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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라, 더 행복하라 - 가벼운 행복론에 물든 세태에 대한 일침
송현 지음 / 렛츠북 / 2019년 6월
평점 :
큰 행복보다는 자잘한 행복이 더욱 좋다
『행복하라, 더 행복하라 (가벼운 행복론에 물든 세태에 대한 일침)』(송현(시인), 렛츠북, 2019. 06.10.)
행복하라고 단정 짓는 듯한 책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마냥 에세이 같이 가벼운 조언을 하기보다 역사적, 인문학적 인용을 통한 행복을 정의내리며 독자들의 이해를 우선시하고 있다. 『행복하라, 더 행복하라 (가벼운 행복론에 물든 세태에 대한 일침)』(송현(시인), 렛츠북, 2019. 06.10.)가 바로 그것이다.
행복은 노력을 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고, 하루아침에 여름이 되는 것도 아니듯 인간이 행복해지는 것도 하루 이틀 사이에 되는 것이 아니다”처럼 평생에 걸쳐, 적어도 장기간에 걸쳐 이성적·도덕적으로 행위를 해야만 비로소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기가 온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703/pimg_7576941242234771.jpg)
행복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야 하는 것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행복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삼지 않을 때에만 비로소 그것을 얻을 수 있다. 행복이 아닌 다른 목표에 마음을 집중하는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은 다른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따라 나온다. 당신 스스로에게 행복한가를 물으면 행복은 달아나버린다”
또한 소설 『주홍 글씨』를 쓴 작가 나다니엘 호오돈은 다음과 같이 행복을 정의했다. “행복은 나비와 같은 것이다. 붙잡으려면 날아가지만, 가만히 있으면 어깨에 내려와 앉는다.”
행복의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정의가 있지만 하나로 압축하기에는 정말 어렵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합의된 결론에 이를 수 없는 문제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적었다. 행복 정의 내리기는 학자들에게나 맡기고, 우리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지금 나는 기쁘고, 나의 삶은 만족스러워’라고 느낄 수 있는 삶을 열심히 추구하고 만들어 가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누구나 ‘이 느낌, 이것이 바로 행복이야’라는 나름의 감정이나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삶을 하루하루 가꾸어 나가다 보면 우리의 삶은 어느 순간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난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행복을 쓸모없는 것으로 보곤 한다. 하지만 행복의 가치는 추상적인 측면에서 많은 의미가 있다. 1. 사고가 월등히 유연하고, 독창적이며, 생산적이 된다. 2. 보다 사교적이고, 활기차고, 관대하며, 협조적이어서 결혼·가정생활을 잘 유지하고, 교우관계가 좋으며, 사회적 자원이 풍부하다. 3. 휴머니티가 높다. 4. 역경에 처하게 될 때 그 역경을 극복하는 회복력이 강하며, 신체적으로도 면역체계가 강해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곧잘 사람을 낙천적인가 비관적인가, 외향적인가 내성적인가, 원만한가, 신경질적인가 등으로 나누곤 한다. 그런데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을 비교해 보면 가장 두드러진 차이가 바로 기질적인 면에서 나타난다. 그렇기에 마음가짐을 곱게 가지는 것 역시 행복을 위해 중요하다. 행복한 사람들은 자기인식이 건강하다. 주어진 악조건이나 역경에 의연하다. 돈의 힘을 맹신하지 않는다.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역지사지 한다. 불필요한 습속, 규정 등에 얽매이지 않는다. 남의 인정을 갈망하지 않는다. 느리고 단순하게 산다. 매사에 감사한다.
카르페 디엠 = 오늘의 행복을 즐겨라
로마제정 초기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포도주를 오늘 체로 걸러라./ 짧기만 한 이 인생에서 먼 희망은 접어야 한다./ 이 순간에도 시간은 우리를 시샘하며 흘러가 버린다./ 오늘 이 순간을 즐겨라(카르페 디엠).’
작가 정희재는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에 다음과 같이 썼다. “살아보니 행복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이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일용직 신세였다. 비정규직이었다. 내일 몫까지 미리 쌓아두기 힘든 것, 그게 행복이었다.” 오늘 누려야 할 행복은 오늘 누려야 한다. 그러나 오늘 그걸 누리지 못했다고 후회하거나 한탄할 필요는 없다. 내일은 내일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으므로, 내일은 내일의 것을 누리면 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합격이나 승진, 혹은 뜻하지 않은 행운 등으로 큰 행복을 맛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행복은 길어야 3개월 정도간다. 아무리 큰 행운이나 성취일지라도 단일 사건에 의한 행복의 지속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어쩌다 한 번 큰 행복을 누리는 것보다는 일상적으로 자잘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 백배 천배 낫다. 행복에 관한 가장 중요한 진리 중의 하나는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다음으로 불행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다음 중 어느 하나라도 불행을 잉태하는 씨앗이 되기에 충분하다. 1. 비관적 인생관(내세주의, 비관적 운명론, 행복 유전 결정론) 2. 왜곡된 자의식(열등의식, 자아도취, 피해망상, 죄의식) 3. 자기 파괴적인 감정(시기와 질투심, 화, 욕망, 후회와 자책, 불안과 걱정) 4. 빗나간 사고방식(이기주의, 완벽주의, 고정관념, 이분법적 사고, 오직 미래만을 위하여 주의, 행복 냉소주의, 건강 염려증) 5. 잘못된 생활습관 6. 열악한 외적환경(자연, 생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외교적, 안보적)
저자는 행복을 위해 개인만큼이나 사회 구조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하며 책을 마무리 지었다. 우리들을 잉태한 사회구조와 문제에 마땅히 관심을 기울이고 만약 불행하다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연대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책은 “행복은 마음가짐과 이를 위한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행동.”이다. 책은 약간 탁상공론과 같은 말들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여러 유명인들의 사례가 곳곳에 첨가된 것이 읽는 재미를 주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