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 후천적 천재지능 절대영감 이야기
김상경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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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고, 공유하는 삶을 위해!

[리뷰]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후천적 천재지능 절대영감 이야기)(김상경, 이코노믹북스, 2019.05.30.)

 

꿈이 범람하는 시대다. 그런데 그 꿈들은 남의 꿈인 것들이 많다.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울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저자인 김상경 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명한 사람들의 꿈에 울고 웃을 뿐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내 꿈 찾기 여행을 이어갔다. 저자는 거인들(현자들)의 어깨 위에 오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문득 절대영감을 얻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저자가 20여 년간 실천하고 강의하면서 해온 얘기를 담았다.

 

기존 자기계발서에서 비전관리등 한 가지 자원만 잘 관리하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핵심 자기자원을 융합적으로 관리하라고 조언한다. 도구와 시스템을 잘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기계발에서는 심플한 시스템으로 수정, 보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꿈 연금술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그는 자신의 노하우를 99%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지식생산자들이 주를 이루었던 자기계발 2.0 패러다임에서 지식소통자들의 세상인 자기계발 3.0으로 넘어왔다. 이 새로운 시대에는 내외부에서 부지런히 융합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저자 김상경 씨의 실천은 사내 기획서 제출로부터 시작된다. 이를 계기로 사내포상까지 받은 그이다. 이후 아시아나 회사 내에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많은 강연과 공연이 함께 이루어진다. 해남까지 가서 후배들을 위해 직업 특강을 하며 큰 보람을 느꼈다.

   


 

절대영감을 찾아가는 자기계발 3.0

 

저자 김상경 씨는 절대영감이 또 다른 절대영감을 낳는다고 한다. 그래서 사내 독서스쿨을 운영하기도 하고, 11군 교육 재능기부를 추진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그는 자신만의 비전노트를 갖고 있다. 비전노트는 딱 한 장인데, 인생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매일, 1년 동안 자신의 꿈을 가리키는 게 바로 비전노트이다.

 

경영학과 출신으로 IT 관련 업무에 도전하면서 저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커뮤니티에 가입해 배워보기도 하고, 여러 강연을 들으러 다니기도 했다. 소위 야시장이라는 곳에서 다방면의 전문가와 장사꾼, 기업가 등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삶에 울림을 준 악한 천재도 있었다. 몰입과 특유의 강연 실력으로 여러 사람들을 꼬드긴 나쁜 사람이다. 결국 자신의 내공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더욱 자기계발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인의 소개를 통해 인맥관리 전문가인 한 일본인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다. 바로 좋은 인재를 영입하려면 본인 스스로 인재사냥의 사냥감이 되는 것이 더 낫다는 점이다. 이게 바로 가장 경제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인재사냥이라고 김상경 씨는 조언했다. 또한 다른 인생과 지식, 체험을 위해서 독서가 중요하다. 독서는 인생멘토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행위다.

 

자기계발은 내화-체화-외화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사람들 만나는 것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내화는 받아들이는 시작 단계이며,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건 체화, 마지막으로 다른 이들에게 전파하고 공유하는 게 외화다. 저자는 돋보기가 초점을 태우듯 내 꿈을 선택하고 집중하면 그 한 가지에서만은 천재가 되고 달인이 될 수 있다면서 절박한 순간 주변의 모든 사물과 무의식 속에 쌓여 있는 나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버무려서 솟아날 구멍, 살아날 방법을 번뜩 떠올리는 능력이 절대영감이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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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문예반 바일라 6
장정희 지음 / 서유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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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도 재산이 될 때 진정한 작가가 된다

[서평] 사춘기 문예반(장정희 저, 서유재, 2019. 05.30.)

 

너는 왜 글을 쓰고 싶은데?”

 

작가에게 한 아이가 찾아왔다. 공부를 못해서 학교 선생님은 되지 못하겠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아이였다. 아이의 목소리는 또렷하고 분명했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글 쓰는 사람에게는 고통마저 재산이 된다.”는 말을 자주했다. 아이는 고통이 많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후 작가는 아이의 물음을 오랫동안 머릿속을 가지고 있었다. 소설 사춘기 문예반은 아이의 물음에 대한 화답이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크고 작은 상처를 글쓰기의 질료로 삼아 서로를 보듬고 일어서고자 애쓰는 문예반 소녀들이다. 이들은 아픔과 고통을 멍에처럼 짊어지고 살아간다. 작가는 작품 속 문예반 소녀들처럼 글쓰기가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지켜 나가는 힘, 타인의 고통과 아픔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고통에 대한 진솔함이 진주를 만든다

 

외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인문계 여고 2학년 고선우라는 인물이 있다. 고선우는 주희가 이끄는 대로 동아리 문예반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글을 쓰려는 단원들이 있었고 문쌤이라는 교사 문재일이 있었다. 문쌤은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문예반은 내면 깊숙이 묻힌 씨앗을 찾아내 정성껏 물을 주어 꽃을 피워 내는 동아리입니다. 삼십 년 전통을 가진 우리 학교 대표 동아리일 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책은 마치 청소년을 위한 소설과도 같았다. 또한 글을 쓰는 것은 무언지에 대한 조언과 같은 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몇 가지를 보면 이렇다.

 

오래 살았다고 쓸거리가 많은 건 아니야. 소소한 일상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일, 그것이 글쓰기의 관건이니까.”

 

틀에 박힌 시로 누구의 가슴을 울리겠다는 건지 답답하다. 좋은 글이란 진솔함이 큰 힘이다. 그러니 두루 아는 식상한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를 써 보란 말이다. 내 슬픔, 내 고통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좋은 글은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믿는 통념에 저항하는 거다. 예술은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고 길들이려는 것들에 대한 저항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지.”

 

작품은 작가 무의식의 산물이지만 그 무의식 또한 고도로 훈련된 작가 의식의 총합이다. 중요한 것은 인정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며, 이를 진정성 없이 화려한 수사나 기교로 인정받으려고 하면 안 된다.”

 

글은 재능이 있어 쓰는 게 아니며 열정이 있어서 쓰는 거라고 문쌤은 말했다. 이는 작가가 자신을 찾아왔던 아이에게 하고픈 말이기도 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경험을 소재로 책은 친근하게 전개됐다. 학원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몸이 부자유한 채 살아가고 있지만 자유롭고자 하는 의지는 잊지 않고 있어야 한다. 땡땡이에 대한 시도는 언제든 계속될 수 있으며 문학은 그런 속성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우리는 어떤 작품을 읽을 때마다 해석하려는 강박을 갖고 있다. 의미를 찾아내고 주제를 맞추지 않으면 제대로 읽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책에서 문쌤은 글쓰기라는 명분으로 아이들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을 했다. 하지만 상처 없는 영혼은 없다. 대부분 외면하거나 지나친다. 상처 입은 조개에서 진주가 만들어지듯 사람들이 가진 아름다움도 상처에서 나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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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
한창욱 지음 / 레몬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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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인내심이 부족하더라.”죽음을 받아들이기

[리뷰]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한창욱, 레몬북스, 2019.05.20.)

 

한창욱 작가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이 책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마음, 집착, 그리고 고독을 다룬다. 책의 표지에는 세상일 뜻대로 안 풀려도, 마음이라도 편하게 살아볼까 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누군가 날 떠나가도 어떻게든 살아가겠다는 의지이다. 한창욱 작가는 전작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책의 프롤로그에는 길 위를 서성이는 고양이 비비안 얘기가 나온다. 3년 전 만난 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길고양이 비비안의 얘기는 사실 좀 처절하다. 사랑하는 대상을 떠나보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33개월 만에 아델이라는 사람과의 만남을 잊어야 하는 길고양이는 몸과 마음이 아프다.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총 네 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각 장마다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1장은 사랑의 숲으로 가자이다. 2장은 숲을 산책하는 즐거움이다. 3장은 숲에 사는 요정들이다. 4장은 그리움의 숲에 내리는 눈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만년 과장인 K의 얘기다. 공부하길 원했던 아버지를 K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날 양념 치킨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 잠자고 있던 애들을 깨워서 먹이는 동안 K는 깨닫는다. 아버지의 경건한 소망을 말이다.

 


 

사랑의 숲을 산책하러 가보자

 

세월은 죽어가는 몸뚱이처럼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한탄하는 교수. 고향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청년. 자신의 여생을 딸에게 짐 지우지 않으려는 아버지. 자신의 아내가 딸아이를 낳았던 적이 있는 걸 깨달은 남편. 우리 모두는 이별연습을 한다. 이별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나쁜 생각들과도 멀어지는 것이다.

 

책에는 좋은 글귀나 사례들이 많다. 한창욱 작가는 세네카를 인용하면서 진정한 행복은 행복에 집착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흑인 오페라 가수 마리안 앤더슨의 자기 극복 이야기는 눈물겹다. 아내와도 이혼하고, 아버지의 사업을 말아먹고, 낯선 해변 가에서 홀로 살아가는 후배를 만나고 난 뒤 한창욱 작가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행복은 마음속에서만 꽃을 피운답니다. 오늘은 가슴 졸이게 했던 모든 걸 내려놓고 행복의 꽃향기에 흠뻑 취해보세요.”

 

작가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L씨의 얘기를 들려준다. 잠재의식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밤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사무관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는 L. 직장을 다니면서 새벽에 공부해 행정고시까지 합격해낸 비결은 자기 최면이었다. 화엄경에서는 마음을 화가와 같다고 비유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신의 꿈을 늦게이지만 이룰 수 있다. 이별의 아픔에 젖은 이들은 꼭 이 책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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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김미향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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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지 않았을 엄마를 글로서 위로하다

[서평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김미향 저넥서스BOOKS, 2019. 05.20.)

 

글을 쓰며 슬픔을 통과한다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는 저자가 출근길 버스에서 아득하게 멀어지는 꿈들을 붙잡아 스마트폰으로 기록한 내용들이다자칭 꿈 일기로서 휘발되기 직전 남겨진 엄마의 모습들이 담겼다세상에 없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의 일상은 꿈뿐이다그러나 그 곳은 저자에게 기록할 가치가 있는 생생한 세상이었다이로서 저자는 엄마는 살아 있는 것처럼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책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는 밝은 하늘색을 떠오르게 한다새벽 해가 뜨기 전의 가장 푸른 색그 하늘에는 태양빛이 없지만 태양의 이마가 보이고 또 달이 있다두 세계가 공존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말로는 늘 엄마 편이었지만 막상 엄마 편을 들어야 할 상황이 오면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저자는 책의 끝부분에서 이렇게 후회했다엄마를 떠나보내고 가장 후회되는 것은 엄마가 원하던 바로 그 순간에 엄마 편을 들지 못한 거였다그래서 이제 작정하고 엄마 편이 되기로 하며 글을 썼다꿈속에서 엄마는 돌아가셨다고 생각지 못할 정도의 평소의 엄마 같았다현실에서 엄마가 슬플 때화날 때우울할 때 도통 공감해주지 못했던 죄책감이 꿈으로 표출되어 있었다.

 



엄마가 살아계신 것 같은 꿈속

 

꿈속에서 엄마는 평소처럼 지냈다딸과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외출도 하고 아버지와 다투기도 했다요리를 하는 모습도 나왔는데 이때마다 저자는 꿈에서조차 집안일을 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꿈속에서만큼은 집안일에서 해방되었으면 하기 때문이다그것이 저자가 바라는 꿈의 본질이었다.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누구건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한다엄마 없이 사는 법을 배우는 건 온 세계를 다시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저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부끄럽게도 엄마가 돌아가시자 슬픔과 함께 해방감도 밀려왔다나는 엄마에게 의존하고 있었지만 엄마도 내게 의존하고 있다고 여겼고어느 순간부터는 엄마와 긴 병에 효자 없다며 간병살인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왠지 이 부분이 너무도 가슴을 찔렀다저자는 해방감을 느꼈다고 하지만 실제로 꿈속에서 엄마를 놓지 못한 것으로 보아 후회가 더 컸으리라.

 

저자의 엄마는 여성으로서 세상에 지배당하지 않고 늘 당당한 자신으로 살아라.”는 당부를 하곤 했다그런 엄마를 조용한 방에서 퇴근 후에 차근히 되짚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쓰는 일은 쉽지 않다그럼에도 글을 쓸 때만큼은 엄마가 곁에 있는 듯해 위안이 된다고 저자는 적었다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순간에는 후회가 동반된다저자는 행복하지 않았을 거라는 엄마를 글로 새로이 묘사하며 행복한 여인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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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詩時하다 - 이민정 감성시문
이민정 지음 / 새라의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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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만 있다면...” 사랑이란 시시(詩時)한 것일까

[서평사랑은 詩時하다((이민정 저새라의숲, 2019. 05.20.)

 

사랑은 또 온다.’ 사랑에 대한 정의 없이 오로지 사진과 만으로 사랑을 묘사한 책이 있다사랑은 시시하다의 저자는 아름다운 사진과 여름처럼 상쾌함 그리고 사랑에 관해 직접 겪은 듯 한 생동감 있는 글귀를 책에 적어두었다.

 

책에 묘사된 사랑은 연인 간 사랑만이 아니다실제로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 속에 구속되기도 하고어쩔 수 없이 고통을 받아들이기도 한다참으로 가벼워 보이면서도 무거운 말이다사랑을 겪고때론 눈물과 함께 지나가게 두기도 한다사랑에 포함된 여러 감정은 실로 무궁무진하다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이라고정말로 그럴 수만 있다면이라고 쓰고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처음처럼 살아갈 수 있기를이라고 쓰고나는 웃는다다시 처음이다>

 

아팠음에도 사랑이 다시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히 담겼다사랑에는 또한 후회와 그리움 그리고 체념이 담기기 마련이다. <누구나 그런 날이 있다무엇을 잘못한 건지어디부터 꼬였는지도무지 알 수 없는 날생각은 어제에 멈춰 있고시선은 무릎 아래에 머문 채반성하고 싶지 않은 날낳아준 부모가 밉고헤어진 연인이 원망스러워하소연하고 싶은 날시간이 쌓이는 먼지가 되고나날이 버려진 신문더미에 묻혀흘러 흘러가도홀로 서서 외로운 날목표 없이 떠도는 날아무도무엇도 보이지 않는 날//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내가 사랑했던 이여 이젠 나를 봐주오

 

부부 간의 사랑자식과 부모 간의 사랑생명에 대한 사랑심지어 우주와 연필돌멩이도 사랑이 대상이 될 수 있다마음을 쏟는 그 모든 것은 사랑이다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궁금한 것이 사랑이고반면에 그 감정만큼의 또 다른 감정을 대상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하면 크게 상처를 받기도 하는 것이 사랑이다어쩌다가 인간은 이렇게 감정을 나누는 동물이 된 걸까.

 

어떤 이들은 사랑을 받는 것보다 사랑을 주는 것에서 더욱 그 대상에 애착을 지닌다나와 상대를 동일시하며 내 가먹기에 맛있던 음식을 함께 먹고 싶고내가 보기에 예뻤던 풍경을 함께 보고 싶어진다사랑의 애착이 너무도 깊으면 그 사람은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으며 결국에는 어떻게 사랑을 주고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는 상태에 다다른다그래서 사랑을 받아본 기억과 경험이 있는 자만이 사랑을 안다아는 만큼 역시 그렇게 베풀 수 있는 것이다.

 

책은 뒤로 갈수록 사랑에 대한 정의를 넘어서 시간에 대한 질문에까지 다가선다. <스물에 나는 쉰이 너무 멀어서계산은커녕 감도 안 잡혀그런 나이가 있기는 한가 하다가문득 엄마를 보고할머니를 보고그런 때가 내게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면서도설마 하며 웃었지와도 지금은 아닐 것이고와도 저런 모습은 아닐 것이라 여기고// 눈 깜짝했나 싶은데나의 스물은 너무 멀고 아득해너도 나처럼 살겠지언젠가 한숨을 쉬다가문득 스물이 사라졌음을 깨닫고 어이없어지겠지>

 

책 표지는 사랑과 어울리지 않게 검지만아마도 그만큼 속이 타들어가는 것 역시 사랑임을 보이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여름철 나무 그늘 아래서 소소히 감상해 볼 수 있는 책으로서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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