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자체가 물로 되어 있다면, 낯선 물이 시작되는 지점을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일까? - P11

나는 이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늘 이 단어들을 무시하려고 애를 썼다. 지금까지도 나는 이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문장을 말할 수 없다. - P47

모어에서는 단어들이 사람과 꼭 붙어 있어서 도대체 언어에 대한 유희를 하는 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 모어에서는 생각이 단어에 너무 꼭 들러붙어 있어서 단어나 생각이나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닐 수가 없다. 외국어를 쓸때는 스테이플러 심 제거기 같은 것을 갖게 된다. 이 제거기는 서로 바짝 붙어 있는 것과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을 모두 떼어놓는다. - P48

가끔 나는 모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구역질이 났다. 그 사람들은 착착 준비해 척척 내뱉는 말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하거나 느끼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 P82

그녀에게 말을 걸지만, 말을 하다 그만둔다. 나는 그래, 그런 사람이야. 한가운데 끊긴 단어. 나 역시그렇지. 그렇다면 설령 버려진 고래 뇌를 찾아 헤맨다 해도 나에게는 여전히 삶의 목표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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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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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받아 두고 오늘 오후에야 우선 몇페이지를 읽어보았는데, 그 동안 읽은 작품과 또 다른 느낌으로 좋고, 또 가장 취향이라 성급하게도 도파민이 도는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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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앨리 스미스 계절 4부작 2
앨리 스미스 지음, 이예원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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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adenfre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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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부엌 식탁에 앉아 있는 지금 난데없는 마음의 통증이 온몸을 휘감듯이 훑기 시작한 것이었다. 몸이 악기가 되어 섬세한 음조의 현악곡으로 탈바꿈한 감정을 연주하기 시작한 듯 말이다. 몸의 온갖 부위를 저리도 많이 잃었는데, 자기를 구성하던 부분을 저렇게나 많이 잃은 이상 고통을 안 느끼는 게 더 이상하지. 내가 뭘 해 줄 수 있을까? 줄 수 있는 게 있을까? 가진 것 하나 없는 나라도?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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