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
한창욱 지음 / 레몬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세월은 인내심이 부족하더라.”죽음을 받아들이기

[리뷰]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한창욱, 레몬북스, 2019.05.20.)

 

한창욱 작가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이 책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마음, 집착, 그리고 고독을 다룬다. 책의 표지에는 세상일 뜻대로 안 풀려도, 마음이라도 편하게 살아볼까 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누군가 날 떠나가도 어떻게든 살아가겠다는 의지이다. 한창욱 작가는 전작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책의 프롤로그에는 길 위를 서성이는 고양이 비비안 얘기가 나온다. 3년 전 만난 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길고양이 비비안의 얘기는 사실 좀 처절하다. 사랑하는 대상을 떠나보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33개월 만에 아델이라는 사람과의 만남을 잊어야 하는 길고양이는 몸과 마음이 아프다.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총 네 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각 장마다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1장은 사랑의 숲으로 가자이다. 2장은 숲을 산책하는 즐거움이다. 3장은 숲에 사는 요정들이다. 4장은 그리움의 숲에 내리는 눈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만년 과장인 K의 얘기다. 공부하길 원했던 아버지를 K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날 양념 치킨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 잠자고 있던 애들을 깨워서 먹이는 동안 K는 깨닫는다. 아버지의 경건한 소망을 말이다.

 


 

사랑의 숲을 산책하러 가보자

 

세월은 죽어가는 몸뚱이처럼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한탄하는 교수. 고향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청년. 자신의 여생을 딸에게 짐 지우지 않으려는 아버지. 자신의 아내가 딸아이를 낳았던 적이 있는 걸 깨달은 남편. 우리 모두는 이별연습을 한다. 이별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나쁜 생각들과도 멀어지는 것이다.

 

책에는 좋은 글귀나 사례들이 많다. 한창욱 작가는 세네카를 인용하면서 진정한 행복은 행복에 집착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흑인 오페라 가수 마리안 앤더슨의 자기 극복 이야기는 눈물겹다. 아내와도 이혼하고, 아버지의 사업을 말아먹고, 낯선 해변 가에서 홀로 살아가는 후배를 만나고 난 뒤 한창욱 작가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행복은 마음속에서만 꽃을 피운답니다. 오늘은 가슴 졸이게 했던 모든 걸 내려놓고 행복의 꽃향기에 흠뻑 취해보세요.”

 

작가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L씨의 얘기를 들려준다. 잠재의식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밤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사무관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는 L. 직장을 다니면서 새벽에 공부해 행정고시까지 합격해낸 비결은 자기 최면이었다. 화엄경에서는 마음을 화가와 같다고 비유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신의 꿈을 늦게이지만 이룰 수 있다. 이별의 아픔에 젖은 이들은 꼭 이 책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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