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상태의 인간이 안정적인 입장을 누린다는 것은국민국가의 법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조르조 아감벤






국경과 국경의 틈새, 국민국가와 국민국가의 틈새. 노맨스 랜드,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땅. 국민국가의 외부, 아니 어쩌면 그것은 ‘이 세상‘ 그 자체의 외부일지도 모른다. - P17

국경과 국경 사이의 연옥에 갇혀 있는 난민들을 위해 사막 한복판의 노맨스 랜드에 마련된 캠프 카라메,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은 아랍어로 ‘존엄‘을 의미한다. - P20

어쩌면 사막의 연옥이란 바로 국민적 영토에 뚫린, 아감벤이 말하는 ‘위상기하학적인 구멍‘이며, 팔레스타인을 사고한다는 것은 노 맨으로서 이 사막의 연옥으로부터 세상을 사고한다는 것이 아닐까.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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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들의 아침식사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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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식 블랙유머로 읽다가, 어찌할 수 없는 슬픔을 읽게 된다.

˝발전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상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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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십 년 전 이 망가진 행성에 태어났을 때처럼 내 머리를 텅 비우려 애쓰는 중인 것 같다.
이것이야말로 대부분의 백인 미국인과 백인 미국인을 흉내내는 비백인 미국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들이 내 머릿속에 집어넣은 것들은 어쨌거나 아귀가 잘 맞지 않고, 쓸모없거나 추할 때도 있으며, 서로 균형이 맞지 않고, 내 머리 밖의 실제 삶과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는 문화도 인간적 조화도 없다. 나는 문화 없이는 더이상 살아갈 수가 없다. - P-1

교사들은 인간이 이 대륙을 발견한 것은 바로 이때라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사실 1492년에는 이미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그 대륙에서 충만하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1492년은 해적들이 그들을 속이고 약탈하고 죽이기 시작한 해일 뿐이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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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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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가느다란 틈이나 그림자를 보는 방식까지도 놀랍도록 알고 있던 세계다. 감정이 불안정해질 정도로... 한꺼번에 끝까지는 할 수 없다고 느껴져 시간을 두고 조금씩 열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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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오웰이 세상을 떠난 뒤로 반세기도 넘게 지난 지금 그의 사적인 삶으로 통하는 하나의 문이 열리고, 그 문 안쪽에서 살아갔던 여자와 그곳에서 글을 썼던 남자가 전혀 다른 빛 아래 드러난 것만 같다. - P-1

하지만 오웰의 작품들은 내게 소중하다. 나는 그의 작품들을, 혹은 그를 어떤 식으로든 끌어내리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이야기로 인해 그가 ‘취소‘될 위험에 처할까봐 걱정스러웠다. 물론 아일린은 이미 가부장제에 의해 취소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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