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쯤 늦어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 - 50만 원 들고 호주 로드트립 그리고 워킹홀리데이
장석호 지음 / 청년정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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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나중, 과연 어떤 게 더 큰 후회일까

[서평] 1년쯤 늦어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 (50만 원 들고 호주 로드트립 그리고 워킹홀리데이)(장석호, 청년정신, 2019. 06.25.)

 

석호 씨는 지금 스물셋이잖아요...일 년에 하나씩 도전한다고 해도 10년이면 열 번을 도전할 수 있지요. 석호 씨 자신을 위한 도전을 한 번 해보세요. 그 도전이 다 경험으로 쌓이는 것이니까요. 젊을 때는 도전을 했다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으니 말이죠.” 1년쯤 늦어도 괜찮아 우린 아직 젊잖아의 저자는 이 말을 듣고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창업지원프로그램에서 만난 삼성 퇴직자 강태호 부장님의 말은 저자에게 여행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나는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걸 이것저것 막 해볼 것 같아요.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니 그냥 남들 눈에 보여주기 위한 일들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후회가 돼요. 나를 위한 도전을 좀 해볼걸. 하다가 안 되면 다시 해도 되고 아니면 다른 일을 해도 되잖아. 나이가 들면 책임이라는 게 있어서 쉽사리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어요.” 이 말에 저자는 딱 5초 만에 여행을 떠올렸다.

 

 

만족스러운 일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건 그 모든 걸 뛰어넘어서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확실히 넓혀준다. 오히려 스스로의 경쟁력이 된다. 1년이라는 시간을 외국에서 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일이었다.


책은 소설 같은 형식으로 전개가 되었다. 만약 이 책이 그저 독자의 가슴만 뛰게 했다면 읽고 나서 감정은 금세 사그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여행 도중에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계속해서 적어나갔다. 호주로 도착한 저자는 일을 하고서 첫 주급을 받았다. 그리고 그동안 도움을 받았던 주변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낯선 세계에서 이룬 첫 성과를 나는 충분히 즐기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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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만난 사람 중에는 유명한 광고회사에 다니던 형이 있었다. 형에게 회사를 나와 이곳에서 고생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을 했다. “가지고 있는 걸 포기하는 건 힘들지. 그런데 지금 포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더 큰 걸 포기하게 될 것 같았어. 12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서 영상편집만 하다가 늙어간다는 게 끔찍해지더라고. 나이가 들면 이런 것도 못해보잖아.”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호주 워홀러(워킹홀리데이인)’는 영어를 배우면서 도시에서 몸 편히 일하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농장에 가서 몸 쓰며 돈을 벌고 삶의 경험을 쌓았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춘 바람직한생활이어서라기보다 만족스러운일이었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은 책에서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독자로 하여금 호주의 정보를 알게 하는 측면도 있었다. 예로 호주에서 로드 트립을 하다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표지판 중 하나가 소 출몰주의캥거루 출몰주의표지판이다. 또 호주의 인구밀도는 상당히 기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체 인구의 90%가 넘는 사람들은 호주대륙 면적의 10%도 되지 않는 해안도시에 거주하고, 나머지 10%도 안 되는 사람들만 면적의 90%를 차지하는 내륙지방에 거주한다 등의 정보를 얻는 유익함이 있었다.


항구를 떠나 부딪치고 경험하는 배가 되자

 

저자는 처음 호주로 떠날 때 마음속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단돈 50만 원을 들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살아내야 할 낯선 세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던 건 단지 젊은 하나뿐이었다. 호주로 온 이상 그동안 익숙했던 삶에서 벗어나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던 삶의 방식에 녹아들어 살아가야 했다.

 

호주로 떠날 때 들고 갔던 50만 원은 9개월 뒤 한국에 돌아올 때 500만 원으로 불어나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돈을 벌기 위해 호주로 갔던 게 아니었다. 의지와 역량을 시험하고 싶었고, 이겨낼 수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채울 수 있기를 바랐다. 저자는 호주 로드 트립으로 약 12,000km를 여행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대부분 텐트, 컨테이너, 게스트하우스 등에 머무는 거주자가 되었다. 그곳이 그의 집이었다. 마음이 머무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집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는 배웠다.

어느 날은 폭우를 뚫고 도착한 마을에 이미 방이 없어서 비를 맞으며 길가에 텐트를 치기도 했다. 시골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웠다가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아 도움을 받기 위해 2시간 동안 찬바람을 맞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을 꼽자면, 여행을 하면서 무언가를 배운 것 그리고 어떤 지혜를 깨우치는 계기가 됐던 것은 모두 사람으로부터 연유했다.

 

콜럼버스는 항구를 떠남으로써 미지의 땅에 닿을 수 있었다. 여행과 현실의 틀을 같은 잣대로 놓고 저울질한다면 그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없다. 여행은 내면에서 피어나는 꽃을 찾아가는 것이고, 부딪히면서 겪고 경험하는 것이다. 나 역시 가장 젊은 지금 이 순간 나만의 새로운 경험을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정도였다. 그만큼 가슴 뛰는 청년의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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