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탕 웅진 모두의 그림책 71
권정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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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불안한 엄마와 시간에 쫒기는 아이. 둘 모두에게 이완의 시간이 필요한 오늘.

시계탕에 들어가 몸을 푹 담그고 나사 몇 개를 풀어 보면 어떨까요.

-작가의 기획 의도 중에서.



아이와 하루를 함께 지내다 보면 잔소리도 많아지고, 요구할 것도 많아집니다.

특히 하루의 시작인 아침에는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바쁘게 움직이는 엄마만 시계를 보며 서두르게 됩니다.

그림책 『시계탕』의 표지에는 시계와 주인공 아이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주변에는 마치 암모나이트처럼 생긴 것들도 보이죠.
시계와 주인공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엄마의 입이 시곗바늘처럼 느껴집니다.
엄마의 말은 잔소리로만 들리고, 아이는 엄마의 말소리가 멈추길 바라며 기도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 바람이 이루어지고 말죠.

그날 아침, 엄마는 시계로 변해버립니다.
시계가 된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지각을 했지만, 더는 잔소리도, 재촉도 없습니다.

그림 속에는 느릿느릿 기어가는 달팽이도 보입니다.
모든 게 느려지고, 조용해집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엄마는 여전히 시계 모습으로 완전히 멈춰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구조 요청도 장난처럼 보일 뿐,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아이와 함께 시계병원을 찾아가 보지만, 시계병원은 휴가 중이었고, 주인은 "시계탕으로 가보라"고 말합니다.

아이와 시계가 된 엄마는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시계탕을 찾아 나섭니다.

숲을 지나고, 동굴을 지나고, 낯선 길을 따라가다 시계탕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시계탕은 많은 시계들로 가득 차 붐비고 있었고, 아이는 그곳에서 묵묵히 엄마를 기다려줍니다.

과연 아이는 다시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을 읽으며, 엄마인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을 재촉하며 살아가는 제 모습이 꼭 ‘시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나면 저도 멍하니 멈춰버린 시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재촉하지 않아도, 지적하지 않아도 스스로 천천히 자신의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기다려주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도 자라고, 엄마도 차분해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여유 있고 너그러운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초 단위로 서두르지 않고, 촌각을 다투는 엄마가 아니라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엄마가 되겠습니다.

엄마와 아이, 모두가 편안해지기 위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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