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살인 사건
크리스티나 쿤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프란츠 카프카

 

'변신'이란 작품을 읽고 무척이나 매료되었던 작가.

짧은 내용이었지만 긴 여운을 주는 작품이었기에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다.

독특한 발상이라 생각하면서도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온 것은 그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변신'에서 보여준 주인공의 소외의식과 가족들의 이기주의는 여전하기 때문이리라.

가족을 위해 희생적으로 일해 온 주인공이 벌레로 변하자 그의 가족들은 그를 역겨운 대상으로 바라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몰골로 드러누워 있는 주인공을 방관하며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며 이건 현실적인 소설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보듬어 주어야 할 대상이다.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소외된 가족 구성원은 누구나 큰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가 때로는 사람을 무섭게 변하게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삶에 대한 의지를 꺾어 버리기도 한다.

 

 

카프카 살인사건

 

'변신'의 주인공이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삶의 의지가 꺾였다면 '카프카 살인사건'의 살인자는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해 무섭게 변한 자이다. 

그가 변하게 된 것도 그의 살인 형태도 모두 아버지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카프카'의 작품을 연구하는 교수라는 직업이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 지 그 아버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을 테지.

카프카를 폭력 판타지에 사로잡힌 자라 단정지은 범인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그러한 삶을 살게 될 지 진정으로 몰랐을 것이다.

 

어린 발레리나의 처참한 죽음. 

채찍으로 온몸을 맞고 한 방울 피도 남긴 없이 쏟아낸 채 죽은 아리따운 발레리나.

더구나 어떤 저항도 없이 채찍을 맞으면서 춤을 추었다는 사건 설정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입술이 꿰매인 채 굶어 죽은 남자의 죽음은 또 어떠한가.

이 끔찍한 두 살인 사건 현장에는 사건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카프카의 책이 놓여져 있었으니 '카프카 살인사건'이라 할만 하다.

결국 피해자들과 깊은 관련이 있으면서 카프카의 초본을 손에 넣어 세상에 발표한 교수가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 감옥에 있던 그는 이 모든 사건이 자신의 부도덕함으로 발생했다는 걸 알고 자살하게 된다.

카프카를 '광기어린 사이코패스와 같다'고 말하던 그가 자신의 아들을 그러한 존재로 만들었으니 어느 자리에서 자신의 논리를 펼칠 수 있겠는가.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슬픔을 방관한 아버지의 비극적인 최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전을 가로채다. 

 

사실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항상 신경 써서 읽는 편이다.

어떤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형사와도 같이 문장 하나하나 인물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발견한 문장 하나.

그것으로 범인을 일찌감치 점찍고 말았는데 결국은 내 예상이 적중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지 않아서인지 카프카의 작품에서 발견된 단서 하나가 범인을 찾는 데 한 몫을 한 것이다.

그래도 카프카의 초본이라는 두 작품과 카프카에 대한 재해석은 이 소설의 매력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인물들의 시점으로 바꾸어 가며 긴박한 상황을 노출시키는 것도 독자의 시선을 끝까지 잡아두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고, 부모와 자식의 문제를 어느 한 인물에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에 걸쳐 연결시켜 놓은 것은 생각의 깊이를 더해 준다.

 

 

생각 더하기

가족이란 이름으로 지켜야 할 것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사랑으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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