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 - 혁명에서 ‘신시대’로
이희옥.백승욱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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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

- 현재에서 과거를 보고 미래를 논하다 -

홍콩의 국가보안법 처리를 앞두고 한국, 호주 등 중국 밖 여러 나라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났던 홍콩 독립 지지에 관한 대자보 훼손 사건들이나 중국 내에서 나이키, H&M 상품들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불타는 이 극단적인 모습들을 보게 되었을 때 중국에 대해서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즉 소위 21세기 홍위병은 현재 중국의 문화현상을 설명하는 단순한 신드롬이 아닌, 국가 간 마찰을 초래할 수도 있는, 국제사회가 당면할 수도 있는 미래 문제의 잠재적 요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라는 말도 있고, 현재는 과거의 거울이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무엇이 무엇의 거울이 되었든 간에 아무튼 현재나 과거의 상호 긴밀한 연관성을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현재 직면한 문제에 대해 과거 역사에서 지혜와 교훈을 찾으려는 인간의 시도는 그만큼 의미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내가 중국사를 읽으면서 다른 세계 역사에서도 받지 못했던 충격적인 사건이 2개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중국의 '대약진 운동'에 관한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가 '문화대혁명'에 관한 것이었다.

- 대약진 운동 중 일부 -

참새의 생태계 내에서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제사해 운동 또한 이 기간 내에 장려된 정책이었다. ‘참새가 곡식의 낟알을 쪼아 먹어, 인민의 노동의 결실을 도둑질하니, 해로운 것이다’라는 마오의 말 한마디에 선동된 대중은 합리적 의심 없이 참새를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죽이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새총은 물론이거니와 대량의 독극물을 사용하여 모리, 파리, 들쥐 그리고 참새까지도 멸종시키는데 힘썼고, 각 지방정부와 단위체는 잡아들인 참새의 양과 부피에 따라 포상과 표창하기까지 했다. 참새가 멸종되자, 메뚜기 떼가 전역에서 창궐하였고, 해충이 들끓었다. 자연의 생태학적 균형이 무너지자, 농지는 황폐화가 되었다. 무지한 사람들은 대기근으로 아사자가 속출한 후에야 참새가 곡식의 낟알뿐 아니라, 해충까지 먹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로운 개체였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 문화대혁명 -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한 번의 실각을 경험했던 마오는 문화대혁명을 계기로 사실상 다시 부활한 셈이었다. 마오는 문화대혁명을 정치적인 성격으로 확대시켜 전개해나갔는데, 그가 지향한, 국민의 삶과 인간의 정신 등 그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개조된 완전한 공산주의 사회를 당장이라도 이룰 것처럼 급진적이고 맹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 혁명에 동참하려는 자발적인 세력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들은 마오와 마오의 정책을 보위하고, 마오의 이상향에 심취된 무리, 즉 홍위병(紅衛兵)이었다. 점차 매우 빠른 속도로 그리고 대규모로 결성된 이 조직의 대다수는 마오와 함께 급진적 변화를 추구했던 혈기왕성한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문화대혁명의 구호에 따라 적으로 낙인찍힌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때려죽이거나, 구태(舊態)로 인식되는 학술자료와 문화재를 파괴하고, 심지어는 공자의 무덤까지 파헤쳐 훼손하기도 하는 등 반달리즘(vandalism)적 행태를 보였다. 또한 반동분자로 낙인찍힌 사람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나타내는 폭력의 과격함과 잔인함은, 이 혁명을 진두지휘하는 당과 마오에게 보이는 충성심의 척도가 되기도 하였다.

하나의 문제로서 '홍위병'은 과거 중국의 기록이 아닌,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사드 경제 보복, 한류 금지 조치, 바이두(Baidu)에 윤봉길 의사의 국적이 중국 조선족으로 되어있는 중국의 동북공정, 김치, 한복에 대한 문제, 1대1로 프로젝트 등 중국이 아닌, 중국공산당이 해왔고, 하고 있는 일들이 턱밑까지 차올라 이제는 우리나라의 정체성까지 흔들어데는데 이르렀기에 중국에 대한 공부와 연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 말하고 싶다.

이 책의 제목이 '현대 중국 100년의 변천'이 아닌,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인 것은 집필진이 중국과 중국공산당을 분리해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을 이끌고 움직여가는 것은 하나 된 중국의 모든 사람들이 아닌, 슬로건을 정하고 지침을 내리는 중국공산당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범위는 책 제목의 일부이기도 하듯이 1921-2021이다. 중국공산당이 창당된 1921년부터 시진핑 집권 중인 현재 2021까지 중국 공산당의 백 년간 역사를 들여다본다. 이 책의 구성은 논문의 모음집 형식으로 되어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도 논문의 형식을 이루기에 총 10편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각 세부 분야의 전공자이자 전문가이기도 한 10명의 집필진이 각각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공산당 역사를 기술, 앞으로를 전망하고 있다.

이 책의 특이점은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듯이 각 논문에서 논의되는 키워드는 다르겠지만 시기는 통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공산당 100년의 역사를 혁명, 건설, 발전 그리고 신시대로 구분해보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창당하고 난 후 혁명 30년, 사회국가 건설 30년, 등소평에서 시작된 개혁개방 30년 그리고 시진핑 집권기에 선언된 신시대(2017년 제19차 당대회).

또 하나의 특이점은,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한데, 중국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견해를 인정하고, 필자들 사이에서 상충되거나 논쟁이 될 수 있는 입장들을 하나의 관점으로 무리하게 통일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현재와 관련하여 '신시대'에 대한 집필진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

단순히 중국의, 중국공산당의 과거만을 늘어놓은 것이 아닌, 그것(중국공산당)이 현존하고 있는 '오늘날'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이 갖는 의미, 국제사회 안에서의 관계 등 쟁점이 되는 키워드와 함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중국을 바라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내 여러 대학에 계신 교수님들께서 집필하셨다(이희옥 성균관, 안치영 인천대, 하남석 서울시립대, 서봉교 동덕여대, 장영석 성공회대, 강수정 조선대, 장윤미 동서대, 임춘성 목포대, 김미란 성공회대, 백승욱 중앙대). 중국에 대한 학문적 통찰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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