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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 - 돈, 섹스, 인연이 고민인 그대에게
김희숙 지음 / 리텍콘텐츠 / 2019년 7월
평점 :
‘사랑하는’ > ‘사랑받는’…명리학과 사주
[서평] 『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 (돈 섹스 인연이 고민인 그대에게)』(김희숙, 리텍콘텐츠, 2019.07.08.)
철학과를 나왔다고 하면 우스갯소리로 가끔 사주를 봐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명리학이나 주자학 등 관련 학문들을 실제로 연구하기도 하는 게 바로 철학이다. 하지만 내가 관심 있어 한 부분은 논리학이나 비판적 사고, 사회 정치철학에 가깝다. 사주하고는 거리가 있다. 그런데 이 책 『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을 읽어보니 사주 역시 철학적 고민들과 맞닿아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서문을 보면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을 낳고, 습관이 운명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고 적혀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문장이다. 철학과에서 만날 듣던 주장이다. 특히 내가 고민하던 ‘말 독(毒)’이라는 표현이 나와서 놀랐다. 말들은 독을 품고 있다. 읽고 쓰고 나면 잘 해독해야 하는 게 말들이다. 저자 김희숙 씨는 미신이라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공부를 했는데, 그게 결국 자신을 살리는 공부였다고 깨달았다.
재물운에 대한 내용은 매우 현실적이다. 뜬구름 잡는 얘기만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사람을 상처 입히는 세 가지는 ▶ 번민 ▶ 말다툼 ▶ 텅 빈 지갑이라고 한다. 몸은 마음에 의존하고, 마음은 돈에 의존한다. 4년간 미용학원을 다니다 질책 하는 어머니와 함께 상담 받으러 온 26살 여성에게 김희숙 씨는 따뜻한 조언을 건넨다. 거기서 눈에 띄는 건 보상과 대가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얻는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정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원하는 대로 다 되지 않는 게 오히려 정상적인 삶이 아닐가.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713/pimg_7576941242242592.jpg)
말 독을 풀려면 산과 들로 가라
돈에는 수많은 인연이 달려 있다. 책에 나오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속 황금과 도적 셋의 이야기는 참 씁쓸하다. 삶에서 주인이 되면 행복하다. 하지만 노예가 되면 불행하다. 돈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돈의 주인이 되면 행복하고, 내가 돈의 노예가 되면 불행해지는 것이다. 어떻게 돈을 벌고 쓸 것인지, 그런 개념을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사랑운에 대한 내용도 철학적 고민이 깊게 담겨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면, ‘사랑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랑받는’ 문제라고 오해한다. 또한 사랑을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문제를 ‘대상’화 해버린다. 사랑하는 건 쉽고, 사랑할 혹은 사랑받을 대상을 찾는 게 어려울 뿐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실제 상담을 통해서 남자가 여자에 관심이 없어지면 나타나는 행동 중 가장 극명한 것은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잘 움직이지 않으면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희숙 저자는 “여자는 변덕이고 남자는 변심”이라고 적었다. 명실한 부분이다. 『사주로 못 풀어 낼 인생고민은 없다』에는 마음운과 인연운 등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서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들이 수두룩 하다. 인생이 답답하다고 느낄 때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