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왓? 2 개미나라는 왜 여왕개미가 다스릴까? WHAT왓? 자연과학편 2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왓스쿨(What School)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개미나라는 왜 여왕개미가 다스릴까?>는 WHAT? 시리즈 중 '자연과학편' 2권이랍니다.

 WHAT? 시리즈의 ‘자연과학편’은 아이들에게 자연이 지구의 희망임을 심어주고, 자연을 사랑하는 힘을 키워주고,자연을 가꾸어 주는 마음을 키워주고, 자연이 곧 생명임을 일깨워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2권인 <개미나라는 왜 여왕개미가 다스릴까?>에는 3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1. 개미나라는 왜 여왕개미가 다스릴까?
2. 해바라기야, 해님이 그렇게 좋니?
3. 개똥지빠귀야, 내 아기를 잘 부탁해

 
<개미나라는 왜 영왕개미가 다스릴까?>에서는 수캐미가 영와개미와 짝짓기를 하는 것과 일개미가 열심히 여왕개미를 보필하며 개미왕국을 위해 충성 봉사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개미들이 어떤 일들을 수행하는지 그림과 함께 설명해 놓았더군요.
개미나라를 번성시키고 잘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개미들을 보며 아이들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되겠더군요.
세상에 비천하고 궂은 일도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 모두가 살아가기 힘들다는 걸 아이들도 알아야 하니까요.  

<해바라기야 해님이 그렇게 좋니>에서는 아폴론을 흠모하여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된 요정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른 이야기의 그림과는 달리 귀여우면서도 신비로운 그림으로 그려져 있더군요.
신화적인 이야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해바라기의 생김새와 속성까지 설명되어 있어 자연과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답니다.
혀꽃과 대롱꽃으로 이루어진 해바라기에 대해 더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이야기 후반에 해바라기 특징에 대해 정리해 둔 부분은 식물관찰수첩 어딘가에 적어놓아도 좋을 만큼 정리가 잘 되어 있더군요.

<개똥지빠귀야 내 아기를 잘 부탁해>에서는 자기 알을 다른 새의 둥지에 놓아 두고 기르게 하는 뻐꾸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기 알을 스스로 키우지 못해 다른 새들 둥지에 하나, 둘씩 낳아놓고 달아나 버리는 새.
그런 뻐꾸기의 행위를 전혀 눈치 못 채고 남의 새끼를 정성스럽게 키워주는 개똥지빠귀와 다른 여러 종류의 새들.
자연의 세계는 그렇게 남의 도움을 받아가면서도 순환이 되더군요.
자기가 살기 위해 다른 알을 밀어 떨어뜨리는 뻐꾸기 새끼의 모습을 보며 생존을 위한 동물의 본능적 몸부림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물론 아이들은 그러한 자연의 세계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이제 뻐꾸기를 보면 '저런 **놈! 제 새끼 살자고 남의 새끼에게 해를 끼치는 **놈'이란 말이 저절로 나오겠지요. ^^
그림이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어 새의 생김새에 대해서도 공부하기 좋겠더군요.


3편의 이야기는 모두 사이사이에 WHAT이라 해서 개미, 해바라기, 뻐꾸기에 대한 질문이 나옵니다.
이야기를 읽으며 답을 생각한 아이들은 뒷부분에서 그 답을 맞추어 볼 수 있지요.
그리고 각 이야기 마지막에 주요 대상이 되는 자연물에 대한 정리가 되어 있어 아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얻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답니다.

결국 곤충, 식물, 동물 3가지 종류 모두를 담아내고 있는 <자연과학편>은 자연의 세계가 온전히 유지되기 위해 많은 동식물이 어떻게 생존해 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HAT 왓? 14 누가 개미들을 노예로 삼았을까? WHAT왓? 파브르곤충기편 2
고수산나 지음, 김세진 그림 / 왓스쿨(What School)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파브르는 평생 동안 곤충세계의 신비한 비밀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그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고 합니다.
곤충들의 본능, 습성, 행동, 먹이와 집, 천적관계 등의 모든 비밀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하니 아이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겠지요.
이 책의 제목을 보면 개미에 대한 내용만 있을 거 같지만 개미뿐 아니라 파리와 왜코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답니다.

그래서 크게 두 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1. 누가 개미들을 노예로 삼았을까?

2. 파리는 죽은 동물을 좋아해요.

<누가 개미들을 노예로 삼았을까?>에서는 병정개미가 곰개미의 번데기를 가져와 그들의 노예개미로 삼는 내용이 나옵니다.
오직 싸움만 잘하는 병정개미와 그런 병정개미 밑에서 죽을 때까지 일만 하는 곰개미의 삶이 재미난 이야기 형식으로 적혀 있지요.
새로운 노예개미를 만들기 위해 곰개미를 공격하고 곰개미의 번데기를 물고오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병정개미의 습성은 엉뚱하기도 하면서 재미나더군요.
아이들이 웃고 즐기며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파리는 죽은 동물을 좋아해요>에서는 모든 곤충들을 쩔쩔매게 하는 왜코벌이 왜 쉬파리에게는 꼼짝 못하는지 그 이유가 나온답니다. 
왜코벌의 애벌레를 굶겨 죽게 만드는 쉬파리의 전략은 무엇일까요?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됩니다.
죽은 동물을 좋아하는 쉬파리가 그들의 애벌레를 죽은 동물 위에서 키우는 장면은 아이들이 보기에 꺼릴 수도 있지만 귀여운 그림과 함께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나게 풀어놓아 별 거리낌 없이 읽을 수 있겠더라구요.

 
이야기 중간에 WHAT이란 질문이 들어가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지요. 그에 대한 답은 뒷편에 두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답니다.

<누가 개미들을 노예로 삼았을까?>에는 병정개미들이 자신들의 심정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 몇 번 나오는데 이것도 재미있는 발상이더군요.
노래 가사 속에 개미들의 본능과 생존전략이 담겨 있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 곤충에 대한 전반적인 특징과 습성을 정리해 주고 있어 아이들이 다시 한번 머리에 쏘~옥 집어넣을 수 있게 해 주지요.
귀엽고 친근한 그림과 재미난 이야기 형식으로 곤충들의 생태를 쉽게 풀어내고 있는 WHAT 시리즈 (파브르곤충기편).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할 수 있어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런치 & 샌드위치 40가지 - 빵과 자연의 어울림 살림 로하스 4
김보선 지음 / 살림Life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하기 전에 제가 꿈꾸었던 것 가운데 하나가 아이들 간식 맛있게 해주고
"역시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이 제일 맛있어."라는 소리 듣는 거였답니다.
그런데 직장생활하며 아이에게 맛있는 간식 해주기 참 힘들더군요.
이제 직장도 그만두었건만 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없어 둘째 녀석에게도 맛있는 거 만들어 해먹일 자신이 없네요.
그러다 눈에 띈 책이 바로 <빵과 자연의 어울림 브런치&샌드위치 40가지>예요.
이제 방학이라 아이랑 함께 할 시간이 넉넉해질 테니 점심 때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라도 만들 수 있다면 도움이 되겠다 싶었지요.
아침이나 저녁과는 달리 점심에는 간단하면서도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럴 때 엄마가 해 준 샌드위치 한 조각이 아이들에겐 큰 즐거움을 줄 거예요.
시중에 팔고 있는 햄버거나 샌드위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은 요즘 엄마가 직접 만들어 준 샌드위치라면 아무 소리 안 하고 먹을 수 있을 겁니다.
단 맛이 있어야겠죠. ^^


한눈에 보는 레시피라 해서 이 책에 소개된 샌드위치를 사진으로 찍어 한눈에 다 볼 수 있게 줄지어 놓았더군요.

사진을 보면서 과연 내가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지만 레시피가 꼼꼼하게 나와 있어 해볼만 하겠더라구요.

  
샌드위치 만드는 방법을 3가지 방법으로 설명해 주고 있더군요.
사진, 재료 소개, 구체적인 설명
만드는 과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어 놓아 사진을 참고하며 만들어 본다면 별 어려움이 없겠더군요.


이 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읽어볼 내용들이 참 많답니다.
샌드위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알짜배기 정보들이 사이사이에 잘 들어가 있더라구요.

 
1. 에코인이 함께 만드는 책이라 해서 이 책이 대중에게 출간되기 전에 먼저 읽어본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 책의 원고를 모니터링한 100분의 의견들 중에 대표할 만한 의견들을 올려두었더라구요. 읽어보면 이 책을 다 읽은 저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2. 제가 이 책을 보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인 '엄마표 샌드위치'에 대한 글도 올려져 있더군요. 패스트푸드점에서 인공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사지 않고 집에서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한 엄마들의 소망을 알고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그러한 재료를 어떻게 보관하고 조리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요.

3. 샌드위치를 먹을 때 어울리는 음식과 음료에 대한 소개도 나와있더군요. 샌드위치에 어떤 재료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함께 먹는 음식과 음료가 달라지더라구요. 아무것이나 먹으면 되지 싶지만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샌드위치  맛이 덜할 수도 있고 더 풍부해질 수도 있다니 봐두면 좋겠지요.

4. 샌드위치를 맛있게 만드는 노하우도 있었어요. 야채나 빵의 상태, 재료의 써는 방법, 피클이나 향신료의 사용에  따라 샌드위치 맛이 달라지더군요. 조금만 신경 쓰면 색다르면서도 맛있는 샌드위치 맛을 즐길 수 있다니 이것도  읽어두면 좋겠죠.

5. 샌드위치 만들기에 좋은 방법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고 있어요. 다양한 빵의 종류를 예로 들면서 어떤 맛을 내며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면 더 맛있는지 알려주고 있더군요. 식빵만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던 저도 다른 종류의 빵에 눈을 돌리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무조건 다양한 빵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재료를 선택해서 만들어야 더 맛있으니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더 좋겠지요.

6. 책의 뒷부분에는 믿고 살 수 있는 친환경 매장과 유기농 가게에 대한 소개가 있답니다. 이 책은 '살림로하스' 즉 건강한 재료와 자연 그대로의 레시피로 친환경 생활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책이랍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적인 재료를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올려 놓았지요. 이 책 또한 친환경 식물성 원료인 콩기름으로 인쇄하였다고 적혀 있더군요.

 
세상은 날로 발전하고 있고 다양하고  맛있는 먹을거리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정작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바쁘게 살다보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음식에 눈이 갈 수 있지만 조금 더 부지런을 떨어보면 건강한 먹을거리를 우리 아이들에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만들어야 엄마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인지 조금 더 알게 되었답니다.

하루 아침에 식습관이 바뀌고 즐겨 먹던 음식을 뒤로 할 수는 없겠지만 일주일에 몇 번은 엄마 손길로 만들어진 맛있는 간식으로 아이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싶네요.

방학에 들어간 우리 딸을 위해 레시피 한번 들여다 봐야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프카 살인 사건
크리스티나 쿤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프란츠 카프카

 

'변신'이란 작품을 읽고 무척이나 매료되었던 작가.

짧은 내용이었지만 긴 여운을 주는 작품이었기에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다.

독특한 발상이라 생각하면서도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온 것은 그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변신'에서 보여준 주인공의 소외의식과 가족들의 이기주의는 여전하기 때문이리라.

가족을 위해 희생적으로 일해 온 주인공이 벌레로 변하자 그의 가족들은 그를 역겨운 대상으로 바라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몰골로 드러누워 있는 주인공을 방관하며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며 이건 현실적인 소설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보듬어 주어야 할 대상이다.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소외된 가족 구성원은 누구나 큰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가 때로는 사람을 무섭게 변하게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삶에 대한 의지를 꺾어 버리기도 한다.

 

 

카프카 살인사건

 

'변신'의 주인공이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삶의 의지가 꺾였다면 '카프카 살인사건'의 살인자는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해 무섭게 변한 자이다. 

그가 변하게 된 것도 그의 살인 형태도 모두 아버지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카프카'의 작품을 연구하는 교수라는 직업이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 지 그 아버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을 테지.

카프카를 폭력 판타지에 사로잡힌 자라 단정지은 범인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그러한 삶을 살게 될 지 진정으로 몰랐을 것이다.

 

어린 발레리나의 처참한 죽음. 

채찍으로 온몸을 맞고 한 방울 피도 남긴 없이 쏟아낸 채 죽은 아리따운 발레리나.

더구나 어떤 저항도 없이 채찍을 맞으면서 춤을 추었다는 사건 설정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입술이 꿰매인 채 굶어 죽은 남자의 죽음은 또 어떠한가.

이 끔찍한 두 살인 사건 현장에는 사건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카프카의 책이 놓여져 있었으니 '카프카 살인사건'이라 할만 하다.

결국 피해자들과 깊은 관련이 있으면서 카프카의 초본을 손에 넣어 세상에 발표한 교수가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 감옥에 있던 그는 이 모든 사건이 자신의 부도덕함으로 발생했다는 걸 알고 자살하게 된다.

카프카를 '광기어린 사이코패스와 같다'고 말하던 그가 자신의 아들을 그러한 존재로 만들었으니 어느 자리에서 자신의 논리를 펼칠 수 있겠는가.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슬픔을 방관한 아버지의 비극적인 최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전을 가로채다. 

 

사실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항상 신경 써서 읽는 편이다.

어떤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형사와도 같이 문장 하나하나 인물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발견한 문장 하나.

그것으로 범인을 일찌감치 점찍고 말았는데 결국은 내 예상이 적중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지 않아서인지 카프카의 작품에서 발견된 단서 하나가 범인을 찾는 데 한 몫을 한 것이다.

그래도 카프카의 초본이라는 두 작품과 카프카에 대한 재해석은 이 소설의 매력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인물들의 시점으로 바꾸어 가며 긴박한 상황을 노출시키는 것도 독자의 시선을 끝까지 잡아두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고, 부모와 자식의 문제를 어느 한 인물에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에 걸쳐 연결시켜 놓은 것은 생각의 깊이를 더해 준다.

 

 

생각 더하기

가족이란 이름으로 지켜야 할 것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사랑으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eaving, Living, Loving - 중국에서 두 번째 삶을 시작한 그녀의 열정어린 러브레터
김은정 지음 / 앨리스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은정

 

파리에서 일하다 패션에디터로의 열망을 품고 한국에 온 그녀.

엘르, 마리 끌레르를 거쳐 '마담 휘가로'의 편집장으로 있다 샤넬 홍보부장으로 일했다고 한다.

화려한 경력이다.

드라마 '스타일'의 김혜수가 떠올랐다.

책장을 넘기다 발견한 사진 한 장. 김혜수와 다정하게 찍은 글쓴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멋지게 자신의 일을 잘 해나가고 있던 글쓴이는 남편이 중국으로 발령을 받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자신이 쌓아놓은 일과 그 결과물들을 고스란히 내려놓은 채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것.

더구나 누구나 들어도 알 만한 멋진 도시가 아니라 '선전'이라는 낯선 도시로 떠나야 한다는 걸 알았을 때 그녀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오직 한 길만 파고들며 탄탄대로의 길을 걷고 있던 커리어 우먼이 모든 걸 내던지고 낯선 도시로 떠날 수 있었을까?

 

그녀는 모든 걸 정리하고 남편을 따라나선다.

가족은 다 같이 붙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남편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을 막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의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라도 내리기 어려운 결정을 그녀는 어떤 저항도 없이 선뜻 내려준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Leaving

 

떠난다는 것.

익숙한 것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일 테지만 떠난다는 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떠나기 위해 정리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집안 살림 정리부터 주변 사람들과의 마지막 만남까지 이래저래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마무리해가는 글쓴이의 모습에서 그 깐깐하다는 편집장 기질을 엿볼 수 있었다.

묵혀 두었던 물건들을 정리하며 여린 감성에 빠져 보는 모습이나 지난 날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었던 사람들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사진 정리를 하는 모습도 떠나기 전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행위이겠지만,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지는 않았다.

그녀가 선택한 길이 낯설고 힘들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새로운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걸 믿었기 때문이리라.

 

 

Living

 

새로운 곳에 정착해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한 지역에서 살아온 나는 그 기분을 감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저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과 적응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 그리고 타국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몇 년을 보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적응이란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글쓴이는 예전에 자신이 기자였던 것을 십분 발휘하여 선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비롯하여 중국인, 세계 각국인들을 대상으로 선전에서 살아가기 위한 Tip을 조사해서 올려 놓았다.

몇 년 째 거주하며 체험한 그들의 삶의 노하우들을 귀담아 들으며 그곳에 정착해 나갔던 것이다.

막연히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지내본다는 차원을 넘어서  확실한 삶의 노하우를 지니고 살아가려 노력했던 그녀의 부지런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부지런함은 마침내 선전대학교에 들어가 중국어 공부까지 하게 만드는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많은 걸 얻게 된다.  

선전이란 도시를 사진과 구체적인 설명으로 독자들에게 전해주기에 어찌보면 관광가이드보다 더 많은 자료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직업에 따른 남다른 감각으로 그곳에서 보고 느낀 인테리어나 디자인에 관한 그녀의 소감들은 많은 사진과 더불어 나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그곳에서 알게 된 친구들의 집을 소개해 주며 그들의 스타일에 대해 얘기해 주거나 자신의 집 이모저모를 보여주는 부분도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자신의 관심사를 놓치지 않고 그것을 적용하며 살아간다는 건 낯선 세계를 수용하고 즐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녀는 확실히 이 방법을 잘 사용하고 있었다.

선전이란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갖가지 문화적 요소들이며 풍물, 사람들의 일상까지 사진과 글로 속속들이 보여주기 때문에 읽을거리는 너무나 풍부했다.

 

Lovig

 

마침내 선전이란 도시에 조금씩 젖어들어 그곳의 음식과 풍경과 문화를 사랑하게 된 글쓴이.

그곳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 그녀의 심경이 후반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가 선전을 사랑하게 된 것도 그녀가 보다 적극적으로 그곳을 알아가려 노력했고 그곳에서의 생활을 즐기려 노력했기 때문이 아닐까?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두려워 하지 않았고 그토록 싫어하던 중국어조차 대학에까지 들어가 공부하고 있으니 그녀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녀를 위한 삶의 자극제들이었나 보다.

 

어쩌면 그녀의 삶에 대한 얘기를 들은 후, 풍족한 삶 가운데 누리는 다양한 경험이구나 라고 여길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더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것을 다 접고 새로운 세계로 뛰어 든 것이다.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세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의 삶을 받아들이고 더 잘 알려고 노력했으며 자신을 일으켜 세울 다양한 지식들을 채워나갔다.

그와 더불어 아내로서 엄마로서 소홀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까지.

 

그녀의 나이 40.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던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나서기엔 참으로 애매한 나이다.

그럼에도 남편의 길을 응원하며 함께 나서준 그녀.

그리고 삶의 활력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