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그를 선택했는가 - 삼성 출신 면접관들이 공개한 ‘뽑히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
이재혁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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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삼성에서 30년 이상, 누적 1만 명 이상의 지원자를 평가해온 면접관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 채용을 지원자의 시선이 아닌 면접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면접은 단순히 운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인생에도 그 의미를 확대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우선 이 책에서는 급변하는 현재의 취업 트렌드를 집어냅니다.

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인력을 도돌이표처럼 매년 모집하는 정기 공채 대신 수시 채용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게다가 신입보다는 실무 역량을 이미 갖춘 중고 신입, 또는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AI와 디지털 역량의 확산은 관련 기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군에서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조직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면 채용하지 않는 추세를 보입니다.

이런 트렌드는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어떤 준비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해답을 보여줍니다.

사측 입장에서 트렌드를 살펴봤으니, 나만의 기준으로 직장을 선택하는 요령 또한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고 내가 할 수 있는 직무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첫걸음입니다.

이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입니다.

이는 단순히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주로 활용하는 방법이 STAR 기법인데,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과제를 통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바로 STAR 기법입니다.

단순한 기술이나 일회성 경험이 아닌 다양한 상황에서 일관되게 발휘할 수 있는 내재된 능력을 의미하는 핵심 역량도 갖춰야 합니다.

기업은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을 뽑으려는 것이 아니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 진화하며 조직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찾으려고 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경험 속에서 역량이 어떻게 발휘되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로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삼성이 원하는 인재상으로 학습 민첩성, 데이터 기반 사고, 부서간 협업, 회복탄력성을 짚어주는데 이는 AI형 인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취업에 대한 트렌드와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를 거쳤다면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의례적인 과정인 신체검사를 제외하면 채용의 실질적 마지막 관문 임원 면접의 사례를 분석한 것은 취업 시장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취준생들은 실무 면접까지는 체계적으로 준비하지만 마지막 임원 면접은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면접관으로 참석하는 임원의 특성에 따라 분위기와 질문 수준은 물론이고 압박의 정도도 편차가 큰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일관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임원 면접의 주요 사례를 분석을 깔끔하게 해줍니다.

삼성은 자기주도적 인재에 대한 선호가 높고 동시에 높은 책임감을 주로 요구합니다.

특히 열정과 진정성은 무엇보다 베이스로 깔려있어야 하고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명확한 두괄식 답변을 해야 한다는 점 또한 힘트였습니다.

결국 삼성은 임원 면접 과정에서 스펙을 재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태도와 인성을 주로 보는 듯합니다.


이어서 LG, 현대차, SK, 신세계, 유한킴벌리와 더불어 외국계 기업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적과 자율성이 강조되는 외국계 기업 역시 삼성과 거의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정답이 없을 것 같던 임원 면접도 이렇게 들여다보니 역시 결국에는 태도와 진정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임원 면접은 단순한 채용 절차가 아니라 한 개인이 세상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순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임원들이 검증하고자 하는 자기주도성과 책임감은 무수히 많은 사상가들이나 철학자들이 언급했던 책임의 문제나 실존적 결단과 의미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수동적으로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주체적 인간인지를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AI 시대에는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채용 과정은 물론이고 우리 인생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도움을 받기 위해 선택하시겠지만, 굳이 취준생이 아니라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 자체와 채용 판단 기준에서 우리의 삶에 주는 메시지가 뚜렸했기 때문입니다.

취업 뿐 아니라 인생에서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해 자신을 증명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게다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부터 시작하여,

태도와 진정성을 바탕으로 자기주도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은 우리 삶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지점이었습니다.

더불어 부록에 실린 실전 100문 100답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훌륭한 취업 도우미인 동시에 인생 길잡이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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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범죄실록 - 조선을 뒤흔든 범죄, 수사, 재판 이야기
정명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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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과거 조선의 범죄라고 하면 왕이나 권력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로 다뤄지고 저 또한 그런 것만 주로 접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조선의 500년 역사 곳곳에 숨어 있던 수많은 범죄를 통해 진짜 조선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 조선의 범죄가 현재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며 흥미롭게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신기한 점은 과거 조선의 이야기와 범죄들이 결코 지금의 우리의 그것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라면 갈등이 있기 마련이고, 시대를 불문하고 당연한 나름의 욕망과 분노가 있으니 그로 인한 범죄 또한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리고 그 범죄를 파고들수록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에 한걸음 더 들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국 원나라 시대의 법의학자이자 관료인 왕여가 편찬한 세계 최초의 법의학 전문서인 무원록에 주석을 붙이고 내용을 추가해 완성된 것이 신주무원록입니다.

여기서 무원은 억울함이 없도록 한다는 뜻입니다.

신주무원록은 조선 법의학의 기본 지침서이기도 했습니다.

세종 때의 기록을 살펴보면 시신을 검시하고 보고할 때 무원록과 송나라 시대의 법의학서인 세원록 등을 인용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인을 밝히라고 지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시신의 사인 검증에 반드시 무원록의 검시 규례를 따르도록 법제화했고 서식을 통일시킴으로 검시하는 현장을 보지 못한 제3자도 문서만 보고도 사건의 전모와 사인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신주무원록의 강점은 구체성에 있었습니다.

사인의 종류에 따라 시신에 남는 흔적이 다르다는 것을 항목별로 정리했는데 이 내용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합니다.

검사 도구의 신뢰성까지 파악하고 검시에 공을 들였다는 점 또한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오늘날 법의학의 기본 원칙이라 할 수 있는 도구의 ㅍ준화, 용어의 명확화, 절차의 문서화는 이미 조선 때 이루어졌습니다.

살면서 가끔 뭔가 획기적이거나 최첨단 기술을 마주하게 되면 감탄과 경외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이 지점에서 저는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법의학적 기본 원칙들이 이미 수백 년 전 우리의 조선에서 이토록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니 어쩌면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인간은 죽음으로써 세상과 모든 소통을 단절 당하게 됩니다.

타살이나 불의에 의해 삶을 마감한 이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항변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의 신주무원록은 바로 그런 이들에게 법의학이라는 엄밀하고 체계적인 도구를 쥐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조선이 인간의 생명과 죽음을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겠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인을 과학적 규명하려는 이성적 차가움과 단 한 사람의 억울함도 남기지 않겠다는 도덕적 따뜻함을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선의 법의학 유산은 효율과 속도에 쫓겨 정작 인간의 존엄을 놓치기 쉬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남기는 메시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의 의금부는 왕명을 직접 받들어 움직이는 국왕 직속의 특별사법기관이었습니다.

보통 일반 백성들의 치안과 일반적인 범죄들은 지방의 포도청과 형조가 담당했고 의금부는 훨씬 묵직한 범죄들을 주로 다뤘습니다.

의금부가 다루는 사건은 크게 세 가지였는데, 역모와 강상죄 그리고 고위 관료나 왕족의 범죄입니다.

역모는 왕권과 국가 체제에 도전하는 모든 반란과 음모가 그 대상이었습니다.

강상죄는 조선이 중시한 삼강오륜을 어긴 패륜범죄를 말합니다.

게다가 고위 관료나 왕족의 범죄까지 다루다보니 한동안 우리에게 익숙했던 대검 중수부를 떠올리게 됩니다.

의금부의 역사와 체계에 대한 설명을 지나 의금부가 다룬 사건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남긴 기축옥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정여립 역모 사건으로도 알려진 이 일은 시작부터 끝까지 무리수와 억울함으로 가득했습니다.

진짜 역모인지 아니면 조작인지는 여전히 역사적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서인 세력이 정국을 뒤집기 위해 사건을 과장 및 날조했다는 시각의 근거로 정여립이 저항 한 번 하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과 수사 과정에서 수많은 무고한 인물들이 억지로 얽혀 들어간 점 등이 꼽힙니다.

이때 선조가 제대로 나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하곤 합니다.

더불어 이후 정여립의 연고지였던 전라도 지역은 반역의 고장이라는 낙인이 찍혀 한동안 인재 등용에서 큰 차별과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는 의금부가 권력의 도구로 어느 극단까지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권한과 권력이 독점적으로 집중되면 과연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기반으로 한 검찰 개혁이 이뤄지고 있는데 더 나아가 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까지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에 대한 낙인과 차별 또한 우리는 이미 역사적으로 경험해 왔습니다.

이런 국가적 화합을 해치는 행위들은 결코 사법 시스템 내에서는 앞으로 발생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책은 가볍게 조선의 흥미로운 비화나 잔혹한 범죄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조선에서 보여준 범죄와 사건 속에서 지금의 우리를 정확하게 마주볼 수 있었습니다.

국가라는 거대 체제나 비틀어진 사회적 구조 속에서도 인간과 진실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이 단순한 흥미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것이 확실합니다.



#조선범죄실록 #조선을뒤흔든범죄수사재판이야기 #정명섭 #교보문고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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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읽는 40가지 이야기 - 중동으로의 첫 발걸음
박현도 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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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우리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중동은 학창시절에도 비중있게 공부하지 않았던 곳입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후 우리 삶이 중동의 종교, 역사, 전쟁, 음식, 여행 등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동에 대한 편협한 시각과 단편적인 지식들만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루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중동에 대해 조금 더 깊이있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이 책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40이라는 숫자에 주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수메르 문명에서 인류의 수호신으로 모셨던 엔키의 상징에 숫자 40이 포함됩니다.

게다가 유일신 종교에서 숫자 40은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창세기에는 40일 밤낮동안 비가 내렸다는 내용이 있고, 노아가 홍수가 나서 방주를 만들어 떠돌다가 정확히 40일 동안 기다렸다가 까마귀를 내보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모세는 가나안 땅에 정탐꾼을 보낸 40일 동안 정탐했고, 히브리 민족은 약속의 땅 밖에서 40년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가 부활하고 승천하기까지 40일을 제자와 보냈고, 사순절은 부활절을 앞두고 40일 동안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지내는 절기입니다.

이슬람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처음으로 계시를 받았던 나이가 40이고, 시신을 매장하고 난 후 40일이 되는 날에 죽은 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합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중동의 역사와 문화를 총 40개의 주제로 이야기 합니다.

이렇게 딱딱 맞아 떨어지는 서사의 흐름 자체를 좋아하고 마음 편안해하는 저에게는 이 자체에서 희열이 느껴졌습니다.


우리에게 낯설어서 그렇지 전세계 인구의 25% 이상이 이슬람을 믿습니다.

이슬람을 믿는 이들을 무슬림이라 하고 이들이 가는 종교 시설은 모스크입니다.

원칙적으로 모든 무슬림은 하루에 다섯 번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 이때 메카를 바라보고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한편 여성 무슬림의 경우 대부분 머리를 가리는 히잡을 씁니다.

먹는 음식도 율법에 따라 가려 먹는데, 특히 돼지고기와 술은 절대 입에 댈 수 없습니다.

이런 이슬람의 규율들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어 결코 낯설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엄격한 규율을 보면 답답함과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거나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순간 이슬람은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 이슬람은 개인의 신앙을 넘어 사회와 공동체 전반을 아우르는 총체적 체계가 되어 버립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슬람의 시작과 확산 과정을 살펴보며 조금 더 그 세계를 이해하게 됩니다.

종교적 정체성과 그 뿌리가 깊지만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이후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었다고 평가되며, 이후의 통치자들은 자신들의 통치 정통성을 강화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하게 종교를 이용하였다는 걸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니 이슬람이라고 해서 결코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게 되며 이는 곧 이슬람과 중동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슬람을 하나의 종교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 종교가 만들어지고 퍼져 나간 역사와 사람들의 삶까지 함께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따라가다 보니 이슬람 세계가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처럼 전혀 다른 곳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권력과 만나고,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정당성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모습은 역사적으로 이미 여러 시대와 지역에서 보아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겐 낯선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모든 모습을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이상하거나 불편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은 분명해졌습니다.


중동을 이해하는 근본적인 시작점이 이슬람이었다면 그곳에 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 또한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중동의 걸프 산유국들은 에너지 자원으로 얻은 부와 권력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예술, 관광, 스포츠 등의 문화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레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는 그 핵심 국가들입니다.

특히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는 이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협정을 맺고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루브르 아부다비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구겐하임 아부다비 또한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문화 예술 산업에 대한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런 세계적 박물관과의 협업은 아부다비를 중동의 문화 수도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국가를 알리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고 국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바로 소프트 파워입니다.

소프트 파워는 단순히 문화적으로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호감, 매력을 통해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예를들어 방탄소년단이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좋아하는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여행까지 선택하고 결국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호감과 관심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소프트 파워의 긍정적인 영향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동의 경우에는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그동안 쌓아 온 안전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런 지점들은 여전히 중동의 소프트 파워의 가능성과 한계점을 모두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이었습니다.

전쟁과 갈등이라는 불안한 한계 속에서도 문화 허브를 꿈꾸는 중동 주요 도시와 국가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안전과 신뢰라는 것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지 또한 생각해보게 해주었습니다.

한편 앞으로는 한 국가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가치로 단순히 자원이나 군사력보다 소프트 파워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중동의 새로운 변화는 바로 그 사실을 생각하게 했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엄선하여 다루는 40개의 주제에 나름의 의미와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특히 석유의 시대에서 문화의 시대로 넘어가려는 중동의 움직임은 단순한 산업 전환이 아니라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국가도 사람처럼 과거의 모습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중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모습과 미래까지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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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과거 앞에 서성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 강태공으로 알아보는 천하를 낚는 삶의 태도 ㅣ 동양철학전집 고전보감 시리즈 2
강태공 지음 / PHILO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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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태공의 생애와 일화 속에서 현재의 선택과 미래를 향한 결단이 우리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낚시꾼을 비유할 때 자주 언급하는 강태공은 중국 주나라를 건국한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병법서인 육도의 저자로 알려진 정치가이자 군사 전략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서 깊이 알아본 강태공의 삶은, 대기만성의 본보기로 조급해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고 나아간 점은 유독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빠른 성공을 우선시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알려주는 지점도 있었습니다.

준비없기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묵직했습니다.


읽고 나서도 오래도록 제 마음 속에 머물렀던 몇 구절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버려야 할 인연은 과감하게 끊어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인연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것은 바로 결핍 때문입니다.

내 안에 무언가가 비어 있고 그 빈자리를 사람의 이름으로 메우고 싶은 것입니다.

외로움이라는 결핍, 인정받지 못한다는 결핍, 언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결핍, 그 결핍이 클수록 우리는 아무 인연이나 끌어안게 되는 것입니다.

끌어안고 있으면 그 결핍이 잠시 가려지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가려져 있는 동안 그 결핍은 오히려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강태공이 칠십 년을 빈손으로 살았다는 점은 우리에게 가짜 인연으로 그 결핍을 메우지 않아야 함을 시사합니다.

결핍을 채우는 대신, 결핍을 동력으로 바꾼 사람이 바로 강태공입니다.

끊어내야 할 인연과는 그냥 가만히 손을 놓으면 됩니다.

연락의 빈도를 줄이고 그 사람의 이름을 떠올리는 시간을 줄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생긴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려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비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한동안 견디다보면 무엇인가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했는지를 찾게 될 것입니다.

결핍의 공간을 비워 둘 줄 아는 단호함을 우리는 강태공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인정하는 그 하나의 빈자리가 내일 우리가 만날 진짜 사람의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넓히고 유지하는 것만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라 믿기도 합니다.

그러나 강태공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 정반대의 시각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끊어내야 할 인견과 손을 놓는 용기가 결국에는 우리의 삶의 존엄을 높여줄 것입니다.

지난 세월 속에서 다른 사람으로 어떻게든 채우려 애썼던 내 안의 빈자리가 어쩌면 부끄러운 빈 공간이 아니라, 나 자신과 직면해야 할 가치있는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태공이 버텨낸 세월이 결코 쉽거나 가볍지 않았겠지만 그 시간들이 누적되어 결국 진정한 자신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누군가 발을 동동 구르면 나도 까닭 없이 마음이 급해지고 누군가 한숨을 쉬면 내 가슴도 답답해지곤 합니다.

이런 불안, 조급증은 타인의 템포에 내 삶을 저당 잡히는 일과 같습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한걸음 떨어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호흡을 지키고 옆 사람의 불안을 차분하게 관찰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수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판단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내 호흡을 지킨다는 것은 결국 내 삶의 주인 자리를 지켜낸다는 뜻입니다.

그 자리를 한번 내주면 다시 찾아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철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자신의 호흡과 속도를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방법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그것은 내가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판단하며 어떤 속도로 살아갈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사회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는 자기 삶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서두른다고 해서 내가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모두가 불안해한다고 해서 나까지 불안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제 삶에도 고스란히 스며들게 해보고 싶습니다.


이처럼 강태공의 삶이 현재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스스로 선택하는 주체적인 삶의 태도, 그리고 기다림의 미학과 그 속에서 완벽한 준비.

이 책은 강태공의 가르침을 통해 제 자신을 조금 더 단단하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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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피 - 베로니카 곤살레스 라포르테 장편소설
베로니카 곤살레스 라포르테 지음, 최혜정 옮김 / 슬로우리드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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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학 박사 출신의 멕시코인으로 6년간의 한국 사회 관찰 끝에 완성해낸 소설입니다.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은밀한 우리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21세기형 섹슈얼리티 소설이라는 장르가 주는 흥미로움과 의미가 공존하는 책이라 흥미롭게 읽어 보았습니다.


주인공 지호는 타인과의 상처받는 관계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모든 욕망을 투사한 AI 리얼돌 ‘성미’를 연성해냅니다.

상처받지 않는 일방적인 통제, 나만을 바라보는 완벽하게 가공된 대상이 바로 성미입니다.

그가 성미라는 기계 안에 갇혀 들어갈수록, 우리에게는 기묘한 안타까움과 서늘함으로 느껴집니다.

거절당할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를 격리하고 진짜 사람이 아닌 기계로 구현된 환상에 매몰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비춰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이 소설이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첨단 기술이 가득한 리얼돌과 우리의 무속 신앙이 함께 소재로 쓰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위중한 아버지의 목숨을 둘러싸고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는 자를 지목하는 무당의 경고는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읽다보면 이 소설은 단순히 심리 스릴러를 넘어 한 편의 비극적인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읽혔습니다.


철학적으로 볼 때, 이 작품은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오랫동안 인간이 고민해 왔던 질문을 다시 한번 하게 만듭니다.

지호는 성미에게 '내 모든 영혼을 걸고 사랑해'라고 고백하지만, 성미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지호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되풀이하는 기계일 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관계와 소통, 더 나아가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 것입니다.

지호가 선택한 성미는 자신의 욕망이 반사된 거울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이는 사랑이 아니라 완벽하게 가공된 자아의 한 조각일지도 모릅니다.

통제할 수 있는 대상과의 관계는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사랑을 한다는 것은 거절과 상처의 가능성까지 감내해야 한다는 점 또한 깨닫게 됩니다.


제목인 박피는 성형외과적 시술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완벽함이라는 이름 아래 피부 위에 덧칠해온 껍데기들을 하나씩 벗겨내는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형 산업이 팽창하고, AI와 기계가 인간의 외로움까지 치유하게 해주는 날이 오겠지만,

과연 그것이 우리에게 박피처럼 진짜로 매끄러운 피부를 만들어 줄 것인가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특히 멕시코 출신 인류학자인 저자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서늘한 통찰과 함께 연민이 깔려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완벽한 겉모습을 요구받고, 그 과도한 압박 속에서 정작 타인과 온전히 연결되지 못한 채 고립되어 가는 우리의 단면이 이 책에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외부인의 눈으로 보았기에 더욱 명확히 드러나는 이 결핍의 풍경은 이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 더 깊은 울림과 메시지를 남겨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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