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
나가누마 무츠오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도하게 예민한 ‘HSP’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

[서평] 『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나가누마 무츠오, 홍익출판사, 2019. 04.02.)

 

만약 자신이 작은 일에도 쉽게 놀라고 사회생활의 번잡함이 너무 힘들게 느껴지고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날카롭게 신경을 쓰는 타입이라면 HPS일 가능성이 높다. HSP(Highly Sensitive Person)는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에 따르면, 이 특성은 타고난 기질일 뿐 질병이 아니다.

 

저자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이들은 ‘HSP들’이라고 책에 지칭하여 설명하였다. 이들은 매우 순수하고 감각을 느끼는 수준이 높다. 그만큼 직감력이 뛰어나기도 하다. 예술 분야에 HSP들이 특히 많은 이유이다. 어느 나라든 15~20% 정도의 HSP는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HSP가 환경이나 시대 상황에 따라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선천적 기질이라는 사실이다.

 



자신과 타인 사이에 경계를 세워야 하는 이유

 

HSP들은 자신과 타인을 구별해 자기를 지키는 경계선이 취약하다.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쉽게 표적이 되거나 아예 에너지 자체를 빼앗기는 경향이 있다. 몹시 예민한 HSP 중에는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경우가 있다. 책은 이들의 행동과 반응을 분석하였다. 마치 한 권의 심리학 도서 같았다. 또한 책에는 HSP 셀프 체크리스트가 있기에 자신의 상태를 알아볼 수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체크마다 어울리는 케이스 소개와 해결법 등도 나와 있다는 점도 매우 좋았다.

 

저자는 HSP들이 스스로의 민감한 특징들을 받아들이고, 느껴온 고통을 뛰어넘기 위해 자신이 무엇에 어느 정도 예민한지를 제대로 알기를 바라면서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HSP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있으면 설령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엄청난 피로감과 함께 멀미라도 할 것 같은 어지럼증을 경험할 때가 많다. 마치 전쟁터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HSP에는 여러 타입이 있는데 공통적으로는 자극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한다.

 

HSP들은 뇌에 가해지는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머릿속에 떠도는 복잡한 사고나 감정을 스스로 다독이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취미 활동을 통해 자기의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도 있다. 몇 가지 HSP들의 사례를 보면 이렇다.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만 어울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 자신은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인지 섭섭해하거나 자책감에 빠지곤 한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치닫는 신경회로가 무척 활발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있었던 비슷한 상황을 연상하는 시스템이 빠르게 활성화 된 점도 하나의 특징이다. 이들은 과거 경험에 대한 기억을 매우 상세하게 끄집어내며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에서 다양한 정보를 재빨리 읽어낸다. 또 다른 사례 중에는 “가족이 죽도록 미워서 폭력을 휘두른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러한 성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기에 꼭 HSP만의 성향이라고는 공감할 수 없었다.

 

HSP들과 일반인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HSP들은 정해져 있던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변경이 되거나 지금까지 해온 일이 소용이 없게 되면 신경이 날카로워져 패닉 상태에 빠지기 일쑤다. 이와 동시에 과거의 경험과 현실의 분노를 혼란스럽게 결합시키며 불안, 두려움,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 경우를 위해 몇 분간 가만히 앉아 있어 본다거나, 화장실 등 혼자가 있을 수 있는 장소에서 잠시 동안 조용히 있어 보는 등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두어야 한다.

 

또 HSP는 자기 세계에 과도하게 몰입하기 때문에 누가 갑자기 이름을 부르면 깜짝 놀라 뒤집어질 때가 있고, 신경전을 펼치면서 대립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제3자임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꽤나 예민한 성향을 지니고 있기에 자신만의 경계선이나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 HSP 중에는 위장이 약한 사람이 유독 많아 식사 중이거나 식후에 복통, 설사, 구토 같은 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주위에 HSP가 있을 경우 ‘어떻게든 이겨내라.’,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두루뭉술해진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기질은 결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HSP들의 문제는 태생적이기에 사고방식의 변화만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에 주위 사람들은 이들을 선입관 없이 믿고 수용해 주어야 한다. HSP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HSP는 직감적으로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거나 상상할 수 있다. 이들 중에서도 특별하게 민감한 사람은 4% 정도에 불과한데, 보통 사람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현상을 느끼거나 보기도 한다. 그래서 HSP 중에는 시대를 앞서 느끼거나 이미지로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저자는 이래 세계의 주인공 중에 HSP가 여럿 나오리라 보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예민함이나 날카로운 감각, 풍부한 내면세계를 부정하기보다 소중하게 가꿔나가며 재능으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책은 HSP들의 성향 이야기가 유난히 많아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HSP에 어떤 사례와 인물이 있었는지, 뇌의 기작은 어떻게 된 것인지를 좀 더 상세히 설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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