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가 아니다 나는 학교아빠다
김승주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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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파는 게 아니라 마음을 파는 교사!

[리뷰] 나는 교사가 아니다 나는 학교아빠다(김승주, 바이북스, 2019.06.15.)

 

학교가 즐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 나는 교사가 아니다 나는 학교아빠다의 저자 김승주 씨는 선생님들이 학교 가는 게 즐거워야 대한민국 교실이 즐거워진다고 적었다. 아이들의 교육과 학부모 요구에 대한 응대와 잡무에 시달리다 보면 학교가 즐거울 수 없다. 아이들만 즐거운 학교가 아니라 선생님들도 함께 즐거운 학교로 변모해야 한다. 아이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선 교사가 즐거워야 전체 분위기가 좋아진다.

 

저자 김승주 씨는 교실에 스마일 존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웃고 즐거워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는 데는 부지런 하면서 정작 자신이 즐거워 할 일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선생님이 하루 종일 학생들과 함께 한다. 그러므로 그 교사의 기분에 따라 하루 일과가 좌우된다.

 

교사들은 스스로 잘 하고 있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 다른 누군가를 만나서 듣고 싶은 이야기가 결국은 본인에게 하고픈 말이다. 김승주 저자는 자기 친구들을 만나서 듣는 말, 그건 결국 자기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내가 나부터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저자 김승주 씨는 매일 감사의 일기를 쓴다. 덧니에게도, 시력이 안 좋은 오른쪽 눈에게도 감사의 편지를 썼다. 책에 그 내용이 실려 있다.

 


 

덧니와 실명된 오른쪽 눈에게도 감사

 

교사들의 사명감은 학생들을 칭찬하는 것에 있다. 습관처럼 칭찬을 해야만 한다. 하루의 시작을 누군가에게 지적당하면서 진행된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인가. 또한 건강에 대한 그의 일침은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는 내게 큰 울림을 줬다. 자기 몸이 가볍지 않으면 아이들이 귀찮게 할 때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주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맞다. 일상 속에서 운동하지 않으면 학생들과 제대로 소통하기 어렵다. 그는 몸은 마음이 쉴 수 있는 튼튼한 집이다라고 적었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김승주 교사. 아이들을 위해 마술, 과학, 줄넘기, 장구, 경영학 등 안 해본 게 없을 정도이다. 배우는 이유는 남에게 주기 위해서이다. 성공은 성장해서 공유하려는 의도가 있다. 교사는 마음을 파는 사람이라는 게 김승주 저자의 지론이다. 책 제목이 왜 독특한가 했더니 이 자식이 내 자식이다. 나는 학교아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학교를 만든 것만으로 김승주 교사는 성공한 것이다. 우리들은 지금 과연 어떤 학교를 만들고 있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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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벤처 특허를 위한 변리사 200% 활용법 - 한 번만 읽으면 소설처럼 이해되는 특허의 모든 것
김광남 지음 / 서교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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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VC) 받으려는 준비 자체가 새로운 투자

[서평] 스타트업 벤처 창업자를 위한 변리사 200% 활용법 (한번만 읽으면 소설처럼 이해되는 특허의 모든 것)(김광남, 서교출판사, 2018.06.30.)

 

군대에 있을 때 변리사를 준비하던 후임이 있었다. 1990년대 말이었던 그때, 나는 농담으로 병아리 감별하는 자격증인가?”라고 말하곤 했다. 변리사라는 직업이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IP(지적재산권)’이라는 말이 흔하지만 예전엔 저작권이니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등이니 하는 개념이 문화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저자 김광남 씨는 변리사로서 특허 및 국제표준, 지적재산권 분야에 오랫동안 몸 담아온 전문가이다. 특허 출원에서 출원, 컨설팅, 사업화 등 전 프로세스를 담당해온 것이다.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인재답게 전자부문에서 일한 적이 있다. 저자가 책을 쓴 배경은 특허전문가가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 특히 작은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 때문이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은 기술개발을 해도 과연 어떻게 특허를 최적화 해 사업화할 수 있는지 잘 알기가 어렵다.

 

스타트업 벤처 창업자를 위한 변리사 200% 활용법에서 제일 처음 나오는 내용은 학연이나 혈연을 통해서 소개 받은 변리사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경험과 전문 분야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 분야와 맞는 인재를 찾아야 한다. 변리사는 영어로 ‘patent attorney’라고 한다. patent는 특허나 지식 재산이고, attorney는 변호사 혹은 법전문가를 뜻하니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간다. 변리사는 출원 대리 업무 분쟁 관련 심판·소송 및 자문 업무 특허 포트폴리오 분석 등 다양한 분석 내지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다.

 

 

경험과 전문 분야 있는 변리사 찾아라

 

저자 김광남 씨는 전문직 라이선스가 성실성과 도덕성까지 보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변리사를 잘 선정했어도 아는 게 있어야 필요한 업무를 요청하고 협업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리사를 활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지식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법이나 세무 등도 마찬가지다. 변리사에게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발명을 가장 잘 아는 건 자기 자신이다. 특히 변리사는 변리사법에 따라서 비밀유지의 의무가 있다고 한다. 그 법을 위반하면 처벌을 받으니 자세히 자신의 발명을 설명해주어도 괜찮다.

 

희한한 건 이전에는 변호사가 되면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도 주어졌다는 점이다. 20167월 말 이후부터는 소정의 실무 수습을 마쳐야 변리사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러니 변호사이면서 변리사라고 하는 명함에 주눅들 필요는 없다. 두 시험을 동시에 합격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변리사라고 해서 저작권 전문가는 아니라고 한다. 변리사는 지식재산권 중에서도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와 같은 산업재산권을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한다.

 

책에는 투자유치에 반드시 알아야 할 11가지 노하우가 소개돼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차치하고, 투자를 받으려는 철학에 대해선 꼭 유념해야 할 것이다. 김광석 저자는 투자를 받으려는 준비 자체가 리소스 낭비이고, 투자를 받기도 어렵다면서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에게 상장이나 M&A를 통해 투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으로 회수시켜 줄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부디 많은 벤처기업인들이 스타트업 벤처 창업자를 위한 변리사 200% 활용법를 통해 특허와 지식재산권에 대한 개념들을 제대로 익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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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 - 돈, 섹스, 인연이 고민인 그대에게
김희숙 지음 / 리텍콘텐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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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 ‘사랑받는명리학과 사주

[서평] 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 (돈 섹스 인연이 고민인 그대에게)(김희숙, 리텍콘텐츠, 2019.07.08.)

 

철학과를 나왔다고 하면 우스갯소리로 가끔 사주를 봐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명리학이나 주자학 등 관련 학문들을 실제로 연구하기도 하는 게 바로 철학이다. 하지만 내가 관심 있어 한 부분은 논리학이나 비판적 사고, 사회 정치철학에 가깝다. 사주하고는 거리가 있다. 그런데 이 책 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을 읽어보니 사주 역시 철학적 고민들과 맞닿아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서문을 보면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을 낳고, 습관이 운명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고 적혀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문장이다. 철학과에서 만날 듣던 주장이다. 특히 내가 고민하던 말 독()’이라는 표현이 나와서 놀랐다. 말들은 독을 품고 있다. 읽고 쓰고 나면 잘 해독해야 하는 게 말들이다. 저자 김희숙 씨는 미신이라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공부를 했는데, 그게 결국 자신을 살리는 공부였다고 깨달았다.

 

재물운에 대한 내용은 매우 현실적이다. 뜬구름 잡는 얘기만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사람을 상처 입히는 세 가지는 번민 말다툼 텅 빈 지갑이라고 한다. 몸은 마음에 의존하고, 마음은 돈에 의존한다. 4년간 미용학원을 다니다 질책 하는 어머니와 함께 상담 받으러 온 26살 여성에게 김희숙 씨는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거기서 눈에 띄는 건 보상과 대가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얻는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정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원하는 대로 다 되지 않는 게 오히려 정상적인 삶이 아닐가.

 

 

말 독을 풀려면 산과 들로 가라

 

돈에는 수많은 인연이 달려 있다. 책에 나오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속 황금과 도적 셋의 이야기는 참 씁쓸하다. 삶에서 주인이 되면 행복하다. 하지만 노예가 되면 불행하다. 돈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돈의 주인이 되면 행복하고, 내가 돈의 노예가 되면 불행해지는 것이다. 어떻게 돈을 벌고 쓸 것인지, 그런 개념을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사랑운에 대한 내용도 철학적 고민이 깊게 담겨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면, ‘사랑하는문제가 아니라 사랑받는문제라고 오해한다. 또한 사랑을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문제를 대상화 해버린다. 사랑하는 건 쉽고, 사랑할 혹은 사랑받을 대상을 찾는 게 어려울 뿐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실제 상담을 통해서 남자가 여자에 관심이 없어지면 나타나는 행동 중 가장 극명한 것은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잘 움직이지 않으면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희숙 저자는 여자는 변덕이고 남자는 변심이라고 적었다. 명실한 부분이다. 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에는 마음운과 인연운 등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서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들이 수두룩 하다. 인생이 답답하다고 느낄 때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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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쯤 늦어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 - 50만 원 들고 호주 로드트립 그리고 워킹홀리데이
장석호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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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나중, 과연 어떤 게 더 큰 후회일까

[서평] 1년쯤 늦어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 (50만 원 들고 호주 로드트립 그리고 워킹홀리데이)(장석호, 청년정신, 2019. 06.25.)

 

석호 씨는 지금 스물셋이잖아요...일 년에 하나씩 도전한다고 해도 10년이면 열 번을 도전할 수 있지요. 석호 씨 자신을 위한 도전을 한 번 해보세요. 그 도전이 다 경험으로 쌓이는 것이니까요. 젊을 때는 도전을 했다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으니 말이죠.” 1년쯤 늦어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의 저자는 이 말을 듣고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창업지원프로그램에서 만난 삼성 퇴직자 강태호 부장님의 말은 저자에게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나는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걸 이것저것 막 해볼 것 같아요.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니 그냥 남들 눈에 보여주기 위한 일들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후회가 돼요. 나를 위한 도전을 좀 해볼걸. 하다가 안 되면 다시 해도 되고 아니면 다른 일을 해도 되잖아. 나이가 들면 책임이라는 게 있어서 쉽사리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어요.” 이 말에 저자는 딱 5초 만에 여행을 떠올렸다.

 

 

만족스러운 일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건 그 모든 걸 뛰어넘어서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확실히 넓혀준다. 오히려 스스로의 경쟁력이 된다. 1년이라는 시간을 외국에서 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일이었다.


책은 소설 같은 형식으로 전개가 되었다. 만약 이 책이 그저 독자의 가슴만 뛰게 했다면 읽고 나서 감정은 금세 사그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여행 도중에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계속해서 적어나갔다. 호주로 도착한 저자는 일을 하고서 첫 주급을 받았다. 그리고 그동안 도움을 받았던 주변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낯선 세계에서 이룬 첫 성과를 나는 충분히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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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만난 사람 중에는 유명한 광고회사에 다니던 형이 있었다. 형에게 회사를 나와 이곳에서 고생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을 했다. “가지고 있는 걸 포기하는 건 힘들지. 그런데 지금 포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더 큰 걸 포기하게 될 것 같았어. 12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서 영상편집만 하다가 늙어간다는 게 끔찍해지더라고. 나이가 들면 이런 것도 못해보잖아.”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호주 워홀러(워킹홀리데이인)’는 영어를 배우면서 도시에서 몸 편히 일하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농장에 가서 몸 쓰며 돈을 벌고 삶의 경험을 쌓았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춘 바람직한생활이어서라기보다 만족스러운일이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은 책에서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독자로 하여금 호주의 정보를 알게 하는 측면도 있었다. 예로 호주에서 로드 트립을 하다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표지판 중 하나가 소 출몰주의캥거루 출몰주의표지판이다. 또 호주의 인구밀도는 상당히 기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체 인구의 90%가 넘는 사람들은 호주대륙 면적의 10%도 되지 않는 해안도시에 거주하고, 나머지 10%도 안 되는 사람들만 면적의 90%를 차지하는 내륙지방에 거주한다 등의 정보를 얻는 유익함이 있었다.


항구를 떠나 부딪치고 경험하는 배가 되자

 

저자는 처음 호주로 떠날 때 마음속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단돈 50만 원을 들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살아내야 할 낯선 세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던 건 단지 젊은 하나뿐이었다. 호주로 온 이상 그동안 익숙했던 삶에서 벗어나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던 삶의 방식에 녹아들어 살아가야 했다.

 

호주로 떠날 때 들고 갔던 50만 원은 9개월 뒤 한국에 돌아올 때 500만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돈을 벌기 위해 호주로 갔던 게 아니었다. 의지와 역량을 시험하고 싶었고, 이겨낼 수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채울 수 있기를 바랐다. 저자는 호주 로드 트립으로 약 12,000km를 여행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대부분 텐트, 컨테이너, 게스트하우스 등에 머무는 거주자가 되었다. 그곳이 그의 집이었다. 마음이 머무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집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는 배웠다.

어느 날은 폭우를 뚫고 도착한 마을에 이미 방이 없어서 비를 맞으며 길가에 텐트를 치기도 했다. 시골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웠다가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아 도움을 받기 위해 2시간 동안 찬바람을 맞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을 꼽자면, 여행을 하면서 무언가를 배운 것 그리고 어떤 지혜를 깨우치는 계기가 됐던 것은 모두 사람으로부터 연유했다.

 

콜럼버스는 항구를 떠남으로써 미지의 땅에 닿을 수 있었다. 여행과 현실의 틀을 같은 잣대로 놓고 저울질한다면 그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없다. 여행은 내면에서 피어나는 꽃을 찾아가는 것이고, 부딪히면서 겪고 경험하는 것이다. 나 역시 가장 젊은 지금 이 순간 나만의 새로운 경험을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정도였다. 그만큼 가슴 뛰는 청년의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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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 식탁에 커피향 흐르고,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윤동주를 사랑한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 지음, 윤수현 옮김 / 스타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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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을 사랑한 일본 시인 노리코

[서평]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식탁에 커피향 흐르고,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이바라기 노리코 저, 윤수현 저, 윤수현 역, 스타북스, 2019. 06.10.)

 

사람들에게 그래도 사세요.’라는 말을 전하는 시인이 있다.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가 그렇다.

 

시의 첫 부분은 다음과 같다. 네 감수성 정도는파삭파삭 말라가는 마음을/ 남 탓하지 마라/ 스스로 물주기를 게을리해놓고// 서먹해진 사이를/ 친구 탓하지 마라/ 유연한 마음을 잃은 것은 누구인가// 짜증 나는 것을/ 가족 탓하지 마라/ 모두 내 잘못// 초심을 잃어가는 것을/ 세월 탓하지 마라/ 애초부터 미약한 뜻에 지나지 않았다// 안 좋은 것 전부를/ 시대 탓하지 마라/ 희미하게 빛나는 존엄의 포기.

 

저자는 말했다. 좋은 시에는 사람의 마음을 해방시켜주는 힘이 있다고. 또 좋은 시에는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람의 감정을 부드럽게 이끌어내 주기도 한다고. 타인의 마음을 해방시켜 준다는 것은 사람에게는 원래 부드러운 마음이 있다는 것이며, 연민의 감정을 이끌어내 준다는 것은 사실은 누구에게나 풍부한 감수성이 있다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윤동주와 그의 시를 사랑했던 노리코

 

책을 읽던 중 맘에 드는 시 구절이 또 있었다. 벚꽃」 …….//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를 한적히 걸으면/ 한순간/ 명승처럼 깨닫게 됩니다/ 죽음이야말로 정상 상태/ 생은 사랑스러운 신기루라고.

 

시집의 작품들 가운데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그녀가 32살 때에 20대 포기를 회상하며 쓴 시로서 일본의 국정교과서에도 실렸다. 시는 다음과 같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내가 가장 예뻤을 때/ 거리는 꽈르릉하고 무너지고/ 생각도 못한 곳에서/ 파란 하늘 같은 것이 보이곤 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위의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나는 멋 부릴 기회를 잃어버렸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는 재즈가 넘쳤다/ 담배연기를 처음 마셨을 때처럼 어질어질하면서/ 나는 이국의 달콤한 음악을 마구 즐겼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아주 불행했다/ 나는 무척 덤벙거렸고/ 나는 너무도 쓸쓸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될수록 오래 살기로/ 나이 들어서 굉장히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프랑스의 루오 할아버지처럼/ 그렇게

 

저자는 일본에 의한 한국의 식민통치를 풍경 속의 작은 에피소드로 등장시키며 조근조근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총독부 치하의 한국인들이 겪었을 치욕을 실감나게 그렸다. 이바라기 노리코는 2006년에 세상을 떠나기 전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일본 시는 희로애락 가운데 가 없다. 그러나 한국시에는 그 가 있다.”

 

1956년에 남편과 사별한 후 이바라기 노리코는 자기 치유의 한 방법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녀의 한국어 공부를 도운 분은 홍윤숙 시인이었다. 1990년에 마침내 이바라기 노리코 시인은 12명의 한국 현대시인들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여 한국현대시선을 출간했다. 그 주아 가장 좋아하던 시인은 윤동주였다. 그런데 같은 일본인들은 윤동주에 대해서 너무도 무관심했다.

 

노리코가 보기에 윤동주는 젊은 나이에 죽은 시인이기에 앞서, 젊음이나 순결을 그대로 간직한 맑고 깨끗함이 있는 사람이었다. 노리코는 윤동주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지적인 분위기, 티끌 한 점 없을 것 같은 밝고 순수한 모습에서 내가 어릴 적 무척이나 우러러봤던 대학생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았다는 어떤 그리운 감정이 겹치면서 윤동주의 인상은 너무나도 선명하고 강렬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언제나 수선화와 같은 상큼한 향기를 풍겨 후대의 모든 독자들까지 매료시키는 힘이 있었다. 실제로 윤동주는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스물일곱의 나이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하고 말았다.

 

혼자서는 생기발랄」 ……. // 혼자 있을 때 외로운 사람은/ 둘이 모이면 더욱 외롭다// 여럿이 모이면/ 타 타 타 타 타 타락이로군// 사랑하는 사람이여/ 아직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그대/ 혼자 있을 때 생기발랄한 사람으로/ 있어 주세요.

 

노리코는 2006217일 지주막하출혈로 별세했다. 향년 80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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