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1년 만에 2권의 책을 썼을까]
- 책에서 찾은 긍정의 힘 -
나도 언젠가 막연히 책을 한 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딱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글 쓰는 게 그렇게 싫지는 않아서, 가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문장을 머릿속으로 움켜쥐고 요리조리 돌릴 때 그 과정이 재밌어서 그래서 뭘 대상으로 쓸지는 몰라도 평생 글을 보고 쓰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책의 저자는 어떤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지 그게 궁금했다. 제목 참 솔깃하지 않은가? 평범한 직장인이 1년에 책 두 권이라니...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나의 생각을 벗어나는 구성을 하고 있었다. '어느 독자의 편지'라길래 어떤 사람이 저자에게 보낸 편지를 실은 글인 줄 알았는데, 저자 자신이 독자를 자처하고 실은 글이었다. 즉, 자신이 저자이자 독자인 컨셉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우리와 같은 시각에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글은 대단한, 타고난, 특별한 사람만이 쓰는 행위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글을 쓰고,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저자는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살았다고 한다.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으로 새어머니, 새아버지가 생겼었고, 이런저런 고민으로 미루다 미루다 군대를 27세에 갔다고 한다. 내가 좀 충격이었던 것은 새아버지가 대학 등록금으로 마련해 준 400만 원을 친어머니가 빌려 가서 갚지 않는 바람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했다는 사연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세상 경험하지 않아도 될 부모로부터의 배신을 20대 초반에 경험했다고 하니,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었을듯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개 저자의 자기 얘기를 담아내는 에세이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잘 선택해서 읽으면 좋은데 잘못 골라 읽으면 '저자의 자기 푸념과 넋두리'만 듣고 끝나는 경우도 있었고, 또 어떤 책은 '우울감'만 전해 받고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내 인생에 에세이 장르로 처음 접한 책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이 정말 좋아서 그 이후에 접한 널리고 널린 흔한 에세이 장르는 성에 차지 않았다. 문장이나 내용면에서나. 에세이에 대한 이런 개인적인 선호 기준을 갖고 있던 나인데...
책의 중반을 넘어서까지 고졸, 무스펙, 부모님 이혼, 사기당한 일 등 암울했던 인생 스토리에 이어 '나는 지금 강연하고 글을 쓰는 작가다, 내 인생은 달라졌다!'라는 메시지의 글 형식이 각 챕터마다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이 초반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독서 중반을 넘어가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같은 내용을 각 챕터마다 다른 글자의 조합으로 읽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비법은 언제 나와...'
그런데 책을 다 읽어갈 때쯤 이 책에 대한 나의 접근 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각 챕터마다 반복되는 '별거 없는 나도 책을 썼다,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식의 문장이 처음에는 메시지 섞인 문장으로 읽혔고, 반복을 거듭해 책의 중반부에 이르렀을 때는 잔소리로 느껴졌으며, 그 중후반부에는 '짜증 나서라도 책을 써야겠군'과 같은 이상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덮을 때에는 '책을 쓰고자 하는 과거 나의 막연했던 생각을 구체화시키고 실행해야겠다'라는 다짐과 결심이 선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 책에 대한 느낌을 정리하다가 며칠 전 공자에 관한 책에서 본 신교(身敎)와 언교(言敎)에 관한 얘기가 떠올랐다. 교육에는 신교와 언교가 있는데 신교는 자신이 몸소 솔선수범하는 교육이고, 언교는 말로만 하는 교육이다. 이 저자는 신교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었고, 저자 자신이 '하나의 증거'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무한한 신뢰와 좀 더 구체화된 결심이 서기 시작한 것 같다. 이것이 내가 발견한 이 책의 매력이다.
혹시 '책 쓰기'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책 쓰기'에 그저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나도 내 생각이 구체화되는 경험을 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