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
나가누마 무츠오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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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게 예민한 ‘HSP’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서평] 『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나가누마 무츠오, 홍익출판사, 2019. 04.02.)

 

만약 자신이 작은 일에도 쉽게 놀라고 사회생활의 번잡함이 너무 힘들게 느껴지고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날카롭게 신경을 쓰는 타입이라면 HPS일 가능성이 높다. HSP(Highly Sensitive Person)는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에 따르면, 이 특성은 타고난 기질일 뿐 질병이 아니다.

 

저자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이들은 ‘HSP들’이라고 책에 지칭하여 설명하였다. 이들은 매우 순수하고 감각을 느끼는 수준이 높다. 그만큼 직감력이 뛰어나기도 하다. 예술 분야에 HSP들이 특히 많은 이유이다. 어느 나라든 15~20% 정도의 HSP는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HSP가 환경이나 시대 상황에 따라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선천적 기질이라는 사실이다.

 



자신과 타인 사이에 경계를 세워야 하는 이유

 

HSP들은 자신과 타인을 구별해 자기를 지키는 경계선이 취약하다.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쉽게 표적이 되거나 아예 에너지 자체를 빼앗기는 경향이 있다. 몹시 예민한 HSP 중에는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경우가 있다. 책은 이들의 행동과 반응을 분석하였다. 마치 한 권의 심리학 도서 같았다. 또한 책에는 HSP 셀프 체크리스트가 있기에 자신의 상태를 알아볼 수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체크마다 어울리는 케이스 소개와 해결법 등도 나와 있다는 점도 매우 좋았다.

 

저자는 HSP들이 스스로의 민감한 특징들을 받아들이고, 느껴온 고통을 뛰어넘기 위해 자신이 무엇에 어느 정도 예민한지를 제대로 알기를 바라면서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HSP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있으면 설령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엄청난 피로감과 함께 멀미라도 할 것 같은 어지럼증을 경험할 때가 많다. 마치 전쟁터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HSP에는 여러 타입이 있는데 공통적으로는 자극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한다.

 

HSP들은 뇌에 가해지는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머릿속에 떠도는 복잡한 사고나 감정을 스스로 다독이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취미 활동을 통해 자기의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도 있다. 몇 가지 HSP들의 사례를 보면 이렇다.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만 어울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 자신은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인지 섭섭해하거나 자책감에 빠지곤 한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치닫는 신경회로가 무척 활발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있었던 비슷한 상황을 연상하는 시스템이 빠르게 활성화 된 점도 하나의 특징이다. 이들은 과거 경험에 대한 기억을 매우 상세하게 끄집어내며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에서 다양한 정보를 재빨리 읽어낸다. 또 다른 사례 중에는 “가족이 죽도록 미워서 폭력을 휘두른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러한 성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기에 꼭 HSP만의 성향이라고는 공감할 수 없었다.

 

HSP들과 일반인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HSP들은 정해져 있던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변경이 되거나 지금까지 해온 일이 소용이 없게 되면 신경이 날카로워져 패닉 상태에 빠지기 일쑤다. 이와 동시에 과거의 경험과 현실의 분노를 혼란스럽게 결합시키며 불안, 두려움,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 경우를 위해 몇 분간 가만히 앉아 있어 본다거나, 화장실 등 혼자가 있을 수 있는 장소에서 잠시 동안 조용히 있어 보는 등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두어야 한다.

 

또 HSP는 자기 세계에 과도하게 몰입하기 때문에 누가 갑자기 이름을 부르면 깜짝 놀라 뒤집어질 때가 있고, 신경전을 펼치면서 대립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제3자임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꽤나 예민한 성향을 지니고 있기에 자신만의 경계선이나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 HSP 중에는 위장이 약한 사람이 유독 많아 식사 중이거나 식후에 복통, 설사, 구토 같은 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주위에 HSP가 있을 경우 ‘어떻게든 이겨내라.’,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두루뭉술해진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기질은 결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HSP들의 문제는 태생적이기에 사고방식의 변화만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에 주위 사람들은 이들을 선입관 없이 믿고 수용해 주어야 한다. HSP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HSP는 직감적으로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거나 상상할 수 있다. 이들 중에서도 특별하게 민감한 사람은 4% 정도에 불과한데, 보통 사람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현상을 느끼거나 보기도 한다. 그래서 HSP 중에는 시대를 앞서 느끼거나 이미지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저자는 이래 세계의 주인공 중에 HSP가 여럿 나오리라 보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예민함이나 날카로운 감각, 풍부한 내면세계를 부정하기보다 소중하게 가꿔나가며 재능으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책은 HSP들의 성향 이야기가 유난히 많아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HSP에 어떤 사례와 인물이 있었는지, 뇌의 기작은 어떻게 된 것인지를 좀 더 상세히 설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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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지나면 보이는 것들 - 33년간 재봉일을 하던 50세 아줌마의 해외시장 개척기
김분숙 지음 / 라온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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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나이에 시작한 사업이 해외에서 성공하다

[서평] 『두려움이 지나면 보이는 것들(김분숙 저, 라온북, 2019. 03.15)

 

50세의 나이에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사람이 몇이나 될까. 『두려움이 지나면 보이는 것들』의 저자는 50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서 60이 된 현재 연봉 3억을 받으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자신의 인생을 책으로 내고픈 수많은 사업가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읽다보니 그녀의 도전에 감동이 밀려와 나 역시 삶을 사는데 용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책을 쓴 경위를 다음처럼 말했다. “현재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지 모르는 당신에게 내 삶을 통해 나처럼 한 번뿐인 인생을 포기하지 말고 노력하여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1960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겨우 초등학교만 졸업한 저자는 17세부터 양장점에서 맞춤옷을 만드는 봉제 기술을 배웠고 33년을 봉제 일을 하며 살다가 1986년부터는 집에서 혼자 옷 만드는 일을 하며 50세까지 살아왔다. 특별할 것 없는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로서의 삶도 병행했다.

그러던 중 해외지사 1호로 진출하게 된 미국에 사업 성공자인 남동생을 따라가게 되면서 그녀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남동생은 미국 현지에서 사업 관련 제품을 쓰고 사업을 하실 분들을 찾아 안내해주는 이곳저곳을 따라 이동하며 강의를 하고 있었다. 저자는 그 강의 투어를 따라나섰다.



 

두려움 속에 들어가야 두려움을 잡는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에 힘든 순간이 닥쳤을 땐 죽는 게 길이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건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고 죽을 힘을 다해 살면 못 살 일이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의 남동생은 한때 직장을 다녔지만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손대는 것마다 망하기만 했다. 그로인해 친정 엄마가 평생을 온갖 고생하면서 모아둔 집도 땅도 전부 다 경매로 넘어가게 되었다.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고 남동생은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저자는 동생에게 노가다를 뛰어보는 게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그때마다 동생은 노가다를 시작해 몸이 망가지기 시작하면 정신도 망가지기 시작할 거니 아예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몸과 마음이 망가진 순간 어떠한 기회가 올 경우 그 기회를 잡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후 저자의 남동생은 몇 년을 더 방황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사업 관련 일을 만나 죽기 살기로 몰입했고 결국 성공을 했다.

 

남동생의 성공을 지켜본 저자는 훗날 자신도 사업을 하리라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실현되었고 마침내 저자와 가족의 삶이 바뀌게 되었다.『두려움이 지나면 보이는 것들』은 저자가 성공을 하기까지 죽을 만큼 힘든 고비를 견딘 순간들이 적혀있었다. 한 편의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면서 소설 같기도 한 이야기들이었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강하다고 외치며 어떤 일이든 자신 있게 나서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로 풀었다. 마음이 약할 때는 꿈에서조차 무섭고 힘듦이 찾아온다. 때문에 강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항상 필요했다.

저자는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순간들을 두려움이자 즐거움으로 여겼다. 그러면서 자신의 자식들과 독자들이 자신과 같은 두려움 속으로 스스로 걸어가 보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 한 번 들어서고 나면 그 다음 부터는 어떤 일이건 쉬워짐을 경험으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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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 익명의 스물다섯, 직장인 공감 에세이
김가빈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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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문화-돈-근무 시간-적성-건강, 퇴사의 이유들

[서평] 『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김가빈, 스노우폭스북스, 2019.03.20.)


이 책의 부제는 ‘익명의 스물다섯, 직장인 공감 에세이’다. 책 제목은 말 그대로 ‘퇴사 후 비로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이다. 퇴사를 해야만 나다운 인생이 시작될 수 있다니. 25명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들으니, 퇴사의 이유는 다음과 같이 귀결되었다. △ 직장 문화 △ 급여 △ 근무 시간 △ 적성 △ 건강 △ 나의 꿈. 대부분은 직장 문화가 주된 이유였다.


책의 첫 페이지에 도종환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담겨 잇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래. 나도 여러 번 퇴사를 경험했다. 지금도 언젠가 이뤄질지 모르는 퇴사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 퇴사의 이유를 찬찬히 살펴보면 어떻게 해야 직장 생활을 잘 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잘 버티고, 상사의 말을 어기지 않으면 된다.


어떤 이는 가족과, 특히 아이와 함께 지내기 위해 일을 시작했는데 잦은 야근으로 인해 몸이 망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하기도 어려웠다. 가족을 위해 일을 하는데, 집은 잠만 자는 곳으로 변해 있었다. 그래서 이직을 했다. 다행히 일하는 즐거움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나의 꿈과 직장 문화, 그 사이에서


수긍이 가면서도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말은 “어차피 열 명이 모이면 한두 명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 어디를 가든 내가 정말 힘들어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있는데, 거기에 주인공인 박동훈 부장은 정말 죽도록 미운 사람들과도 함께 지내야 한다. 너무 짠하다. 예전에 나를 보는 것 같다.


책의 여러 인터뷰이 조언 중에 정말 원대한 꿈이 아니라면 평범한 이들은 평범하게 사는 게 옳다고 한다. 그 안에서 꿈을 찾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고, 인정할 수 없는 상사들을 만날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사업을 하는 것도 좋은 퇴사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정말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몸을 많이 움직이며 시행착오를 해야 한다고 어떤 퇴사자는 조언한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뭐든 하려기 보단 일을 하면서 익혀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1 기준은 인간들의 ‘게으름’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기계와 자동화의 파고는 멈출지 모른다. 그 안에 정말 내가 원하고,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모든 직장인들이여,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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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 -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열세 가지 지적 탐험
손승현 지음 / 더난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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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집착, 연결과 직관 … 창의성의 패턴

[서평]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열세 가지 지적 탐험)』(더난출판사, 2019. 03.25)


4차 산업혁명이 여전히 낯선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 있다.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의 저자 손승현은 책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제가 여러분께 확실히 드릴 수 있는 말은 실패한 곳에 멈춰 서지만 않는다면 실패는 더 큰 꿈을 이루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문과 출신 혹은 비기술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공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는 아는 내용들이 많기에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다시금 4차 산업혁명을 상기시켜주는 감은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작가 마르셀 푸르스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발견을 위한 진정한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데 있다.” 책을 통해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4차 산업혁명의 틀을 이해하게 한다. 그리고 이 복잡하고 불안정한 세계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소개한다.




모든 분야에 걸쳐 있는 초연결 사회


저자가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때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얻은 책으로 1970년대 미국 작가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괴델, 에셔, 바흐』를 꼽았다. 복잡계에 관해 많은 영감을 얻은 책으로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꼽았다. 그런데 이 둘은 서로 다른 분야다. 하지만 어느 분야를 공부하고 무엇을 알고 싶어 하든 간에, 해당 분야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를 함께 보아야 한다. 정답이 여러 분야가 만나는 경계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시인을 ‘보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볼 수 있다면 시인처럼 세상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풍경이 세상 전부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눈높이를 자주 바꿔주어야 한다. 눈높이를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사랑하면 무언가를 새롭게 보고 느끼며 이전과는 다른 감각을 갖게 된다.


작가는 우리가 직면하게 될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간단히 말해 ‘초연결’이라고 주장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사람과 사람, 사물을 연결하고 지식과 지식이 연결되고,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정보가 지능적으로 모이고 공유되며 분석되는 현상을 초연결이라 한다. 이에 따라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초연결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계’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넘나드느냐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교차하는 곳에 있기에 ‘융합 혁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복잡성의 세상을 보는 법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의 DNA’를 담고 있는 기업이라 평가받는 넷플릭스는 오늘날 기업들의 리스크를 다음처럼 분석했다.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회사의 복잡성은 증가하는 반면에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인재는 줄어든다.” 복잡한 세상을 보는 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예전처럼 사고하는 습관을 멈춰야 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당연시하는 것들을 비로소 의심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새로 나온 기술을 모두 이해하겠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으라고 주장한다. 중요한 건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입체적인 구조 전체를 보는 시각을 갖는 것이다.


1960년대 하버드대학 교수 스탠리 밀그램은 ‘우편물 실험’을 했다. 인적이 드문 미국 시골 마을을 임의로 골라 그곳에 사는 주민 160명을 무작위로 뽑아 편지 한 통씩을 나눠주었다. 편지에는 그들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의 사진, 이름, 주소가 적혀 있었다. 사람들은 봉투에 적힌 사람을 알 만한 사람에게 편지를 전달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그리고 160통의 편지 중 42통이 성공적으로 도착했는데 놀랍게도 이때 편지가 거친 단계의 중간 값은 단 5.5단계에 불과했다.


대규모 사회라지만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는 링크를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쉽게 서로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결과였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성공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소통 전략 덕분이라고 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 세계 팬들에게로 수많은 링크를 통해 입체적으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다양한 클러스터에 동시에 연결되어 있고 링크 수도 많다면 강력한 허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네트워크는 기존 연결고리와 상호 피드백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며 중앙 통제자의 지시나 설계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누누이 언급되는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


세상은 협업하는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이 만들어가는 시대다. 이에 따라 저자는 책 뒷부분에 걸쳐 고전 서적과 명사들의 입을 바탕으로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저자는 방송국에서 라디오 프로듀서로 일한 10여 년 동안 누구보다 가까이서 창의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했다. 이후 저자는 창의성의 패턴을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다양하고 강렬한 경험. 우리의 뇌는 새로운 대상이나 문제를 마주하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이미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기억들을 찾아내 연결하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우연히 찾아올 뜻밖의 연결을 기대하며 일단 많은 경험을 해보아야 한다. 특히 실패의 경험이야말로 어느 날 새롭고 놀라운 무언가로 탄생할 커다란 잠재력을 품고 있다. 마치 범죄자를 통해 우리가 사람의 잠재된 본능을 파악하고 세상의 다른 이면을 경험하며 세상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하나의 수단으로 쓰는 것처럼 말이다.


둘째 의외의 집착, 열정 또는 몰입. 집착은 가능한 한 모든 유형의 상황에서 적용되는 풍부한 유추와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 1983년 옥수수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생물학자 바버라 매클린톡은 이렇게 말했다. “옥수수 염색체를 연구하는 동안 저는 옥수수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옥수수와 한 몸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럴 때는 종종 저 자신의 존재를 잊기까지 했지요…….”


셋째 낯설지만 분명한, 새로운 연결. 아인슈타인은 자연의 법칙에 이르게 하는 논리적인 길은 없으며 다만 직관에 의해서만 그곳에 다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직관은 우리 뇌의 무의식 레벨의 수많은 단계를 동시에 관통하면서 의식 레벨로 순식간에 튀어 오른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는 시간』에는 미래 사회를 쉽게 설명하고 어떠한 주요 과정과 노력이 필요한 지를 풍부한 사례로 설명했다. 수많은 4차 산업혁명 책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을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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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실전 가이드북 - 학교에는 절대 없는 ‘학생부 종합 교과서!’
신선생.윤선생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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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성공보단 ‘멋진 좌절’이 대학 입시 성공법

[서평]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실전 가이드북』(신선생, 윤선생, 스마트비즈니스 2019.03.18.)

 

드라마 <SKY 캐슬>을 보면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라면 하나를 끓여도 설명서가 붙는데, 어떻게 대학을 가는데 전략을 안 짜?” 근간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실전 가이드북』의 마지막 장은 이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대학을 가기 위한 최선의 전략을 짜기 위해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시와 수시 중 한 곳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책의 저자들은 정시와 수시를 둘 다 준비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조금만 노력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선보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5등급 성적을 갖고 있는 학생이 정보를 잘 알아보고 전략을 취하면 2등급 대학, 소위 말하는 인서울도 갈 수 있다고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소홀히 하는 경향 있다는 것이다.

 

2020학년도에 서울대는 전체 모집 인원의 78.5%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다. 고려대는 61.5%, 연세대는 특기자전형을 포함하면 40% 넘는 인원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를 전반적으로 살피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해도 다른 부분에서 채워나가면 어느 정도 충족이 가능하다고 한다.

 



전략을 갖고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하라

 

이 책에서는 각종 정보와 더불어 눈여겨 볼 부분들이 많다. 교사들은 과목의 전문가이지 입시에 밝은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실전 가이드북』 같은 전문 책을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모든 교사들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뜻이니 오해는 하지 말길 바란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학생부종합전형은 ‘평범한 성공’보다 ‘멋진 좌절’을 높게 평가한다. 그리고 그 ‘평범한’과 ‘멋진’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소개서다.”는 부분이다. 적당한 성공만으론 입학사정관이나 해당학과 교수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선 외부 수상경력을 쓸 수 없으니, 소위 말하는 드라마가 있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성적이 월등히 좋다면 상관없겠지만, 평범하다면 도전해볼 전략이다.

 

특히 대학의 입장에서는 실력 있는 학생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학생을 선호한다. 한마디로 높은 성적보다는 상승 곡선 스토리가 빛난다는 점이다. 대학은 교육이 목적이지 기업처럼 실무투입이 목적이 아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학생부에서 대학은 3가지만 본다고 강조했다. 바로 ▲ 성실성 ▲ 일관성 ▲ 축적성이다.

 

이외에도 책에는 대학 입시 관련 여러 팁들이 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1달에 1시간 정도면 학생이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커버 가능하다. 또한 고1 때 일찍 전공을 정할 수 있으면 이에 따른 학생부 관리가 가능해 유리할 수 있다. 전공을 바꾼다면 거기에 맞춰 이유를 제시하고 수정하면 된다. 더욱이 ‘독서’보다는 ‘독서기록’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란 단순히 자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다.”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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