한다.

'둘'은 얼핏 보면 맞아떨어질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보면 맞아떨어지는 합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더욱 자세히 보면 둘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기도 하다. 왼쪽은 하얀 바탕에 갈색 등 무늬 조금. 오른쪽은 검은색 중심에 더 큰 띠를 두른 형태. 이들의 모습은 서로 나고 자랄 때부터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말하는듯하다. 어딘가 비슷한듯하면서 다른 모습들. 서로 가까워지고 비슷하고 통해도, 상대는 결코 내가 될 수 없고, 나는 결코 상대가 될 수 없는 그런 오묘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저자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을 통해 들려준다.

흰색과 검정 사이에는 틈이 존재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는 둥글고 다양한 그 무엇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무엇들은 대화, 질문, 배려, 의심, 질투, 이해, 공감 등 인간관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들입니다. 둘 사이에 떠다니는 무수한 것들은, 이 둘이 밀착해서 합쳐지지 않고 마주 보고 있으면서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둘 사이는 이런 호흡을 통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배경은 가장 에너지 수준이 높은 색깔인 붉은색입니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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