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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의 차트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6
연여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가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환경오염도 자연스럽게 심각해져 이상 기온으로 인한 문제가 하나 둘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또 다른 곳에서는 서로의 목숨을 뺏고 빼앗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 속에 존재하고 있는 고대 바이러스가 퍼지는 순간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인간들의 욕심이 빚어낸 재난에서 인간들이 생존하고 싶은 욕망에 만들어 낸 ‘중재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 진정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
🏝️ 안전된 식수 등이 보장되어 존엄 소거를 당할 것인가? 가치와 자유를 위해 ‘부적격자’의 삶의 선택할 것인가?
📝 이 책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 탄생된 ‘리누트’가 이상 기후와 다섯 차례의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야생으로 방출되었고 이로 인해 치사율 100% 바이러스의 원인이 되어 인류는 멸종을 앞두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겨우 생존하고 있던 한무리의 인간들 앞에 오작동으로 인해 재가동된 인공지능 ‘모세’가 다수의 사용자가 생존을 지속할 수 있는 최적화 시스템을 설계해 주겠다고 제안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여 한 명의 인간이 살 수 있는 적절한 ’생애 한도‘와 한도를 넘은 이들을 ‘존엄 소거’하는 ‘중재 도시’가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지 아홉 세대가 흐른 27세기, 생애 한도가 연장되어 아무도 존엄 소거되지 않게 된 날. ‘세인’이 병동에서 ‘레드’를 만나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저들의 욕심으로 인해 만들어 낸 피조물이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되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생존을 위해 스스로 어디까지 권리를 포기할 수 있는가? 그리고 ‘생존’, ‘삶’이란 것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까지 포함되어야 완벽한가? 그리고 독자들은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중재 도시’ 안에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존엄 소거를 진행하지만 과연 이를 원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이러한 질문들을 책이 던지고 독자 스스로 생각하면서 ‘삶을 살아내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이 서평에 나의 주관적인 감상을 더해보자면
인류는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가? <기억 전달자>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책에서는 인류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갈등을 유발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들을 소거하고 오로지 한 사람만이 과거를 기억한다. 그리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장애나 저체중인 아기, 나이가 든 노인을 임무 해제라는 명목으로 안락사를 시킨다. <부적격자의 차트>의 ‘존엄 소거’의 맥락과 비슷하다. 하지만 후자는 ‘생존’에 초점을 맞춰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합리적인 일이라 치부되지만 전자는 그 안에 차이와 평등의 명목하에 진행되는 안락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두 개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임무 해제’와 ‘존엄 소거’를 진행할 때조차 감정마저 소거되어 죄책감, 슬픔 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연,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삶의 마지막이 ‘삶’을 온전히 ‘살아낸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존 앞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삶이 정말 진정한 삶으로 기록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좀 씁쓸해지는 이야기였다.
🏝️ 모든 것이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중재 도시’
🏜️ 당신은 실무자가 되실 건가요? 부적격자가 되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