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룰 - 슬럼프를 극복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10단계
밥 보먼.찰스 버틀러 지음, 최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최고의 순간은 매일 탁월해지는 성취에 있다

[리뷰] 『골든룰』(밥 보먼, 찰스 버틀러, 매경출판 2017.10.30.)


이 책을 읽는데 한 장 한 장 매우 아끼며 읽었다. 그만큼 내용이 정말 충실하고 감동적이다.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본인으로서도 매우 유익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마이클 펠프스라는 수영선수는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이만큼 역동적이고 올바른 태도를 갖고 있는지는 몰랐다. 마이클 펠프스는 어렸을 때 ADHD, 즉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었다. 그러나 좋은 코치인 밥 보먼을 만나 믿고 따른 결과 28개라는 메달을 딸 수 있었다. 그 중 23개는 금메달이다.


더 중요한 건 마이클 펠프스와 코치인 밥 보먼은 금메달을 위해 수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루하루 탁월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만으로 그 자리에까지 올랐다. 보먼은 전략적으로 마이클 펠프스를 다그쳤고, 결국 세계 최고의 수영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음주 운전으로 모든 걸 포기할 뻔했던 마이클 펠프스이지만, 그는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구체적 비전과 지속적 노력을 함께 갖춘 그들이었기에 가능했다.


“매일 탁월해짐으로써 결국은 멀리까지 간다.” 이게 바로 밥 보먼이 제시하는 골든룰의 힘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확히 지적했듯이,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온 건 아니다. 매일 탁월해지지 않으면 그 먼 길을 갈 수가 없다. 밥 보먼은 메달은 단지 보이는 보상에 불과할 뿐이며,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선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확실한 건 내 자신을 극복하고 이겨내면, 그 자체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때야 비로소 메달리스트가 된다는 것이다. 매우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이다. 그 구체적 방법들도 골든룰로서 제시돼 있다.


수영 훈련을 받는 선수들이 티셔츠에 큼지막하게 새겨 넣은 문구는 ‘태도, 행동, 성취’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올바른 태도이다. 밥 보먼은 이 올바른 태도만 있으면 어디를 가든 못 이룰 게 없다고 한다. 골든룰이다. 매일 탁월해지면서 장기적인 성과를 내려면 모든 것을 다 걸고 올인 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갑 안에 구체적 목표를 담고 다니며 단기적인 접근도 해야 한다. 대충 적당히 해선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밥 보먼은 꿈 대신에 비전이라는 말을 더욱 좋아한다. 그려보고 현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탁월해지면 먼 길을 간다


책은 여러 면에서 인상적인데, 그중 코치의 자세는 존경할 만하다. 코치란 교사이고, 인생의 멘토이며, 학생과 훈련생들을 이끌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좋은 연주자가 되거나 훌륭한 수영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일찌감치 본인이 그러지 못할 것을 예감한다. 그래서 밥 보먼은 본인의 적성에 맞는 코치, 그것도 수영코치가 되고자 한다. 훌륭한 수영코치가 되기 위해 밥 보먼은 공부를 하고 모험을 걸며, 여러 경험을 쌓는다. 작은 배역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성실히 임해 수백 명을 이끄는, 유명한 수영코치가 된다. 밥 보먼에게 코칭을 받기 위해 프랑스 등 수많은 곳에서 유명한 선수들이 의지를 갖고 찾아온다.


밥 보먼은 정말 현실적이고 솔직하다. 아무리 코칭을 잘 해도 적당히 하려는 태도를 올인 하는 태도로 바꾸기 힘들 때가 있다고 한다. 훌륭한 스승이 훌륭한 제자를 만나는 것만으로 얼마나 큰 행운인가. 밥 보먼은 코치의 사명이 훈련생들이 희망에 들뜨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리스크를 받아들이고 그에 대한 보상을 즐길 줄 아는 훈련생이라면, 특히 올인 하는 올바른 태도를 지닌 학생이라면 언젠가 분명 성공한다. 최고의 코치는 더 나아지기 위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사람일 뿐이다. 탁월해지는 과정이 굳이 단조롭고 힘들 필요는 없다고 밥 보먼은 역설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나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 매일의 성취 속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탁월해지는 과정 속에 있음을 사람들이 깨달으면 좋겠다.”


코치인 밥 보먼과 전 세계적 수영스타 마이클 펠프스도 대단하지만 제시카 롱이라는 장애인 수영선수의 이야기는 더욱 힘을 받는다. 그녀는 사지가 절단된 채로 패럴림픽에 참여해 수많은 메달을 거머쥐었다. 제시카 롱은 수영 관련 강연 후, 밥 보먼 코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동승한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 제시카 롱은 본인이 장애인이 아니라 일반인과 겨뤄 일반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본인의 비전을 말한다. 밥 보먼에게 도와달라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성공한 후에도, 본인을 입양시킨 부모를 찾아 러시아로 간다. 중요 경기를 얼마 앞두고 선택한 결정은 그녀의 마음을 바로 잡는 데 일조한다. 제시카 롱은 언제나 “인생에 있어 유일한 장애는 비관적인 태도이다”라고 생각했다.


수영천재인 마이클 펠프스도 기본에 충실했고, 자신의 비전을 구체화 했으며, 리스크를 받아들일 줄 알았으며,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단기 목표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올인 하는 태도, 올바른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선수들과 학생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마음 중학수학 3 - 상 아빠마음 중학수학
이진수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제곱근을 배운 이유가 여기 있었네

[리뷰] 『아빠마음 중학 수학3 (상)』(이진수, 해드림출판사, 2017.03.20)


올해 중학교 3학년 수학 학력 미달자가 전년에 비해 2% 늘어서, 총 6.9% 수준이라고 한다. 총 학생 수에서 2만8,131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 6월 시험의 결과이다. 표본에만 따라도 약 2천 명이 수포자라는 얘기다.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어난다는 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인공지능 시대에 굉장히 큰 손실로 다가온다.


저자인 이진수 씨는 책머리에서 “수학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과목”이라면서 “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수학을 이해하고 깨우쳐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가능한 한 문제 한 문제 상세히 풀이 과정을 적시하려고 했다는 이진수 씨는 딸을 가르치는 아빠의 마음으로 책을 썼다. 공식만 외우는 게 아니라 그 원리를 이해하고, 가슴으로 수학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예를 들어, 원주율은 왜 3.14인지 알아야 한다. 원의 지름과 원의 둘레 사이의 비율이 바로 원주율이다.


자신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디서 막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천천히 스스로 생각하기’를 주문한다. 빨리 풀어보는 것보다는 확실히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답을 서둘러서 보기 보단 정확히 이해될 때까지 계속 도전해보는 것이다. 이진수 씨는 문제집이나 교과서가 아니라 ‘수학 설명서’ 정도를 지향한다. 그 어떤 게임보다도 재미있는 게 수학이다. 조금만 알게 된다면 말이다.



스스로 생각하기 위해 천천히 나아가기


이진수 씨가 제언하는 공부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눈으로 책 읽으면서 개념 익히기 ▶ 예제를 풀고 난 다음에는 반드시 풀이과정을 읽어보기 ▶ 계산을 정확하게 하다 보면 속도는 자연스럽데 는다 ▶ 개념 체크와 연습 문제로 복습한다. 제일 처음으로 중요한 것은 수학과 친해지기 이다.


각 장별로 나와 있는 개념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우리가 흔히 루트라고 부르는 ‘제곱근(제곱根)’이라는 말은 우리말과 한자가 섞여 있는 말이다. 말 그대로 풀이하면 “제곱이라는 열매를 낳은 뿌리” 또는 “제곱이라는 결과를 낳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수 25가 있다고 치자. 이 수의 제곱근은 제곱이 되기 전의 형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25가, 즉 25라는 제곱이 되기 전의 수는 ±5가 있다. 따라서 저자는 모든 제곱근은 쌍둥이들이라고 적었다. 제곱근의 개념은 무리수와 유리수 개념까지 확장된다.


또한 인수분해는 먼저 소인수분해를 통해 ‘곱셈’으로 바꾸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잘 알다시피 곱셈의 전개와 인수분해는 역의 관계에 놓여 있다.


책은 매우 상세한 설명이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이차방정식을 설명하는 데 일이차식에 대한 설명과 방정식의 개념이 곁들어진다. 특히 해의 개수가 각각 1개(일차방정식), 2개(이차방정식)인 이유가 서술돼 있다. 제곱근을 배운 이유가 바로 이차방정식을 푸는 데 있기도 하다. 이차방정식 근의 공식은 완전제곱 꼴로 바꿔, 제곱근의 성질을 이용한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서평으로 쓰기는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많은 식과 그래프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차함수의 부분은 정말 아빠가 딸에게 수학을 가르쳐주듯이 기술돼 있다. 기본부터 다시 다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이프 트렌드 2018 : 아주 멋진 가짜 Classy Fake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진짜 같은 가짜, 세련됨으로 역습하다

[리뷰] 『라이프 트렌드 2018』(김용섭(칼럼니스트), 부키, 2017.11.17.)


트렌드는 생물 종(種)과 같다. 시간에 따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해왔고, 공간에 따르더라도 나라마다 다르다. 그러나 종의 진화가 지구 환경 변화에 맞춰 자연선택 되는 것이라면, 트렌드는 초기 트렌드를 형성하는 트렌드세터들에 의해 시작된다는 차이가 있다. 초기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것은 ‘얼리 어답터’들이다. 이후 이를 따라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트렌드의 대중화가 시작된다.


그럼 2018년의 대한민국 트렌드는 어떨까. 『라이프 트렌드 2018 : 아주 멋진 가짜 Classy Fake)』의 저자는 우리가 겪어온 일상을 분석하여 다양한 트렌드로 구분하였다. 작가가 2018년에 있을 라이프 트렌드로 가장 중요하게 바라본 키워드는 세련됨과 역습이었다.



진짜를 넘어선 멋진 가짜들


세련됨과 역습은 모두 진짜 같은 가짜들과 관련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2017년 우리는 진짜 산속에서 캠핑하는 대신 캠핑장 분위기가 나는 카페나 술집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놀았다. 놀이동산에서 진짜 롤러코스터를 타는 대신 VR 고글을 쓰고 가상현실에서 놀이기구를 체험했다. 진짜와 가짜가 자연스럽게 섞이기 시작한 것이다. 포켓몬 고는 유명한 예다. 혼합현실로서 진짜와 가짜가 섞인 공간에서 사람들은 재미를 찾아 다녔다. 이러한 가짜들은 때론 진짜가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하고 멋진 환경들을 구현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사람들이 의식주 전반에서 격이 다른 가짜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가짜’라는 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다. 그러나 소비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은 줄어들고 있다. 가짜를 숨기기보다는 겉으로 티 나도록 ‘Fake~’ 라는 레이블을 붙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가짜를 드러내는 동시에 진짜를 혐오하는 부류도 있다. 모피를 이용한 가죽 산업에 반감을 표하는 부류가 대표적이었다. 기술과 소재가 발달한 현재 굳이 동물을 비인도적으로 사육하고 죽이면서까지 원재료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문제의식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시대가 점점 더 멋진 대체재로 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수평적 소비문화로 변하다


한 때 우리는 세상 물정을 알면 알수록 자신이 더욱 위축된다고 여겼다. 남들과 비교를 하는 눈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속담은 무지의 두려움을 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있다. 양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다. 나의 명품과 다른 사람의 명품 정도를 비교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디자이너들의 경우도 오리지널 이미지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혁신을 더 높이 평가하는 추세다. 심지어 유명 브랜드들조차 모조품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작업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에게 모조품을 통해 풍자와 재미를 선사한다. 하나의 창작이자 예술로서 말이다. 이들은 진짜 명품이 부러워 가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결국 사람들 소비 태도의 변화로 아주 멋진 가짜가 소비 트렌드가 됨을 보이는 사례들이다.


이제 사람들은 고급 구찌 가방을 들고 가벼운 H&M 원피스를 입거나, 비싼 샤넬 옷을 입고 저렴한 에코 백을 드는 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그만큼 가짜와 진짜의 수직적 관계가 수평적으로 변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물건의 가치보다는 사람들의 의식 변화로 인해서다. 사람마다 가치를 두는 물체는 자동차, 옷, 지식 등 다양하다. 골고루 가치를 두고 부풀리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그 사람이 걸친 어느 것 하나에 중점을 두고 그 사람을 평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기성세대에 주눅 들지 않는 Y세대


어떤 때는 매력적인 가짜가 관성에 젖은 진짜보다 더 고가가 되기도 하다. 가치 있고 멋진 라이프스타일의 소비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에 의해서다. 멋지지 않은 진짜는 얼마든지 가짜에 뒤처질 수 있는 시대다. 책을 읽으며 지식을 늘리는 것을 가치로 둔 사람에게 신발은 그저 신는 용도일 뿐이며, 그래서 이 사람에게 비싼 신발이나 명품 신발들은 자신의 싸구려 신발과도 같은 부류였다.


명품과 고가 물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예쁜 쓰레기’, ‘소소한 탕진’과 같은 트렌드가 생겨났다. 2017년 1,000원으로 할 수 있는 인형 뽑기, 동전노래방, 이모티콘 캐릭터 구입, 다이소 쇼핑 등등 소소한 돈을 탕진하는 것에 사람들은 재미를 느꼈다. 이는 주로 Y세대에서 많이 일어났다. 미래의 주류이자 기성세대가 될 Y세대는 1985년~1999년 생으로 21세기를 어릴 적에 맞은 세대다. 한국에서는 2018년 기준으로 19~33세에 해당된다. 직장인이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인 경우도 있다.


Y세대에서 유행하는 문구는 욜로(YOLO)다. 욜로는 흥청망청 소비하자는 개념이 아니다. 한 번뿐인 삶을 취직, 결혼, 출산, 집 장만 등 기성세대가 짜 놓은 끝도 없는 공식에 매달려 살고 싶지 않다는 저항을 품고 있다. Y세대는 자신만의 가치관, 취향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신념이 강하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고 관성보다는 개성을 추구한다. 기성세대와 달리 주목할 한 가지는 Y세대에서 여성과 남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남자도 제모를 하고 양산을 쓰고,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여자가 차별 받음을 볼 경우 부당함을 즉각 외치기도 한다. 기성세대의 관점에서는 체제의 틀을 뒤흔드는 반란들이다.


2018년에 이르러 나타날 시민의식


소비자는 단순히 기업이 던져 준 상품을 수동적으로 구매하지 않는다. 정보를 공유하고 기업의 태도를 나무라고 SNS를 통해 변화를 요구한다. 불매 운동뿐 아니라 구매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기업으로서는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는 무슨 짓을 해서든 이윤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Y세대는 현재의 중요한 소비, 사회, 문화 세력이다. 기성세대는 이들이 어떤 존재들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중요하다. 왜냐하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직적인 공간, 높은 직급만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주도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요즈음 기업들은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뀌려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IT 미래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풀어 나갈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은 사회적 가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 세력이나 기득권에게만 있다고 여겼던 적폐가 기숙사 문제, 소방서 문제, 학교 문제, 종교와 같이 갈등하는 작은 사회 어디에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이프 트렌드 2018』에는 이와 관련해 많은 내용이 있었다. 또한 IT와 접목된 시민 의식에 대한 여러 공감할만한 내용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많고, 반짝 일어났던 유행을 트렌드라고 주장하는 부분들이 아쉬운 점이기는 했다. 그러나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행해왔던 2017년의 모든 것들이 어떤 소비문화의 확산과 정신을 품고 있는지 그 내면을 보고 싶다면 꼭 읽어봤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전의 명수 - 난공불락의 1위를 뒤집은 창조적 추격자들의 비밀
박종훈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뢰와 평판을 얻는 기업들의 숨겨진 비밀

[리뷰] 『역전의 명수』(박종훈, 인플루엔셜, 2017.11.28.)


사실 ‘역전’이라는 의미는 시장에서 의미가 없다. 선발 기업을 추격하고 선발 기업은 달아나고, 고지를 탈환하고 뺏기고 하는 게 바로 경제시장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종훈 경제전문기자(KBS기자협회장)는 이러한 기업의 생리를 7개의 장에서 제대로 강조하고 있다. 천천히 읽다보면 기업윤리의 측면에서 매우 지당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그만큼 정도를 걸었던 기업들이 승리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에필로그 부분에 취재하는 장면이다. 9.11 사건을 계약직 카메라 감독 1명과 미국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리포팅을 했다. (거의 둘이 뉴스를 만들고 보냈던 모양이다.) 그런데 KBS감사실에선 왜 CNN이나 NBC와 같은 질의 뉴스가 나오지 않느냐며, 카메라 감독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박종훈 기자에게 전했다. 박 기자는 공분했고, 만약 감사가 계속 진행되면 이 문제를 공론화 하여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행히 감사는 중단되었다고 한다.


이 당시 KBS의 상황을 보면 얼마나 조직이 한 개인을 억압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좋은 긴장감과 협력 관계가 아니라 거의 협박하는 수준의 감사이다. 현재 KBS가 JTBC 뉴스에 밀리는 이유도 조직문화와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박종훈 기자에 따르면, KBS는 이전의 영광에만 매몰되어 있었다. 뉴미디어와 소셜미디어가 등장했지만 변화의 물결을 보지 못한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JTBC는 심층보도와 팩트체크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요샌 방송뉴스를 TV로 직접 잘 보지 않는다. 그나마 보는 건 JTBC 뉴스다. 유명 작가나 연예인들이 다른 곳이 아니라 JTBC와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맷 데이먼이 ‘제이슨 본’ 홍보차 한국에 왔을 때, JTBC에서 인터뷰를 한 적 있다. JTBC는 이미 해외 영화배우에까지 신뢰를 얻을 정도이다. 특히 JTBC는 기자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살려 캐릭터를 부여했다고 박종훈 기자는 분석했다. 더불어, 공정성과 신념, 자부심을 언론인으로서 갖게 해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였다.




JTBC가 KBS를 앞지른 이유는?


『역전의 명수』는 각 장의 제목만 보아도 저자의 생각이 엿보인다. 우리 기업이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들이다. ▲ 1장 : 남들이 포기한 타이밍을 잡아라 ▲ 2장 : 창출하지 말고 연결하라 ▲ 3장 : 추격자의 눈으로 다르게 보라 ▲ 4장 : 작게 시작해서 모두 차지하라 ▲ 5장 : 지지자와 동맹군의 마음을 얻어라 ▲ 6장 : 성과가 적어도 중심은 지켜라 ▲ 7장 : 구성원의 신념을 끌어올려라.


전체 핵심은 유명 작가들의 일침에 잇다. 책 첫머리와 중간에 보면 괴테와 T.S. 엘리엇의 명구가 들어가 있다. 괴테는 “천재성과 힘, 그리고 마법은 대담함 속에 들어 있다”고 적었다. 또한 앨리엇은 “멀리 갈 위험을 감수하는 자만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인이나 작가나 기자나 모두들 쓰는 사람들이라고 간주하면 유념할 대목들이 참 많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스페이스엑스의 CEO이자 테슬라 회장인 앨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갖고 있는 전기 자동차의 특허를 모두다 무료로 공개한다는 선언을 한다. 그 이유는 테슬라에서 혁신적인 전기 차를 개발하면 응당 기존의 내연기관차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면, 특허를 보고 전기 차 시장에 뛰어든 여러 기업들과 동맹을 맺어 전통적 개념의 차를 밀어내야 한다. 혁신과 창의성이 발현되는 메커니즘은 맞닿아 있다.


사회적 기업과 평판 관련 부분이 참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반려동물용품 전문 매장 펫스마트는 비영리 유기동물 입양 센터를 적극 후원하면 고객들을 사로 잡았다. 윈윈이다. 펫스마트는 1994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등 1,470개 매장에 유기동물 입양센터를 만들어서 후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케아는 기업의 이윤을 고객과 납품 업체와 함께 나눠 세계적인 가구 업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많다. 켈로그는 극빈자들에게 시리얼을 무료로 배급하고, 불경기 속에서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일자리 나눔’을 통해 고용을 계속 유지했다. 또한 대공황의 절정기에서도 아동복지재단을 설립하고 4년간 현재 화폐 가치로 2조 원 정도를 기부했다고 전해진다. 그 결과 켈로그는 기존의 1위 업체인 포스트를 밀어냈다.


사회적 기업으로서 평판을 얻는 비밀


이외에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들이 많다. 이베이 설립자는 이베이가 수익을 많이 내는 가운데서도 기존의 본인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9개월 동안 봉급을 받았다고 한다. 안전하게 시작하려고 했던 것이다. 또한 후지필름은 절체절명의 전통 필름 산업 위기에서, 필름 보관 기술을 응용해 노화 방지용 화장품 아스타리프트를 만들어 재기에 성공했다. 구글은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통해 팀원들에게 ▶ 심리적 안정감 ▶ 종속감 ▶ 구조적인 명확함과 투명함 ▶ 의미와 임팩트를 주어 신뢰를 얻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인 커피 업체 네슬레가 네스프레소를 런칭하면서 본사의 눈치를 보지 않게 했다. 통제권과 선택권을 갖게 함으로서 자신감을 상승시켰고 프로젝트가 성공하게끔 유도한 것이다. 사사건건 통제하려는 대한민국의 기업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플라스틱 공장 옆에서도 주어진 소명을 다한 ‘스컹크 워크스’나 알리에게 패배하고 목사로 살다가 뒤늦게 45세에 다시 헤비급 챔피언을 따낸 조지 포먼, 감독과 방송 제작자들에게 팬텀이라는 영상촬영 드론을 무료로 나눠저 시장의 특정 타깃을 잡아낸 중국의 왕타오 등은 모두 신뢰와 평판을 얻어 기업과 자신을 살린 경우이다.


경제학에 문외한인 필자에게 눈에 띄는 부분도 있었다. 하이프 사이클 5단계나 ‘란체스터 제곱의 법칙’이다. 하이프 사이클 5단계에선 기술이 촉발되고 과도한 기대치가 높아지나, 환멸과 깨달음을 거쳐 생산성 안정기로 진입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란체스터 제곱의 법칙은 적군의 전력이 두 배라고 해서 단순히 전력이 두 배가 되는 게 아니라 적은 네 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행전투전에선 비행기 4대 : 2대가 맞붙는다고 적군 2대만 살아남는 승부가 나진 않는다. 오히려 적군 3개가 남거나 4대가 남을 수도 있다. 전력은 16 : 4가 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 - 아름다운 예문과 함께하는
이승훈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포화 된 감정들 표현 … 딱 좋은 예쁜 우리말

[리뷰]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아름다운 예문과 함께하는)』(이승훈, 해드림출판사, 2017.)


스마트한 세상에 사는 우리는 주로 언론 상으로부터 한국말을 익히고 최신 유행어를 듣는다. 고전이나 근대문학을 읽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들은 외래어에 찌든 한국말 외에 아름답고 부드러운 우리말이 얼마나 많은지 알지 못한다.


이러한 문구가 있다. ‘윤슬이 뛰노는 물낯 같은 표정.’, ‘방탄 국회, 저 물황태수들!’, ‘조용히 묵상하며 밤길을 걷는데 어떤 기운이 헤뜨듯이 다가왔다.’ 간단한 문장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 들어있을 것이다. 한자말이나 신조어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모두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아름답고 순수한 우리말들이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고, ‘물낯’은 표면이다. ‘물황태수’는 자신의 지위나 능력을 믿고 방자하게 구는 사람이며, ‘헤뜨다’는 자다가 놀라다는 우리말 뜻이 있다. 이 중 ‘헤뜨다’는 처음 보는 이에 따르면 ‘해뜨다’의 오타로 알려질 정도로 생소하게 다가오게 된다.



인터넷 세대의 언어 사용과 우리말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아름다운 예문과 함께하는)』(이승훈, 해드림출판사, 2017.)의 저자 이승훈은 해드림 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하면서 오래도록 우리말을 수집해온 자다. 트위터나 SNS에 올라온 신조어에는 이 책에 나온 우리말이 거의 들어있지 않다. 인터넷상 사람들이 쓰는 어휘는 대게 한정되어 있고, 그 마저도 대부분은 비방어다. 한 마디로 현대인들은 일정한 어휘의 틀 안에서 쳇바퀴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언어가 품은 미세한 감정들을 표출할 길을 모른다면 우리의 정서는 삭막해진다. 이는 많은 어휘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아름다운 시와 소설, 산문 등을 읽어 정서를 키워야 마땅하지만 요즘 세대는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


나는 한 때 우리말들을 찾아보며 노트에 정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일상에서 쉬이 쓰지 않아 잊어버린 지 오래기에, 다시금 노트를 들춰보면 생소하게 다가온다. 우리말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기에 쓸 일이 없었던 것이다. 말과 글은 혼자만 쓰고 혼자만 알아서는 안 된다. 행여 내가 ‘자기 앞에 놓인 빵들을 걸태질 하듯이 끌어당겼다.’는 문장을 인터넷 상에 썼다고 하자. ‘걸태질하다’는 어휘를 처음 보는 이는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느끼지 못한다. 차라리 ‘염치없이’ 라고 썼다면 이해를 할지도 모르겠다.


어휘가 널리 쓰이려면 다수의 사람들 역시 특정 어휘 속에 자신의 느낌과 감정과 체험을 넣어야 한다. 그런데 오직 나만이 아는 예쁜 말일 경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들은 어휘 속에 자신들의 감정을 담지 않아 외국어처럼 낯설게 느낀다. 저자는 ‘아름다운 낱말이 상용화되지 못한 채 지금껏 묻혀 있었던 것이니, 마치 내가 만들어 등재한 낱말이거나 내가 발견한 보석처럼 느껴진다.’고 적었다. 우리말을 쓰는 사람이 한정되면 말은 희소성을 가진다. 그래서 보물이 된다. 훗날 많은 이들이 이 책에 나온 우리말을 인터넷 상에서 쓴다면 통용어가 되기에 희소성은 줄어들 것이다.


우리말의 희소성을 줄이려면 공유되어야


우리말들은 정말 매력이 있다. 우리말로 적힌 종이는 유난히 반짝이는 듯하고, 또 우리말이 뿜어지는 입술은 유난히 촉촉하게 보인다. 처음 우리말을 쓸 경우라면 품사를 혼동해 문장 가운데에 넣는 위치를 착각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우리말이 쓰인 책을 많이 읽거나 자주 쓰다보면 익숙해지게 된다.


어휘 하나하나에 모두가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 풍부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인터넷 상의 비방은 줄어들고,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휘로 인해서 말이다. 어휘는 화가들의 색채와 음악가들의 악보처럼 다양한 감정을 끌어낸다. 그래서 문학도 하나의 예술에 포함된다. 글쓰기도 수련이며, 습득하는 것이다. 남들이 쓰고 있다고 따라 써야만 하는 정도가 아니다. 그건 모방이자 획일화된 표본에 불과하다.


우리가 쓰는 어휘들에는 우리의 감정이 이미 포화되어 들어찬 상태다. 불포화된 감정들을 대체할 어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기에 자주 쓰이지 않는 우리말들이 딱 적합하다. 저자는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낱말의 문장을 만들어 시리즈로 책을 내고 싶다고 했다.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에는 우리말 하나마다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예문이 실려 있다. 사전처럼 뜻만 아는 것이 아닌 실제 쓰임과 문장들이 들어있어 쉽게 익힐 수 있다. 하루에 한두 개씩 우리말을 익혀 일기를 쓰거나 주위 사람에게 말을 해본다면 어떨까. 그러면 보이지 않던 언어의 아름다움이 다시금 세상에 살아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