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안병현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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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공포와 재미가 함께 하는 13가지 유럽 도시기담과 함께 여름을 시원하고 즐겁게 보내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30년간 유럽 33개국을 발품 팔아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13가지 기담을 추려냈기에 흥미는 물론 의미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기묘하면서도 괴이한 현상, 사건 사고들이 주는 매력 속으로 푹 빠져 보았습니다.


이 책은 5개의 파트로 나눠 총 13가지 도시기담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포나 흥미 위주의 가십거리가 아닌 나름의 역사적 사실이 바탕이 된다는 점과 그 안에는 찾을 수 있는 우리들의 삶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글루미 선데이, 우는 소년, 애나벨, 엔필드 사건, 도플갱어, 루트비히 2세, 라스푸틴, 드라큘라처럼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도 있었고,

잭 더 리퍼, 골렘 같은 이야기는 저에게는 조금 생소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 책에서 기담들을 가벼운 초자연적 현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이야기는 저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언론과 대중의 호기심이 깔려 있습니다.

어떤 사건에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권력의 문제가 숨어 있기도 합니다.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인간은 그것을 그냥 모른 채 두기보다 이야기를 만들어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어쩌면 기담이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인간만의 설명 방식인지도 모릅니다.

그런점에서 이 책의 스토리텔링 자체가 훌륭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의 전개와 구성은 순식간에 이 책을 완독하게 만들었습니다.


도플갱어와 관련된 이야기는 철학적으로 조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도 남겨주었습니다.

나 자신과 똑같은 형상이 내 눈앞에 나타나고, 그것이 죽음의 징조가 된다는 설정이 바로 도플갱어입니다.

보통 우리는 철학의 출발점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도플갱어의 존재는 그 확고한 나라는 주체가 과연 단일하고 완전한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주체와 객체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자아 정체성의 붕괴를 몰고 오게 됩니다.

결국 도플갱어가 가져오는 죽음은 육체적 소멸이기 전에 나의 고유함과 유일성이 파괴되는 자아의 파괴일지도 모릅니다.

정신적 소멸일지도 모릅니다.

괴테처럼 도플갱어를 목격하고도 삶을 이어나간 이들의 존재 역시 흥미롭습니다.

괴테에게 환영은 죽음의 선고가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 억압되어 있던 자기 자신과의 도발적인 재회였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평소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규범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도플갱어는 어쩌면 그 가면 뒤에 숨겨둔 억압된 욕망,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림자가 현상화된 모습일 것입니다.

그림자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공포로 받아들이고 굴복하면 실존의 붕괴를 맞이하지만 괴테처럼 자신의 일부로 받아 들인다면 삶의 또 다른 차원의 문을 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편 링컨이 자신의 관 속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이야기도 예언의 기담으로만 읽히지 않았습니다.

본디 인간은 미래를 알고 싶어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은 동시에 미래를 두려워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상상하고 그 상상 속에서 불안해 합니다.

때로는 꿈과 우연한 사건을 연결하여 미래의 징조라고 믿기도 합니다.

결국 예언에 대한 인간의 집착은 미래를 통제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괴담과  역사를 서로 다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역사는 사실이고 괴담은 허구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둘 사이의 경계가 생각보다 모호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역사적 사건도 시간이 흐르면서 전설이 되고, 전설도 수많은 사람의 믿음 속에서 하나의 역사적 기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왜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설명하려고 드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이어지고 그것은 곧 기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여 이런 기담들을 찾아내고 서사 속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저자들의 노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지점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기담들의 사실 여부가 아닌, 그런 기담을 만들어 낸 우리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기억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생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상에서가장재미있는도시기담세계사 #가타노마사루 #스가이노리코 #안병현 #서수지 #사람과나무사이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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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읽는 관전의 기술
김양희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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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아는만큼 보이기 마련이고, 알면 알수록 그 깊이와 재미가 더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인 야구 또한 당연히 그럴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봤고 충분히 즐기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끔 복잡한 야구 룰을 접할 때면 정말 어려운 것이 야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 더 깊이있게 야구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단순히 야구 규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흐름을 제대로 읽어 내게 해서 야구의 진짜 매력을 발견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야구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정말 복잡한 야구 규칙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하지만 조금 야구를 아는 분들은 그런 규칙 대부분을 모르면서도 충분히 즐깁니다.

그러다 또 조금 더 깊이 야구에 빠져들어 기록지를 살펴볼 수준까지 이르면 또 하나의 장벽이 가로막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저자는 야구는 결코 어려운 스포츠가 아니고 '왜'라는 질문만 던지면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수 교대 시점에 생각할 틈을 주기 때문에 천천히 경기를 복기하기에도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야구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조금 더 깊이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는 자신이 그동안 모은 야구의 이유를 이 책에서 꺼내 놓습니다.

평생 야구를 한 선수들도 야구를 모른다고 하는데, 단순히 즐기는 일반인인 우리들이 어찌 야구의 전부를 이해하겠습니까.

하지만 우리가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만큼, 딱 그 수준만큼이라도 이 책의 도움을 받아 공부하고 더 즐길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할 것입니다.


많은 스포츠 중계를 보다보면 흐름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은 언뜻 납득이 되면서도 알쏭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야구는 타자와 타자 사이는 물론이고 중간중간 공수 교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결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흐름이라는게 쉽게 끊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호수비를 한 선수가 다음 타석에서 멋진 안타나 홈런을 때리는 걸 보면 역시 흐름의 스포츠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를 단순히 머리로만 정리하지 않고 최근의 연구 결과를 제시합니다.

야구의 흐름이 그저 운이 아니라 선수의 몸과 심리, 그리고 경기 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과학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호수비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고, 강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근육은 최적의 긴장 상태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후 타석에서 몸 전체의 집중 상태가 높아지게 되고 이는 투수의 공이 더 잘 보이고 반응 속도도 빨라지게 합니다.

이를 운동과학에서는 어포던스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평생 단순히 심리적이거나 운으로만 생각해왔던 지점을 이렇게 과학적으로 밝혀주니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야구를 보면서 별 생각없이, 또는 그냥 가볍게 이해하고 넘어갔던 지점들을 명확하게 짚어주는 지점들이 많아 좋았습니다.


야구에서 초구는 항상 흥미로운 논쟁거리입니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하라는 명언도 있고, 초구를 즐겨치는 타자를 배드 볼 히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또한 그냥 선수들의 심리나 성향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저자는 의미있는 지점들을 발견해서 알려줍니다.

특히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반드시 초구를 공략해야 하는 순간들은 정리해주는 것은 의미 있었습니다.

제구가 좋은 투수의 첫 공은 좋은 타깃입니다.

에이스급 투수들은 카운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초구 속구 비중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앞 타자가 사사구로 출루한 직후도 적기입니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투수는 연속 볼넷에 대한 공포로 일단 스트라이크를 넣자라는 강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실투가 들어올 확률도 높기 때문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특히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를 상대할 때는 카운트가 몰리면 그가 가진 결정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정직하게 들어올 가능성이 그나마 높은 초구를 쳐야 합니다.

3루에 주자가 있는 경우에도 투수는 폭투로 인한 실점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낙차 큰 변화구는 꺼리게 됩니다.

이때도 초구는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초구를 참아야 하는 경우도 저자는 설명해 줍니다.

이런 내용을 보고 있으니 선수들은 물론이고 지도자들이 이 모든 것을 간파하여 경기에 임하고 전술을 짠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복잡하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 바로 야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 책이 참 오묘하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내 주었습니다.


야구, 특히 투수는 신체 능력을 극대화하여 공을 던집니다.

그러다보니 투수들의 팔꿈치와 어깨는 항상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팔꿈치 수술인 토미 존 수술은 척골 측부인대 재건술입니다.

이 수술이 갈수록 보편화되고 정교한 재활 프로그램도 있다보니, 이 수술 이후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선수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어깨 수술은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어깨는 여러 조직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보니 같은 어깨 수술이라고 해도 재활 방식과 결과는 선수마다 판이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팔꿈치 수술에 비해 어깨 수술 이후 성공적인 복귀를 이뤄내는 선수들은 현저히 적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프라이어와 산타나 역시 어깨 수술 이후 이전의 압도적 구위를 되찾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은 예전처럼 무리하게 투수들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하지 않습니다.

투구수 관리와 연투 후 휴식, 효율적인 리커버리는 선수가 오래도록 야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그 선수를 오래 볼 수 있게끔 해주는 장치입니다.

물론 이런 점은 야구의 낭만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과거 최동원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10일 동안 5경기에 출전해 40이닝을 소화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최동원 선수는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우리는 이것을 최동원 선수의 투혼으로 포장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혹사한 최동원 선수는 선수 생활 기간이 안타깝게도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히 야구 규칙이나 심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재미있게 야구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과거 야구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쏙쏙 뽑아서 들려줘서 좋았습니다.

수많은 야구 팬들이 이 책을 통해 더 깊이있게 야구를 이해하고 더 재미있게 야구를 볼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야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야구와 함께하는 즐거움, 야구의 매력에 빠지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야구를읽는관전의기술 #김양희 #메이트북스 #야구관전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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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인생 수업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31
헤르만 헤세 지음, 강현규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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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사랑받는 작가이지만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유난히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헤르만 헤세.

헤세는 단순히 소설만 쓴 것이 아니라 에세이와 시는 물론이고 수채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각 장르마다 나름의 특성은 있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어떻게 나답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런 그의 작품 속 울림을 주는 지점을 짚어내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그 물음에 대답해보기 위해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나름의 구성 흐름이 있습니다.

헤세가 평생 탐구했던 삶의 순서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우선 자연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발견하며 인간 존재의 모순을 이해하게 합니다.

이어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법을 살펴보고, 고통과 죽음을 통과하며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합니다.

그 다음에는 예술과 정신이 인간을 어떻게 구원하는지를 이야기하고,

마지막에는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를 정리합니다.

시대와 세월을 관통하는 가장 근원적인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이 책과 함께 접해본다면 우리 자신을 조용히 다시금 들여다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영원할 뿐이다. 죽은도 탄생도 없는,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영원한 흐름만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나는 강물을 통해 배운다. 시간의 단절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는 비로소 모든 순간이 하나로 이어진 영원을 마주한다,>

이 구절은 싯다르타의 후반부, 주인공 싯다르타가 세속의 번뇌와 절망을 뒤로하고 뱃사공 바수데바를 만나 강가에 머물 때 나온 문구로 판단됩니다.

여기서 싯다르타는 태어나고 죽는 생사조차도 관념이 만들어낸 시간적 환상일 뿐이며 존재하는 것은 오직 영원한 지금 이 순간들의 흘러가는 것일 뿐이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늘 지나간 과거에 대해서는 후회를,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한 걱정을 하곤 합니다.

삶이라는 것이 늘 어디론가 흘러가지만 결국에는 사라져버리는 순간들이기도 합니다.

헤세는 싯다르타의 입을 빌려 그 흐름의 절정인 강물 한가운데서 역설적으로 시간의 부재와 영원을 꺼내 놓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느끼는 불안은 언젠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강을 스승으로 삼은 싯다르타의 통찰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우리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눠서 이해하지만 철학적으로 짚어보면 과거는 기억 속에 존재하는 현재이고, 미래는 기대 속에 존재하는 현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정으로 실존하는 것은 오직 이 순간, 지금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나간 과거의 슬픔에 매달릴 필요가 없고, 오지 않은 미래의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숨 쉬고 있는 이 순간 자체가 이미 완성된 영원이기 때문입니다.


<방랑의 길 위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미성숙한 존재인지 매일 깨닫는다. 고통이 없는 길은 없으며, 상처 없는 발바닥은 어디에도 없다. 평온하기만 한 삶은 멈춰버린 시계와 같다. 그러나 나는 고통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 내 안의 고통은 내가 여전히 살아 있으며, 세상을 향해 온몸으로 부딪히고 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헤세는 나무의 상처와 나이테에는 그 나무가 살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하였습니다.

폭풍을 맞았다는 사실은 나무의 흠이 아니라 그 나무가 살아냈다는 증거가 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우리의 삶에 가져와 대입해 보면 깨달음의 지점이 생기게 됩니다.

지나간 실패나 상처들은 결코 지워야 할 흔적이 아닙니다.

내가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생긴 나무의 나이테와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고통을 무조건 불행이라고만 말하면 안될 것입니다.

물론 고통 자체가 아름다운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가끔 너무 아픈 순간에는 아무런 삶의 의미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또 시간은 흐르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 생각해보면 그때의 상처가 나를 조금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놓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편 성숙한다는 것은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의미로도 받아 들여집니다.

헤세의 말처럼 평온하기만 한 삶은 정말 살아 있는 삶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어 봐야 할 것입니다.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멈춰 있다는 것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길을 걸을 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깨끗하게 걸었느냐가 아니라, 더러워지고 상처 난 발로도 한 걸음씩 꾸준히, 그리고 끝까지 걸었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헤세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헤세의 의미있는 구절들 속에서 다시 한번 그를 떠올리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천천히 돌아보고 깊은 생각의 시간으로 빠져들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빠르게 눈으로 읽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읽는 것보다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의 삶에 헤세의 사상과 철학이 의미있는 지점으로 남겨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헤르만헤세의인생수업 #메이트북스클래식 #헤르만헤세 #강현규 #이선미 #메이트북스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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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없음 - 인재는 어디서 일하려 하는가
오용석 지음 / 경이로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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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조직문화의 핵심 주제들을 구체적인 사례에 기반해 현장의 언어로 들려주기 때문에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인재들이 떠나는 진짜 이유와 리텐션의 본질은 물론이,고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과 함께 그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예전에 배웠던 조직과 인적자원관리, 조직문화, 조직행동론에 대해 먼저 스스로 정리해보고 이 책을 읽었습니다.

여기 언급한 것들은 조직이 곧 사람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조직행동론에서는 조직 내 인간의 행동과 동기를 분석하고, 조직문화에서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 암묵적인 규칙들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인적관리자원은 제도와 시스템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조직행동론을 기반으로 조직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형성한 뒤,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 강화 시키기 위해서는 인적관리자원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건강한 조직문화와 심리적 안정감이 없는 조직, 합리적인 인적관리자원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조직에서는 결코 좋은 인재들이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 책 또한 탁월한 인재를 확보하고 우수한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한 리텐션의 핵심으로 조직문화에 집중합니다.

요즘과 같은 지식 기반 사회에서의 인재의 유입과 리텐션은 조직의 핵심 경쟁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한 어떤 분의 추천사처럼, 인재가 없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인재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성장하고 머물 수 있는 조직문화가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뛰어난 사람을 찾는 것보다 평범한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좋은 인재를 붙잡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결국 조직문화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조직문화 자체를 살짝 두리뭉실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런 모호함을 확신으로 바꿔주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줍니다.

그리고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 조직문화를 어떻게 시작하고 변화시킬지 고민하는 지점에서 도움을 줍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조직의 리더나 경영자, 인적관리 담당자에게 보다 유익할 것입니다.

한편 그런 위치에 있지 않더라도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한 번이라도 왜 이렇게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어본 이들이라면 자신이 일하는 곳을 바라보는 시각의 스펙트럼을 넓혀보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볼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경영학이나 인적자원관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신 분들은 인재 유출의 가장 큰 요인으로 금전적 만족, 연봉을 생각하게 쉽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와 자료에서 연봉은 이직의 긴급한 이유로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은 자신이 내년에 받게 될 연봉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고 그것을 이미 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조직의 결핍과 성장의 정체는 즉각적인 이직의 이유가 됩니다.

더불어 단순히 근속률이 높다고 해서 안정의 증거는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근속의 이유는 만족과 성장이 아니라 관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대안이 부족한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사회에서는 누구나 떠날 준비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능력있는 인재들은 결코 한 조직에 머물고 안주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자신의 시장 가치를 스스로 검증하려는 기본 마인드가 장착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재 관리의 핵심으로 저자는 누구와 함께 일하는 것인가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동료 외에도 중요한 것으로 성과 중심의 합당한 대우, 성공 가능성을 최고 수준으로 다각화, 일과 삶의 균형, 조직 안에서의 개인 네트워크 확장 등을 꼽습니다.


책의 후반에 다뤄지는 하이브리드 워크와 스케일업 단계별 전략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대기업의 정교한 인사 틀을 작은 조직에 맞게 축소하는 지혜나 사내 행사를 단순히 노는 자리가 아닌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드러운 스펀지로 활용하라는 조언은 저자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얻어낸 갚진 결과일 것입니다.

저자는 조직문화를 사람을 위한 좋은 일이라는 감성적인 차원으로만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결국 좋은 조직문화는 사람을 존중하는 동시에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의 만족과 조직의 성장은 결코 양극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조직 구성원인 사람이 행복해야 조직이 성공한다는 단순한 이야기도 아니고, 성과를 위해 사람을 희생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논리를 설명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직과 조직 구성원이 서로를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는 지점을 짚어주는 것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경영서나 조직문화, 인적자원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섭니다.

일하는 인간의 본질을 깊이 고민하게 만들고, 다른 이들과 어떻게 협력하며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조직의 변화를 꿈꾸는 리더는 물론, 매일 아침 출근길에서 출근의 이유를 묻곤 하는 이 땅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의미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인재없음 #인재는어디서일하려하는가 #오용석 #경이로움 #북유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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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 3 : 흐름의 법칙 ㅣ 더 골 (40주년 기념판) 3
에프랏 골드랫-아쉬라그 지음, 이정숙.이주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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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경영의 바이블로 불리며,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에게 극찬을 받은 더 골 시리즈라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멀티태스킹의 함정을 들여다보고 속도의 함정에서 벗어나 흐름을 장악할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바라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이번 3편 이전의 1편과 2편은 아버지인 엘리 골드렛이 집필한 책입니다.

그리고 이번 3편은 그의 아들인 에프랏 골드렛 아쉬라그가 집필하였습니다.

저자는 아버지가 그토록 쓰고 싶어하셨지만 끝내 쓰지 못한 흐름의 법칙에 대한 책을 이번에 쓴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우선 1편에서는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약이론이 다뤄졌고, 2편에서는 복잡한 경영 리스크를 수익으로 전환한 사고 프로세스가 다뤄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3편에서는 지식 노동과 멀티 프로젝트 업무 환경에서 가장 치명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합니다.

오늘날 수많은 회사가 실패하는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동시에 너무 많은 일을 떠안는 멀티태스킹의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동시에 진행하는 업무가 늘어날수록 업무 간 전환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모든 프로젝트가 동시에 지연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회사의 성과는 개인이 얼마나 바쁘게 일하느냐가 아니라, 업무가 얼마나 막힘없이 흘러가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특히 지식 노동, 멀티 프로젝트 업무 환경의 핵심이 바로 흐름 효율성입니다.

직원들의 일정이 업무로 꽉 차는 순간 예상치 못한 병목이나 부재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버퍼가 사라져 모든 프로젝트가 도미노처럼 지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제조업에서는 이런 현상이 산더미처럼 쌓인 부품이나 완제품으로 가시화되지만, 지식 노동에서는 업무의 정체가 메일함이나 컴퓨터 모니터, 담당자의 머릿속에 숨어 보이지 않습니다.

수많은 최신 경영 기법을 도입하고도 지속적으로 마감 지연과 성과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면 해결책은 하나입니다.

업무가 단숨에 끝까지 흘러가 수익을 창출하는 흐름의 법칙을 도입해야 합니다.

이 이론을 도입하지 않은 곳에는 결코 밝은 미래란 있을 수 없다고 저자는 단언합니다.


이처럼 이 책은 모두가 숨 가쁘게 움직이지만 아무것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현상을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시간은 단순한 경영 이론서를 읽는 시간이라기 보다 삶과 노동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식 노동 현장의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습니다.

일상에서 멀티태스킹은 결코 효율을 높이는 활동이 아닌 에너지의 낭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단순히 바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곧 효율성이나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착각 속에 그동안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일상과 마음의 공간 역시 여백없이 너무 많은 것을 채워 넣으려고 하면 결국 중요한 가치들은 들어갈 자리를 찾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흐름을 막아서는 여백 없는 삶은 우리의 인생 자체를 지치게 만들 것입니다.

한편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뒤 비로소 물꼬를 터주는 풀 키트의 내용은 일의 효율성을 넘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삶의 지혜로 다가왔습니다.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마인드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은 결국 중간에 막히고 재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무작정 뛰어 들고 시작하려는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흐름을 유지한 채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필요한 과업을 과감히 버리는 트리아지의 결단력은 제한된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의 내용은 경영을 넘어 우리의 삶 자체에 대한 철학적 통찰까지 안겨주는 가치가 있었습니다.


결국 좋은 조직은 모든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 필요한 일이 필요한 순간에 막힘없이 움직이는 조직일 것입니다.

개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과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같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자원 효율성에 집착해 모든 자원을 100% 가동하고 최대의 효율과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과 욕심이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비단 조직이나 기업에만 해당되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무작정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체크하고, 중요한 곳에 흐름이 만들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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