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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종 실패기 - 죽을 운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은 지독한 인간들의 생존 세계사
유진 지음 / 빅피시 / 2026년 4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지구의 삶이 보잘 것 없는 수준이고,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인류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너무나 보잘 것 없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100년의 세월도 채 살아내지 못하는 한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인류가 이렇게 생존해 온 것은 대단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인류만큼 지구에서 오래 버텨온 생명체도 많지 않기에 우리 인류가 직면했던 멸종의 위기 순간들을 과연 어떻게 견뎌내 왔는지,
이 책과 함께 그 생존의 세계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 기대를 갖고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인류 생존사에 대한 멋진 영웅 서사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류가 멸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지극히 우연에 의한 것인 적도 있고, 한 개인의 발명 덕분 때문이었던 적도 있고, 어느 지점에서는 누군가의 희생에 의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영웅담보다는 평범한 인간적인 이야기에 가깝고 멋진 성공 스토리보다는 실패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우리 옆의 친근한 누군가의 이야기 같기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과거 유럽에서 향수가 발전한 계기가 악취를 가리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조차 목욕을 거의 하지 않은 왕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니 그 당시의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향수로 체취를 덮는 문화는 프랑스 궁정에서 시작하여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겉옷의 경우에는 세탁이 어려운 점도 고려하여 1년에 한 번 정도 세탁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악취가 책을 뚫고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던 19세기 중반 런던에서는 대악취 사건이 발생합니다.
템스강이 오염되면서 도시 전체가 악취에 뒤덮였는데 이는 인구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하수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조지프 바잘게트가 새로운 하수 시스템을 설계했고 이는 헌던의 위생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습니다.
이는 현재의 도시 하수 구조의 핵심 기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현재에도 상하수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채 위생의 위험 자체에 내몰린 인구가 상당합니다.
상하수도 시스템만 잘 갖춰져 기본적인 위생만 보장되어도 인류의 평균 수명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기에 19세기 중반 하수 시스템의 개발은 그저 빛처럼 느껴집니다.

현재 과학적 지식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과거에는 부지기수였습니다.
납과 수은은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유럽 왕실이나 귀족 사회에서 외모를 가꾸기 위해 사용한 납과 수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수은은 신경계를 자극하고 납은 피부 손상을 유발한다는 것을 지금은 상식처럼 알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이에 대한 의학적 지식 수준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독성 물질인 비소를 사용한 19세기의 로션 광고가 이 책에 이미지로 포함되어 있는데 그냥 헛웃음이 나올 정도입니다.
장기적으로 독성 물질에 노출된 이들의 건강이 어땠을지는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위해 신체를 희생하는 관습은 유럽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이를 단순히 과학, 의학적 지식의 부족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지는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게 됩니다.
혹시 그들이 그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런 신체적 위험을 감수하고 그것을 선택했을까요?
결코 상상해보지 못했던 지점을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생각해보게 함으로써 우리 인간의 무지와 선택의 역사를 되돌아 보게 합니다.

중세 이후 튜터 시대에는 튜더식 주택과 굴뚝에 의한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좁은 골목과 서로 맞닿은 지붕을 통해 화재는 순식간에 퍼저나갔는데 이는 영국 전통 주택 자체의 재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국 전통 주택의 일반적인 구조는 하나의 공간에 모든 가족과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단순한 구조였고 그 가운데에 화덕을 겸한 난로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굴뚝을 세우는 기술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했기에 화재에 취약했던 것입니다.
당시 굴뚝은 불완전한 설계와 그 속에 축적된 찌꺼기로 인해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됩니다.
화재 뿐 아니라 기본적인 위생 문제와 각종 전염병은 서민들에게 위협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깨끗한 물과 공기, 항생제와 백신, 언제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병원 시스템을 통해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갈 필요가 없는 세상을 선물받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역사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통해 만들어지고 발전되어 왔음을 강조합니다.
그렇기에 그런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를 잊지 않고 오늘의 삶에 감사한 마음으로 가지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야 의미라고 저자는 역설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로운 과거의 인류의 생존기를 들여다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에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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