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 초밥장인 안효주의 요리와 인생이야기
안효주.이무용 지음 / 전나무숲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안효주라는 초밥왕의 인생과 일에 대한 열정에 푹 빠지다 보니 책을 중간에 놓을 수 없었다. 책의 곳곳에 있는 먹음직한 초밥 사진이 깊은 밤 나의 주린 배를 자극하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나를 잠들지 못하게 했던 이유는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는 그것을 정직이라고 했다. 좋은 재료와 최상의 서비스를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 이것이 그를 여기까지 있게 한 원동력이다.

 

이 책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전나무숲.2008> 은 초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한 요리사의 세상과 일에 대한 이야기다.

 

“제대로 된 초발 한 알을 온전하게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 십 년의 경험과 노력, 그리고 일일이 최상의 재료를 선택하고 손질하는 기나긴 과정이 필요하다. 요리사의 길은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인내심을 요구한다. 초밥 한 알에 담겨있는 마음과 인생, 나는 한 알 한 알에 내 모든 것을 건 다.”(서문) 이렇듯 그의 인생은 열정을 가진 인내의 역사이자, 철저한 자기 관리의 결과물로 현재의 위치에 서 있게 되었다.

 

책은 총 5장으로 되어있는 데 각 장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요리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피력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맛으로 손님들의 혀를 놀라게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자 가치관이며 요리사로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진심을 담은 요리만이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생각으로, 정성과 관심으로 요리를 대하고 있다. 그래서 요리보다 마음을 먼저 준비한다고 한다.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먹음직한 초밥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2장에서는 광어 초밥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초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재료의 선정과 요리법 그리고 이것들의 결과물인 초밥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으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써내려간다.

3장은 초밥을 만들 때의 기본적인 마음가짐과 좋은 재료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마찬가지로 음식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이 음식의 재료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한다.

 

“요리 할 때도 기도를 할 때처럼 간절하고 경건한 마음이 필요하다. 손님의 한 끼 식사를 책임지는 일은 허튼 마음으로는 제대로 할 수가 없고 해서도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128p) 이러한 마음을 바탕에 두고 만드는 음식이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저자는 여기서 독자에게 생각할 시간들을 주고 있다.

 




4장은 초밥의 매너를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별로 자주 가지도 않는데 뭐 이런 것까지 시시콜콜 알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저자가 더 맛있는 초밥을 먹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알아두면 나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이 분명하다.

 

5장은 그의 살아온 발자취와 그때그때 깨달았던 것들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미치지 않고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고 하는데, 저자 역시 초밥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좋은 재료를 통해 정직하게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곧 손님에게 최상의 맛과 품질을 위해 아끼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음식을 대했다. 이것은 저자가 손님, 일 그리고 자기 인생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인생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게으를 수 없다.”와 “정직은 장기 투자다”라는 소제목이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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