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
[이탈리아에 살고 있습니다]
여행 아닌 이민을 생각하신다면... -
작년,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나는 남편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3국을 여행했을 것이다. 2년 전부터 준비한 계획이어서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 2년 차, 여행에 대한 로망이 날로 커져 가던 찰나에 이 책을 서평 책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책 속의 글과 그림이 나의 이런 욕구를 어느 정도 해소 시켜 줄 거라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이탈리아에서 ‘여행하고’ 있습니다가 아닌, ‘살고’ 있습니다...라는 것을 눈여겨보지 않는 것은 내 탓이 크다. 나의 여행 욕구에 대한 불만은 ‘살고’의 무게를 제대로 가늠해보지도, 인식하지도 않고 이 책으로 손이 가게 했다.
인생은 선택이고, 기회비용이라 했다. 한국에서도 그렇겠지만, 외국에서 사는 삶은 이 부분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한다. 내가 좋아서 사는 삶인데, 내가 선택한 1분 1초 그곳에서의 삶이 진행되는 동안, 그만큼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지금 한국에 있다면 부모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볼 텐데.’와 같은 후회들...
저자는 한국에서의 화장품 세일즈를 그만두고 홀로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에 정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남편을 만나 정착하게 되는 과정과 이탈리아에서의 삶의 모습, 코로나 이후 현지 상황, 마지막으로 코로나 종식 이후를 염두에 둔 베네치아 여행정보를 책에 기록했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을 발췌식으로 내가 원하는 내용만 골라서 읽었다. 애초에 ‘이탈리아’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탈리아에 관련된 내용만 골라서 읽었다. 책에 초반부터 드문드문 실린 엄마에 대한 내용은 건너뛰고 읽었다. 기쁘고 신나고 설레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라 슬프고 싶지 않았다.
잠시나마 여행을 하려고 책을 펼쳤는데, 먹먹한 가슴으로 책을 덮었다. 내가 선택한 책이었지만, 가끔 책이 내가 기대했던 부분과 다르게 다가올 때 상당히 당황스럽다. 여행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산다는 것, 그것의 삶의 무게가 어떤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